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바바라씨가 타카총을 쏘고 있다
 바바라씨가 타카총을 쏘고 있다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요즘은 공주 하신리 공사가 끝나고 주변에서 여기저기 리모델링을 하고 있단다. 하신리는 도배를 하고 타일을 붙이고 이젠 조명과 바닥 강화마루만 깔면 어느 정도 계에 들어서게 된다.

▲ 일하는 게 즐겁다는 장수찬 교수
 ▲ 일하는 게 즐겁다는 장수찬 교수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하신리 주변에 예전에 같이 활동하던 장수찬 교수님이라고 사시는데 4년 전에 목조주택을 짓고 이곳으로 이사왔다. 미국 선교사였던 바바라씨와 결혼해 지금은 대학에 강의 나가는 교수지만 예전에는 치열하게 80년대 전두환 정권을 지나온 선배였다

부인이신 바바라씨는 어느 국제학교 목사로 출근하고 있는데 주말만 되면 못주머니 차고 집안에서 집수리며 이것저것 목공일을 하는 게 취미라고 했다.

장교수는 꽃이나 나무를 가꾸고 잔디나 깎는 게 취미인데 바바라씨는 망치질하고 나무를 가지고 만들어 보는 게 재밌다고 했다. 둘이 취미가 뒤바뀐 것 같았다.
  
 석고보드는 그렇게 붙이는 게 아녀요. 미스터 장
 석고보드는 그렇게 붙이는 게 아녀요. 미스터 장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바바라씨가 목조주택에 도전하게 된 건 어려서부터 아빠랑 집 짓는 일을 많이 해봐서 그렇다고 했다. 미국에서 5남매가 살았는데 중학교 1학년 때 다락방을 고치는데 스터드, 창문을 뜯어내고 집수리를 한 기억이 난다고 했다.

아빠는 화학 엔지니어링으로 다우(DOW)라는 회사의 본회장 격 공장 엔지니어링이었는데 집수리 같은 건 직접 자기 손으로 했었다고 했다.
 
▲ 4년전에 지은 바바라, 장수찬 교수의 목조주택
 ▲ 4년전에 지은 바바라, 장수찬 교수의 목조주택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미국은 예전부터 목조주택을 많이 짓고 살았어요.지금 장목수가 짓고 있는 목조주택 방식이 우리가 어려서 많이 짓던 거에요. 더군다나 미국은 나무가 많아요. 스프러스, 오크, 체리 등 나무가 많아서 몰딩도 오크 같은 고급스런 자재로 하죠."

서부시대부터 짓게된 미국식 목조주택을 그 전에는 톱으로 자기 손으로 자르고 집을 지었다고 했다. 지금은 이처럼 목공 기계가 발달해서 다 기계로 하지만 그때는 한국에서 초가집을 품앗이 해서 짓듯이 미국에서는 목조주택을 다들 짓고 살았다고 했다.

▲ 바바라씨와 장수찬 교수가 한지를 재단해서 도배를 하고 있다
 ▲ 바바라씨와 장수찬 교수가 한지를 재단해서 도배를 하고 있다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처음에 혼자 집 수리를 하게 되었는데 일을 하다 보니까 걸리는 게 있어 나한테 의뢰를 하게 된 것이다. 우선 바바라씨가 직접 집 수리 하는 걸 즐기니까 전체 일을 직접 하는 걸로 하고 내가 옆에서 도와주고 코치해주길 원했다.

▲ 장수찬 교수가 진지하게 한지를 자르고 있다
 ▲ 장수찬 교수가 진지하게 한지를 자르고 있다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일 하는 김에 전체를 손 보자고 해 장 교수가 지하실 벽을 페인트칠 하고 도배를 하기 시작했다. 장 교수는 "칠은 내가 예술적으로 하지, 자 보라고" 라며 자랑을 했다. 

정말 장 교수의 일하는 모습은 진짜 진지해 보였다. 주변에서 다들 폼은 일류 기술자라고 했다. 장 교수도 일을 즐기는 것 같았다.

▲ 정말 기술자 같은 장교수, 석고보드를 드릴로 박고 있다.
 ▲ 정말 기술자 같은 장교수, 석고보드를 드릴로 박고 있다.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이거 일하는 게 쉬운 줄 알았더니, 어렵다야. 장 목수 공부하는 게 젤 어려운 줄 알았는데 아닌데. 맨날 장 목수 일하는 게 부러웠는데…."

바바라씨한테 목조주택에 살아보니까 어떠냐고 묻자, "목조주택에 살아보니까 좋아요. 따뜻하고 손님들이 덥데요, 그리고 집수리 하고 교체하는데 쉬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목조주택은 서부시대때 짓기 시작했는데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며 아주 오래가는 공법이라고 자랑했다. 

지금 짓고 있는 목조주택은 옛날 짓던 공법과 똑같은데 지금처럼 방부목이 없었고, 인슐레이션(단열재)도 없었고, 석고보드도 없었다고 했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기술과 자재가 많이 발달해 고급스러워졌다고 말했다.

▲ 톱질은 살살, 비싼 자재 버리면 안돼요. 장교수한테 톱질을 가르쳐 주는 바바라씨
 ▲ 톱질은 살살, 비싼 자재 버리면 안돼요. 장교수한테 톱질을 가르쳐 주는 바바라씨
ⓒ 장승현

관련사진보기



 
바바라씨와 장수찬 교수가 요즘 한창 꿈꾸고 있는 건 동네 영화관이라고 했다. 장교수가 영화 광인데 집안에 빔 프로젝트를 이용해 영화관을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조만간에 개봉할 계획이고, 동네 사람들과 함께 좋은 영화를 보고 평을 할 생각인데 지금 한창 완성단계에 있다고 조심스럽게 영화관 구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장교수는 인간사회란 제일 중요한 게 인간관계라며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를 형성해 살아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평소의 철학을 이야기 했다. 영화관을 만드는 일이 그런 걸 동네 사람들과 함께 실천하기 위한 일이라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www.sjenew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목조주택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