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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웨이
 그린웨이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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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풀리면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다가오는 것이다. 자전거  타고 시원하게 달릴만한 곳 물색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그린웨이’를 <시흥시민뉴스> 김영주 기자를 통해 알게 됐다.

“그린웨이 와 보세요. 우리도 그곳에서 가끔 자전거를 타고 있어요.”
“요즘도 타세요? 우리가 누구죠? 자전거 동호회 인가요?”
“요즘은 추워서 쉬고 있어요. 날 풀리면 시작해야죠. ‘동글이’ 클럽이라고!”

3월5일 오전 10시20분 ‘그린웨이’ 초입에서 김영주 기자를 만났다. 궁금했던 터라 ‘동글이 클럽’에 대해서 물었다.

동글이 클럽 회장 <시흥 시민뉴스> 김영주 기자
 동글이 클럽 회장 <시흥 시민뉴스> 김영주 기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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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재미있네요. 동글동글한 사람들만 회원이 될 수 있나요?”
“회원들이 저처럼 동글동글 해요. 그래서 동글이 클럽이죠. 몸무게가 65kg이상 나가는 여성만 회원이 될 수 있어요. 회원가입 원하는 사람 그동안 몇 명 있었지만 몸무게가 미달이라 퇴짜 놓았어요. 65kg 만들어 오라고 얘기 했더니… 하하하.”

김영주 기자는 동글이 클럽 회장이다. 동글이 클럽은 지난 2007년 7월경 결성된 자전거 동호회로 현재 회원은 3명이다. 그린웨이 여행 중, 동글동글한 여성 셋이 나란히 자전거 타는 모습 보이면 '동글이 클럽'이라 생각하고 손 흔들어 주길 권한다.

동글이 클럽 가입하려면 몸무게 65kg 이상 되어야

안양 시내에서 출발한 지 1시간 만에 간신히 그린웨이 입구에 다다랐다. 자전거 타고 그린웨이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안양 시내에서 박달동 나들목을 지나 시흥시 ‘물왕 저수지’ 입구까지 가는 동안 온 신경은 씽씽 내달리는 자동차에  집중되어 있었다. 자전거 도로는 커녕 변변한 인도조차 없었기 때문. 어쩔 수없이 위험을 무릅쓰고 차도로 내달릴 수밖에 없었다.

물왕 저수지 입구부터는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었다. 자전거 도로가 이때처럼 반가웠던 적이 또 있었을까! 자동차들 위협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니 머리까지 상쾌했다. 물왕 저수지에서 약2km정도 들길을 따라  들어가니 ‘그린웨이’ 가 보인다.

그린웨이
 그린웨이
ⓒ 시흥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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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웨이는 자전거 길로는 특색이 있는 환상적인 길이었다. 시원한 들판 가운데 뚫린 길이 시선을 잡아끈다. 자전거 타고 달리지 않으면 서운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른쪽 편(북쪽)은 작은 개천이고 왼편(남쪽)은 논이다. 개천 둑과 논둑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아마도 대보름날 그랬을 것이다.

그을린 논둑 과 개천 둑을 보니 불현듯 어린 시절이 생각났다. 이곳과 비슷하게 넓은 들에서 한 겨울 내내 불놀이를 했었다. 얼음지치기를 하다가 물에 빠지면 논둑을 태우며 털신과 양말을 말리다 불에 태워먹기 일쑤였다.

“이 녀석 산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태워먹니? 또 불장난 할 거야?”

회초리를 들고 호통 치는 어머니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어머니는 모르는 척 눈감아 주신적도 있지만 때론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새로 산 지 며칠 안 된 털신을 태워 먹었을 때 주로 회초리를 들었다. 

갯골 생태공원
 갯골 생태공원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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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다 보니 관곡지(시흥 향토유적) 와 연꽃 테마파크가 보인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연꽃을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연꽃이 활짝 피는 계절에 다시 오리라 마음먹었다. 관곡지는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고즈넉함을 자아냈다. 가족들과 함께 이곳에서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그린웨이 끝은 갯골 생태공원이다. 생태공원 일부 구간은 자전거로 돌 수 있다. 갈대숲이  낭만적이다. 시흥갯골생태공원은 예전 소래염전 지역으로 1934~1936년에 조성되었다. 당시 이곳 소래염전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소금은 수인선과 경부선 열차로 부산항에 옮겨진 후, 일본으로 반출되었던 우리민족사의 아픔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그린웨이는 시흥시에서 2004년5월경 공사 시작해서 2005년 5월에 완공했고 소요된 예산은 10억원이다. 초입인 물왕저수지 부근에서 끝단인 갯골 생태 공원까지 거리는 7.5km다.

자전거 여행을 끝내고 안양으로 돌아오는 길은 역시 긴장의 연속 이었다. 씽씽 달리는 자동차 사이를 헤집으며 돌아왔다. 안양에서 그린웨이 갈 때 되도록 이면 자동차 이용할 것을 권한다.

안양에서 그린웨이 가는 길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다.
 안양에서 그린웨이 가는 길에는 자전거 도로가 없다.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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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안양뉴스(aynews.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그린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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