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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선 한나라당 대전시당위원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그동안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해 공, 사석에서 불만을 표시해 온 이재선 위원장이 지난 24일 저녁 지인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마음을 비운 듯한 표현을 사용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재선 위원장은 '롤프 포츠'의 해외여행 가이드 책인 <떠나고 싶을 때 떠나라> 중에서 '떠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부분을 인용해 자신의 최근 심경을 밝혔다.

 

롤프 포츠의 '떠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를 살펴 보면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떠난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계속 움직이는 것이다. 인생의 여정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직장이든 습관이든 버리고 떠난다는 것은 꿈을 실현 할 수 있는 쪽으로 계속 움직이기 위한 방향 전환이다."

 

이재선 위원장은 마치 보란 듯이 "(떠나는 것도 용기지만) 버리는 것도 용기"라며 "버리고 떠나는 것은 더 큰 결단"이라고 적고 있다.

 

그는 "버려야 채울 수 있고, 떠나는 아픔이 있어야 다시 돌아오는 기쁨이 있다"며 "아울러 사물의 밖을 보되 안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내명을 충실히 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행사장에 가 있는 이재선 위원장은 25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선 출마와 관련 의미가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것 없다"면서 "심대평 후보가 욕심을 버리는 것도 용기"라고 말했다가 '농담'이라며 취소를 하기도 했다.

 

이재선 위원장은 자신의 공천에 대해 언질 받은 게 있냐는 질문에는 "(공천을) 주든 말든 그런 것은 신경 안 쓴다"며 이메일 내용의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동안 이재선 위원장이 해 온 발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메일 내용이 단순하게 보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는 지난 19일의 중앙당 공심위와 20일의 출마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천을 주지 않으면) 선거운동 하는 곳마다 소복을 입고 다니며 항의를 하겠다"고 말하는 등 중앙당을 향해 경고의 메세지를 수차례 날린 바 있다.

 

한편, 이재선 위원장은 그동안 자신의 선거구에 MB계에서 영입한 남충희 예비후보가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4·25 보궐선거에서 자신을 상대로 대승한 심대평 대표가 서구을 출마로 결심을 굳히는 등 당 내외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고민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는 심대평 대표에 대해서는 "1년 동안 국회의원을 하며 한 일이 뭐가 있냐, 공약도 제대로 지킨 게 없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 왔고, 남충희 예비후보에 대해서는 "당에 기여한 게 하나도 없다"며 자격론으로 대응한 바 있다.

 

참여정부 초기 잇단 악재로 한나라 대전시당이 정치 활동을 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사비를 털어가며 당을 꿋꿋하게 지킨 그로서는 확실한 공천 보장을 하지 않는 중앙당이 야속할 만도 하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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