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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일 대구경북지역 공천심사를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이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4일 대구경북지역 공천심사를 앞두고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한 주성영 의원(대구 동갑)이 안상수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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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당의 지역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영남권 공천을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5일 대구·경북에 이어 6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공천 심사를 벌였지만, 공천 미확정지역 58곳에서 단 한 명의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무리했다.

공심위 간사를 맡은 정종복 사무부총장은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심사결과, 2배수에서 4배수로 압축된 곳도 있고, 그냥 보류된 지역도 있다. 단수 선정된 곳은 없고, 현역의원 탈락지역도 없다"고 짤막하게 브리핑한 뒤 걸음을 옮겼다.

부산 사하을의 경우 1차 심사에서 최거훈 당협위원장과 이영수 뉴라이트부산연합 상임대표로 2배수 압축됐다가 이날 심사에서 사하갑에서 탈락한 하형주  동아대 교수와 허범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새롭게 추가되는 등 4명이 혼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부산 진갑은 김청룡 부산시의원, 이경훈 전 부산 정무부시장, 허원제 전 SBS 이사 등 3명으로 압축됐고, 부산 북·강서갑은 정형근 의원과 박민식 변호사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북·강서을은 재선의 허태열 의원(친박)과 박상헌 뉴라이트재단 운영위원(친이), 해운대 기장갑은 서병수 의원(친박)과 이점인 동아대교수(친이)의 계파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김용갑 의원이 떠난 밀양·창녕의 경우 김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형진(친박)씨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조해진(친이)씨가 맞서는 가운데 건교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박성표씨까지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울산 울주는 열린우리당 출신의 강길부 의원과 이채익 전 남구청장, 경남 김해을은 김혜진 대한체육회 감사와 송은복 전 김해시장으로 후보군이 압축됐다.

결과적으로 영남권에서만 현역의원의 탈락 없이 60여 곳에서 여전히 2~4명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이날 현재 254개 지역구 중 106곳(43%)의 공천을 확정했지만, 유독 이 지역에서만 14.7%의 낮은 진도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인 만큼 최종후보자 선정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총선의 대항마인 민주당이 사법처리 전력자의 공천 배제와 관련해 모처럼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

한 당직자는 "민주당이 총선에서 기댈 곳은 호남뿐인데, 이 지역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과 측근들을 쳐내는 모습이 야당 성향 유권자들에게 다시 지지할 명분을 주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 "표절 시비 휘말린 전여옥 등 지켜보겠다"

"정치 철새나 부도덕한 인격자에게 공천을 주면 안 된다"는 인명진 윤리위원장의 고언이 날로 힘을 얻는 상황에서 지난 1월 거론됐던 비리 혐의자들의 공천 배제가 예정대로 관철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인 위원장은 5일에는 "표절 시비에 휘말린 전여옥 의원 등 국민적 관심사가 된 몇몇 인물들에 대해 공심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하는 등 '공천 부적격자들'과의 전선을 날로 넓혀가고 있다.

전 의원은 <일본은 없다>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오마이뉴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전 의원이 지인의 자료와 취재 내용, 아이디어, 초고 등을 무단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 판결 다음날 '이명박 지지' 기자회견을 한 그는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어쨌든 지난 대선에서 야당 지지층의 분열로 인해 '손쉽게' 정권을 획득할 수 있었던 한나라당이 심기일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분위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내심 "200석도 문제없다"고 자신하던 이들도 기자들에게 "과반수 확보라는 당 대표의 지상명령은 엄살이 아니다"고 설명하기 바쁘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야당 지지'의 견제론과 '여당 지지'의 안정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도 한나라당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영남권의 한나라당 공천 결과는 비영남지역의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변수라고 할 수 있다. 영남지역의 공천자는 타 지역에 비해 너무도 손쉽게 국회의원에 당선되겠지만, 국민들의 눈에 영남지역 공천자들의 면면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비칠 경우 수도권과 충청권 후보들이 비판 여론의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지역의 경우 단수후보자를 사실상 정해놓고도 인접 지역에 미칠 영향 때문에 명단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당내 일각에서는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공천을 너무 빨리 발표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의 친이 성향의 당협위원장은 "주변에서 '아름답게 물러나시라'고 권유하는 데도 이 부의장이 그냥 버텨서 공천을 따냈는데, 박근혜계 의원들이 '대통령 형은 봐주고 우리는 팽하냐'고 반발하지 않겠냐"고 공천 후유증을 걱정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국민들의 눈을 의식해 현역의원들을 과감히 교체하자니 형평성 논란에 휘말리게 되고, 그렇다고 '계파 나눠먹기'식으로 현역의원들의 기득권을 존중하는 공천을 하자니 타지역의 표가 깎이는 '딜레마'에 처하는 셈이다.

한나라당의 '공천 속앓이'는 이번 주말이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심위는 6~7일경 수도권과 영남의 공천자 명단을 일괄 발표하겠다는 방침이지만,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영남지역 공천자 현황은 다음과 같다.

▲부산(18개 선거구)

○중·동구 정의화·황준동 ○서구 유기준·김태경·조양환 ○영도 김형오 ○부산진갑 김청룡·이경훈·허원제 ○부산진을 이성권·김종상·이종혁 ○동래 이재웅·오세경·현영희 ○남갑 김정훈·류태건 ○남을 김무성·성희엽·정태윤 ○북 강서갑 정형근·박민식·손교명 (2배수 압축) ○북 강서을 허태열·박상헌 ○해운대 기장갑 서병수·이점인 ○해운대 기장을 안경률·오규석 ○사하갑 엄호성·김해진·최광·현기환 ○사하을 최거훈·이영수·하형주·허범도 ○금정 박승환·김세연·정승윤 ○연제 김희정·박봉태·정병귀 ○수영 박형준·류재중 ○사상 권철현·장제원

▲울산 (6개 선거구)

○중구 정갑윤 ○남갑 최병국·김성환·김헌득 ○남을 김기현 ○동구 정몽준·송인국 ○북구 윤두환·신면주·최윤주 ○울주 강길부·이채익

▲경남(17개 선거구)
○창원갑 권경석·김충관·추교완 ○창원을 강기윤·이기우·이재경 ○마산갑 이주영·강지연·최성모 ○마산을 안홍준·김영길 ○진주갑 최구식·이일구·최진덕 ○진주을 김재경·허남오 ○진해 김학송·변영태·홍종욱 ○사천 이방호 ○통영·고성 김명주·박상재·안휘준·이재희 ○김해갑 김정권·김천영·장세탁 ○김해을 김혜진·송은복 ○밀양·창녕 김형진·박성표·조해진 ○거제 김기춘·윤영·진성진 ○양산 김양수·유재명·조문환 ○남해·하동 박희태·조기안·하영제 ○함양·거창·산청 강석진·신성범·이강두 ○의령·함안·합천 김영덕·김충근·조진래

▲대구(12개 선거구)
○중·남 권태인·김종대·신철원·이원기 ○동갑 주성영·유형우 ○동을 유승민·서훈·이주호 ○서구 강재섭 ○북갑 이명규 ○북을 안택수·서상기 ○수성갑 이한구·이원형 ○수성을 주호영 ○달서갑 (한)박종근·손명숙·홍지만 ○달서을 이해봉·권용범 ○달서병 김석준·차철순 ○달성 박근혜

▲경북(15개 선거구)
○포항북 이병석·허명환 ○포항남·울릉 이상득 ○경주 정종복 ○김천 임인배·김용대·김정기 ○안동 권오을·허용범 ○구미갑 김성조·이재순 ○구미을 김태환·김연호·박해식 ○영주 장윤석·박세환 ○영천 정희수·김경원 ○상주 이상배·성윤환·손승태 ○문경·예천 이한성·홍성칠 ○경산·청도 최경환·조건호 ○고령·성주·칠곡 이인기·주진우 ○군위·의성·청송 김재원·김동호 ○영양·영덕·봉화·울진 강석호·남효채·전병식


#18대 총선#전여옥#인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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