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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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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문화축제가 시작되었는데 매화는 아직 10% 정도밖에 피지 않았더라구요. 매화가 활짝 피지 않아서 주최하는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였을 것 같습니다. 매화축제를 한 주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였지만 광양매화축제는 8일(토)부터 그대로 시작되었습니다.

청매화를 중심으로 피어나기 시작하는 매화는 금주를 지나 다음 주 중반에 만개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섬진강 도로변을 따라 제법 많은 매화가 피었고, 꽃이 화려한 홍매도 일찍 피어난 것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축제가 열리고 있는 ‘청매실농원’ 앞 강변에도 군데군데 매화가 피기 시작하였답니다.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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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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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토) 오전 8시, 산을 좋아하는 ‘풀꽃산행’팀 13명은 섬진강 매화 축제가 열리는 섬진강 매화마을 뒷산 쫓비봉(537m)으로 산행을 떠났습니다. 하동에서 섬진강을 따라 올라가다가 강 너머 광양의 높은 산이 보이잖아요? 그 산이 바로 광양 백운산까지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쫓비봉’과 ‘갈미봉’이랍니다.

호남정맥 종주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이 능선은 멀리 흐르는 섬진강의 유려함이 한눈에 들어오고, 매화가 피어나는 계절엔 곳곳에 피어나는 매화가 하얀 눈처럼 흩날리고, 벚꽃이 피는 계절엔 흐르는 섬진강 푸른 물과 하얀 벚꽃의 조화가 환상적이며, 진달래 피는 계절에 능선에 가득한 진달래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입니다.

곡성 기차마을을 지나 압록, 구례구역, 구례 연곡사, 화개장터, 남도대교를 지나 오전 10시 반, 광양 관동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을엔 몇 몇 관광버스에서 등산객들이 내려 산행을 준비하고 있었고, 광양 매화문화축제장으로 가는 차들도 연신 마을 앞을 지나갑니다.

관동마을에도 매화가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그 중에서 청매가 가장 일찍 피나 봅니다. 가지마저 푸른 청매는 하얀 꽃잎을 푸른 꽃받침이 감싸고 있어서 청아한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그래서 청매, 홍매, 백매 중에서 청매를 가장 사랑했던 선인들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관동마을에서 갈미봉(520m)으로 오르는 길은 계곡을 따라 배딩이재로 올라, 능선을 따라 갈미봉으로 오르는 길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하얀 매화를 따라가다가 갈미봉으로 직접 오르는 능선으로 접어들고 말았답니다. 갈미봉 능선으로 직접 솟구치는 길은 대단히 가팔라서 모두 땀을 흠뻑 흘렸습니다.

매화마을 뒷산인 쪽비봉에서 바라본 섬진강 물새
 매화마을 뒷산인 쪽비봉에서 바라본 섬진강 물새
ⓒ 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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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모래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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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물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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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길엔 굴참나무, 노각나무, 소나무 등 갖가지 나무들이 빼곡하게 들어 차 있어서 멀리 보이는 섬진강이 훤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진으로 찍을 수 없어서 너무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그래도 봄빛을 맞아 옥빛처럼 은은한 섬진강 물줄기가 아련합니다. 모래톱에서 보았던 물새 가마우치의 행렬도 멀리 능선에서 바라보니 점으로만 드러납니다.

12시, 갈미봉에 올랐습니다.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모두 허기진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 ‘갈비봉’에 올랐다고 외치니 모두 배꼽을 쥡니다. 너무 허기가 져서 헛것이 보인다고 놀려 댑니다. ‘갈미’가 ‘갈비’로 보였으니 당연히 폭소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앉아서 점심을 먹고 있습니다.

오후 1시, 갈미봉에서 능선을 따라 ‘쫓비봉’으로 떠났습니다. 산 이름이 아주 생소합니다. 산 이름의 유래에 대하여 알 수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갈미봉에서 쫓비봉으로 가는 길엔 흙이 가득합니다. 산행 중에 바위나 돌이 아닌 흙을 밟고 가는 산행은 발이 편하고 기분을 좋게 만듭니다.

능선에서 바라보이는 섬진강은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우리 국토의 아름다움이 이곳에 집약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의 물줄기는 지리산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돌고 돌아 그 아름다움을 더욱 더합니다. 이곳에도 운하를 놓는다고 직선으로 파버리면 어떨까 하는 두려움이 들기도 합니다.

그 유려한 물줄기 너머 지리산 줄기도 보입니다. 완전한 지리산 능선은 보이지 않지만 왕시루봉부터 반야봉, 벽소령까지 그 우람한 지리산 줄기가 아련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바람이라도 불어 맑은 하늘이었다면 더 가까이 보였을 것입니다.

능선의 잡목들에는 진달래나무가 많습니다. 거의 진달래밭을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진달래가 피는 계절에 반드시 찾고 싶은데 진달래 가지 꽃에는 아직 꽃눈만 매달려 있습니다. 4월 그 어느 날 진달래가 피기 시작하면 이 길이 또 환상적인 분홍의 꽃밭으로 변할 것입니다.

저 아래 매화마을에서는 매화문화축제가 한창입니다. 여러 개의 천막과 대형 풍선, 많은 차들과 음악, 농악 소리가 어우러져 떠들썩합니다. 아직 곳곳에 하얗게 피어난 매화는 아니지만 그들의 축제가 개화를 앞당길 정도로 열기가 가득합니다.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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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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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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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부터 16일까지 “그윽한 매화향기, 섬진강에 사랑 싣고…”라는 주제로 열리는 ‘광양매화문화축제’는 벌써 12회째가 된답니다. 축제는 단순한 꽃 축제를 뛰어넘어 매화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이 광양매화가 안고 있는 정신적, 문화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향토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였다고 합니다.

테마별 매화산책로 곳곳에 매화를 소재로 한 옛 성현들의 시를 전시하는 야외시화전이 열리고, 매화음식경연대회, 매화백일장, 매화사생대회, 선비들이 즐겼던 풍습인 구구소한도 그리기 등 매화와 관련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답니다.

오후 2시, 쫓비봉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 보이는 광양 백운산 줄기며, 하동 앞으로 흐르는 섬진강 줄기며, 하동다리 건너 송림까지 모두 눈에 들어옵니다. 하동 다리 근방에 또 하나 축제의 마당이 차려져 있습니다. 고로쇠 축제인 것 같습니다.

매화축제가 열리고 있는 섬진강 매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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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반, 쫓비봉에서 매화마을인 청매실농장으로 내려갔습니다. 청매실농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매화를 찾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고,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곳곳에 매화나무, 서향 등 꽃나무를 파는 사람도 있고, 매실로 만든 각종 상품들을 팔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매화에 대하여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몇몇 나무에서 피어나는 매화를 보며 감탄하는 사람, 그 앞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 그 특유의 항아리 앞에서 사직을 찍는 사람들, 모두 하나의 축제에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태그:#쫓비봉, #섬진강, #갈미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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