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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돈은 네 돈, 내 돈은 내 돈!”

 

우리 가족의 경제 관련 모토다. 우리 가족에게는 ‘우리 돈’이라는 경제 개념이 없다. 사실 군인인 동생도, 학생인 나도 아직 경제 활동을 하지 않아 부모님께 용돈을 받는 신세이지만 돈의 경계는 명확하다. 혹자는 너무 매정하다, 정이 없다고 말하지만 이 좌우명은 지금 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게 되면서 경제적인 부분도 떨어져 나왔다. (물론 중고등학교 때부터 용돈 관리를 하고, 일종의 재테크를 시작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부끄럽지만 부모님께서 주시는 용돈이 들어 올 통장 하나를 만드는 게 돈 관리의 시작이었다. 4년짜리 적금 통장 하나와 함께. 4년 동안 등록금 대주시고, 용돈 주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으로 여행이라도 다녀오라고 통장을 내밀 계획이었으나 나는 아직 졸업하지 않았고, 진정한 자립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체크카드가 뭔지, 인터넷 뱅킹은 어떻게 하는지조차 몰랐던 스무 살이었던 나는 시간이 흘러 체크카드가 뭔지, 인터넷 뱅킹은 어떻게 하는지도 알게 되었고, 금리가 얼마나 올랐는지, 주가가 올랐는지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관심 갖게 되었다. 사람 사는 데 돈이 전부가 아니지만 사람다운 삶을 살려면 돈이 필요하고,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절실히 깨달았다.

 

인터넷 뱅킹 활용, 신용카드는 NO, 체크카드 YES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던 이라면 상관없으나 이제 막 새로운 통장을 다시 개설하는 이라면 인터넷 뱅킹 신청을 하는 게 좋다. 가입 시 제출했던 비밀번호는 잊어버리지 않도록 한다. USB(이동식 디스크)에 공인인증서를 다운받아 인터넷 뱅킹 시 컴퓨터에 꽂고 사용하거나 개인 컴퓨터 본체에 저장해놓아도 된다.

 

 통장 개설 시 창구 직원이 체크카드를 만들 건지, 현금 카드를 만들 건지 물어본다. 현금 카드는 ATM 기기에서 인출만 가능하다. 체크카드는 현금카드 기능과 함께 신용카드처럼 물건을 구매하고 통장 잔액 내에서 카드를 긁을 수 있다. 체크카드에 포함된 부과서비스가 많으니 잘 찾아보고 결정한다. 대학생들을 겨냥한 저축통장들이 많으니 해당 은행 상품을 꼼꼼히 따져본다.

 

 은행을 거래하다보면 신용카드 만들라는 권유를 자주 받을 거다. 은행 직원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함부로 신용카드는 만들지 않도록 한다. 돈이 쌓이는 게 아니라 빚이 쌓이는 수가 있으니 경제적 능력이 되지도 않는데 신용카드 만드는 일은 자제하도록 하자.

 

통장에 성격부여하기

 

 재테크 관련 서적이나 TV 프로그램을 보면 통장은 분할시키라고 충고한다. 이를테면, 생활비, 저축, 비상금 통장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눈다. 부모님 통장을 옆에서 슬쩍 보니 공과금 통장도 따로 나눠두신 듯하다. 하숙생이나 자취생이 통장을 나눌 필요가 뭐가 있느냐고 물을 수 있으나 통장을 성격에 맞게 나누어 놓으면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급하게 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르바이트비, 용돈 등이 들어오는 통장, 한 달 생활비 통장, 저축 통장으로 나누어도 좋겠다. 나는 첫 번째 통장에서 저축 관련된 돈이 자동이체 되도록 설정해놓았다. 생활비 역시 첫 번째 통장에서 생활비 통장으로 계좌이체 시킨다. 자신의 상황과 자금에 맞게 통장에 성격을 부여하도록 한다.

 

 통장 개설 시, 인터넷 뱅킹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통장 이름을 마음대로 부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금 상품에 따라 인터넷 뱅킹 가입 시 연 0.2% 정도의 우대 금리를 적용해준다. 인터넷 뱅킹으로 개설한 예금의 경우 해지도 인터넷으로 가능하므로 손쉽게 할 수 있다. 해지 시 돈은 다른 통장으로 이체가 된다. 정기저축 통장은 한 달에 만원씩이라도 꼭 만들기를 추천한다. 통장에 이름 붙이는 것도 잊지 말기 바란다.

 

알뜰한 구매, 현금 영수증은 필수

 

 자신의 힘으로 생활비, 등록금 모두 대는 학생도 있지만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부모님께 용돈은 드리지 못 할망정 받고 있는 상황이니 헛되게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끼는 건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라 본다. 쓸 때는 쓰되 챙길 수 있는 건 챙기자는 말이다.

 

 포인트와 현금 영수증은 꼬박꼬박 챙기자. 상점에 따라 포인트 적립을 해주고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한 상점을 정하고 꾸준히 구매하도록 한다. 생각보다 생활필수품이 필요할 경우가 많아 포인트 쌓이는 재미도 쏠쏠하다.

 

 현금 영수증은 부모님 중 국세청에 등록되어 있는 어머니나 아버지 휴대폰 번호나 현금 영수증 카드를 제시하면 된다. 현재는 5천 원 이상부터 가능하나 7월부터 폐지된다. 이뿐만 아니라 현금 영수증 소득 공제 대상이 늘어 간이 영수증, 계좌이체 사본 등이 있으면 가능하므로 모아두도록 한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자동으로 기록되므로 앞과 같은 절차가 필요 없다. 

 

 

 교통 카드 사용 내역 또한 현금 영수증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카드 등록 절차가 필요하다. 유패스 홈페이지(http://upass.ebcard.co.kr/taxsave/index.jsp)에 가입을 하고 교통카드에 적힌 번호를 등록하면 된다.

 

돈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다 

 

 올해 등록금은 또 올라 1년에 천만 원에 육박하는 돈을 내고 학교를 다닌다. 부모님은 등록금만 대시겠는가, 어학연수에 자신들의 노후 자금도 모아야 된다. 부모님의 연세가 높아가고 사회생활을 눈앞에 두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도 높아간다. 그 고마움에 철딱서니 없고 너무 솔직한 딸은 엄마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 난 엄마아빠가 정말 고마워, 엄마아빠 노후에 대한 나의 부담감을 줄여줘서, 노후자금을 두둑이 계속 모아주길 바라.”

 

 이제야 “네 돈은 네 돈이고, 내 돈은 내 돈이다”라는 말이 이해되기 시작한다. 매서운 사회로 나가기 전에 자식이 빨리 독립하기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며, 자식에게 짐이 되기 싫은 부모의 마음이었다. 부모님 돈은 내 돈이 아니기에 “용돈을 더 보내달라”는 말을 안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 속에서 돈의 소중함을, 사는 게 만만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현금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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