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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다는 것은 인생에서 매우 중요하고도 큰 변화다. 이 소중한 경험을 기쁨으로 받아들이고 열 달이라는 기간을 기다리는 동안 임신을 한 엄마의 몸은 수시로 변한다. 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다름 아닌 ‘태교’다.

 

특히 요즘은 뱃속에 아이가 있더라도 여성이 사회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지라 예전처럼 맘 편히 태교를 즐길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주변에 엄마들을 보면 일하느라 바빠서 아이에 대한 생각을 잊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예기치 않게 아이를 잃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게다가 일에 몰두한 나머지 아이를 조산하게 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일을 미리 예방하고 임신과 태교를 즐기며 직장 생활을 원활히 수행하는 방법은 없을까? <당당한 임신 똑똑한 태교>는 ‘워킹 맘을 위한 태교 가이드’라는 부제만큼 임신을 하고도 직장에 다니는 당당한 여성들을 위한 것이다. 산부인과 의사이면서 생애 주기별 여성 건강관리 개념을 최초로 우리나라에 도입한 안명옥씨가 쓴 것으로 임신과 태교, 임산부의 현명한 직장 생활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자신 또한 두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일을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한다. 일하는 엄마로서의 육체적, 정신적인 고달픔과 염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미안함. 이런 것들은 직장에 다니는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쯤 느껴본 감정일 것이다.

 

저자는 레지던트 마지막 해에 첫째 아들을 가져서 이틀마다 돌아오는 고된 당직을 뱃속의 아이와 꿋꿋이 이겨내고 전문의 시험공부도 함께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책은 산부인과 전문의면서 실제로 임신을 한 채 직장 생활을 잘해 냈던 한 임산부 선배의 노하우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더더욱 그 내용이 실질적이고 임산부인 직장 엄마들의 마음에 직접 와 닿는다.

 

내 경우 첫째 때도 그렇고 둘째도 마찬가지로 입덧이 너무 심해 일을 하다가 기절을 할 정도였다. 입덧을 전혀 하지 않는 운 좋은 임산부도 있지만 입덧 때문에 임신이 두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임신 오조는 심한 고통을 동반한다. 속이 미식거리면서 하루종일 무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임신 초기의 여성을 보면 나도 모르게 덩달아 얼굴이 찡그려진다.

 

“입덧을 할 때에 구토 증세가 심하면 탈수 현상이 생기고, 드물게는 전해질과 산, 염기 장애가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수분과 전해질 불균형을 바로 잡으면 대부분 증세가 치유되므로 입원해서 수액과 정맥 주사를 맞아 영양을 공급받는 것이 좋습니다. 입덧을 당연한 증상으로 여기고 힘들어도 참으려고만 하지 말고 산부인과 주치의의 도움을 받으세요.”

 

첫째 아이 때는 모르고 참았는데 둘째 때 더 심해진 입덧 덕분에 병원 신세를 지면서 나도 저자의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되었다. 주사 값이 만만치는 않지만 그래도 몸이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현기증과 울렁거림으로부터 해방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입덧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임산부가 있다면 너무 무리하게 참으려고 하지 말고 병원의 도움을 받기를 권하고 싶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가 임신 중에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을 한다고 임신에 큰 무리가 되는 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직장 생활을 하는 임산부일수록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태교도 저절로 가능하다. 엄마가 경험하는 많은 일을 뱃속에서 함께 경험하는 것은 아기에게 그 어떤 태교보다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직장에서 업무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와 밀린 집안일을 하고, 게다가 임신으로 인한 피로까지 겹친다면 그것만큼 힘든 일도 없다. 이럴 때에는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해 보자.

 

남편에게 자신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고 있는지 말하고 함께 임신 기간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도록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 외에도 직장 동료와 가족에게 어려운 일은 부탁하는 기지를 발휘하는 것도 필요하다. 괜히 미안한 마음에 주춤거리지만 임산부의 요청을 쉽게 거절하는 나쁜 사람은 아마도 세상에 없다고 본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다양한 방법의 분만법을 소개하고 있다. 분유 회사나 산부인과에서 실시하는 임산부 교실에 참여하는 것은 여러 정보를 얻고 출산에 대한 지식을 확보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분만 중의 호흡이나 진통 시의 대처 방법 등을 미리 알아두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람에 따라 임신 중의 과정과 출산의 모습은 제각기 다르다. 임신 중에 몸이 너무 힘들어 일을 그만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집에 있으면 우울한 마음이 든다고 마지막 달까지 일을 하는 엄마도 많다. 출산도 마찬가지다. 진통 시간이 매우 짧아 쉽게 애를 낳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24시간을 내리 진통하고도 산도가 열리지 않아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고통을 겪는 이도 존재한다.

 

어쨌거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뱃속에서 길러 안전하게 세상 밖으로 내보내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엄마든 아빠든 새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기 위해서 서로 도우며 부모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을 다져 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결혼과 출산이 주는 가장 큰 행복이자 선물일 것이다.

 

비록 직장에 다니면서 가사를 담당하느라 힘이 들더라도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갖다 보면 태교는 저절로 이루어진다. 이 책의 저자가 전하는 여러 이야기를 읽다 보면 ‘아, 이렇게 엄마가 되는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온다. 그 감동만큼 뱃속의 아이도 쑥쑥 성장한다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는 현명한 임산부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당당한 임신 똑똑한 태교 - 워킹 맘을 위한 태교 가이드

안명옥 지음, 김진아 그림, 사파리(2006)


태그:#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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