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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기영 신임 MBC 사장이 “MBC의 르네상스를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3일 오전 9시 30분 여의도 MBC 방송센터 D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8대 사장 취임식에서 엄기영 사장은 “무엇보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MBC를 만들고 싶다. 사랑받고, 나아가 존경받는 MBC를 만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취임식은 이재용 아나운서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방송문화진흥회 이옥경 이사장, 강영구 MBC 사우회장 등이 참석했다.

 

엄기영 사장은 “지금은 MBC 안팎으로 엄중한 시기다. 방송통신융합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고,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올드미디어, 지상파는 전방위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34년을 사원으로 그리고 임원으로 일해 온 사람으로 안타까움과 절박감을 느낀다”며 “ 그러나 이 어려움이 우리의 대응 자세에 따라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재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MBC가 방통 융합시대에 살아남고, 1등이 되기 위한 방법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뿐"이라며 "세계 최고수준의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다큐멘터리를 생산해야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 MBC의 미래는 이 콘텐츠 제작을 통해 획기적인 경영개선을 이뤄내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콘텐츠와 뉴미디어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블루 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콘텐츠의 경쟁력과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정하고 균형 있는 보도가 중요하다. 성역이 없고, 비판뿐 아니라 대안까지 제시하고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언론의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며 "공정과 균형을 임기 동안 화두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는  “콘텐츠 경쟁력과 공정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MBC의 정체성이 여기에 있기 때문”이라며 “일류 공영방송 MBC의 초석을 놓는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한다”고 말했다.

 

엄 사장은 또 “드라마, 뉴스, 교양 프로그램 등 어느 분야 할 것 없이 MBC가 선두에 서던 시절이 있었다. 이 영광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자체제작 역량을 더 키워나가야 합니다. 예능은 새로운 포맷을 개발해야 합니다. 뉴스는 보다 시청자와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됩니다. 교양 프로그램은 보다 야심찬 기획이 필요합니다. 다소 서운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주마가편'의 심정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광역화는 불가피한 선택...지역사 스스로 고민해달라"

 

엄 사장은 MBC 안팎의 문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제자리걸음을 걸었던 지역 MBC의 광역화와 관련해 엄 사장은 “우리 상황에서 필요하다”고 입을 뗀 뒤 “문제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엄 사장은 “자율적이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광역화 방안이 무엇인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겠다”며 “지방사 스스로도 진지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2011년 상암동 사옥 이전 추진과 관련해선 “상암동 이전 추진은 디지털 시대 대응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서도 “그러나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다면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면 재검토하고 원점에서 최선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또 “글로벌 사업의 내실을 다지고, 뉴미디어 사업을 확대하겠다. 새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수용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수익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간평가 받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MBC 내부 구성원들의 직종간, 직종내의 갈등에 대해선 “변화의 바람, 혁신의 물결을 일으켜 가자”고 제안했다.

 

엄 사장은 “신바람 나게 일하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안에 내부 혁신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엄 사장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사원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하고, 냉소와 과묵으로 일관하는 사람에게는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며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을 강조했다.

 

엄 사장은 또 스스로도 “매년 중간 평가를 받는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결단력 부족?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엄기영 사장은 자신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일각에선 제가 사장직을 수행하기엔 결단력이 부족하다고 한다”며 “노자도덕경을 보면 유능제강(柔能制剛)이란 말이 있다. 즉, 부드러움이 강함과 딱딱함을 능히 이긴다는 말이다. 제 결단력은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저는 6․25 전란의 폐허 속에 태어나 고난과 격동의 세월을 헤쳐 나왔습니다. 기자 생활을 하면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생사를 넘나들기도 했습니다. 그 이상의 어려움도 잘 이겨왔습니다.”

 

그는 이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원칙을 훼손하는 일에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엄 사장은 “그동안 MBC로부터 많은 것을 받았다. 이제는 제가 보답할 차례”라며 “비바람이 아무리 거세고 파도가 높다 하더라도 MBC호를 우리 모두가 소망하고 국민들이 희망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엄기영 신임 사장은 춘천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74년 MBC 보도국에 입사해 보도국장과 보도본부장, 특임이사 등을 지내고 13년 이상 <뉴스데스크> 앵커로 활약했다. 지난달 29일 MBC 주주총회에서 제28대 MBC 사장으로 선임됐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PD저널'(http://www.pdjournal.com)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태그:#엄기영,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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