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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혼자서 산행을 하는데, 오늘(2월 24일)은 옆집의 이웃, 그 이웃의 시아주버니와 이렇게 셋이서 금정산을 올랐다. 산행 코스는 이웃의 시아주머니를 만나서 정하기로 했다. 만덕에 사신다는 이웃의 시아주버니를 33번 부산 시내버스 종점에서 만나 금정산을 올랐다. 산행로 초입부터 쭉쭉 뻗은 송림숲이 반겼다.
 
 
부산 구포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기암 절경, 동래 산성의 성벽을 따라 계속 가면 파리봉 까지는 그리 어려운 산행길이 아니다. 그러나 연로하신 이웃의 시아주버니에게는 힘든 듯 보였으나 짐짓 모른 척 산길을 재촉했다.
 
'파리봉'은 불교의 7보 중의 하나인 수정을 뜻하고, 산정의 바위는 기암괴석이 마치 수정 같이 생겨, 청아한 햇살을 받으면 그 바위가 영롱한 유리처럼 빛나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 옛날 천지 개벽시 산정에 파리 크기만큼만 물에 잠기지 않아, '파리봉'이라고 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정말 어디서 보아도 그 봉우리 모양은 다르게 보인다. 반짝반짝 수정처럼 빛나는 수정 바위, 그 빛이 불국정토의 혼과 기상처럼 살아 쉼 쉬고 있는 곳이다.
 
 
파리봉의 주변 경관은 정말 뛰어나다. 금정산은 부산의 명산. 이 금정산은 태백산의 동으로 뻗은 줄기가 끄트머리에 와서 다시 한번 기운차게 솟구쳤다 해서 금정산이다. 금(金)은 바위(화강암)을 이르고 정(井)은 물이다. 금정산은 너덜겅과 기암과 물이 많은 산이다.
 
 
곳곳에 왜적의 침입을 감지하기 위한 망루가 바위 속에 숨어 있었다. 제2망루, 제3망루, 제4망루, 제5 망루 등 금정산은 부산의 역사와 부산 시민의 삶의 현장이다. 바위들의 생김새들이 불두의 형상을 하고 있어, 바위에 굳이 부처의 형상을 새기지 않아도, 그 불타의 광휘가 뿜어 나온다. 그래서 천년 고찰 범어사에 딸린 암자 및 바위 이름 등 대개 불교와 관련된 이름을 붙이고 있다.
 
 
동래 산성의 '북문'은 금정산 8경에 속한다. 이곳의 광장에서 원효대사가 화엄경을 설파해, 화엄벌이라 이른다고 한다. 금정산성을 지키는 승병 양성을 위한 연병장 등을 통해서도, 금정산은 호국의 산, 민중의 산임을 알 수 있다. 금정산 동쪽에 있는 '원효봉'은 동녘·새벽·밝음·광명을 상징하고 산봉우리 명칭을 '으뜸의 새벽'이라 이르기도 한다.
 
 
하산은 이웃의 시아주버니께서 케이블카를 원해서 모처럼 탔다. 왕복은 6000원인데 편도는 3500원이었다. 해가 지기 시작하니 꽃샘추위가 심하게 느껴졌다. 서둘러 산을 내려가기 위해 케이블 카 타는 사람이 제법 있었다. 
 
점심을 간단한 김밥 몇 줄로 때워서인지 허기가 몰려왔다. 일행은 동래 파전과 막걸리를 금강공원 앞 음식점에서 먹었다. 파릇파릇한 미나리와 조갯살과 파를 넣어서 먹음직하게 구운 '동래 파전' 한 접시는 내가 거의 다 먹은 듯 한데 이웃의 시아주버니께서 언제 미리 계산을 하셨는지 너무 미안했다. 케이블카 탑승료까지 내 주셨는데 말이다. 다음 산행에는 점심 도시락을 내가 대신 정성껏 싸야겠다.

덧붙이는 글 | 지난 2월 24일 다녀왔습니다.


태그:#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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