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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그리는 인물화 전공 화가

 

"나는 인물화를 그리는 화가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뇌와 애환, 행복 등 인간의 내면세계까지 표현 할 수 있는 인물화를 그리고 싶다."

 

인물화에 대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심에 10년 가까운 세월을 외국에서 헤매던 화가의 말이다. 하지만 그는 고향에 돌아온 지 5년째 접어들어 주변이나 생활이 안정을 찾아 인물화에 매진할 수 있는 조건이 되자 돌연 풍경화에 심취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도기 화백. 그는 2006년 러시아레핀아카데미 블라지미르 교수 초청 공동 인물화 연수 발표전, 2007년에는 한국인물작가회전에 참가했고, 모교인 조선대에서 인물화 강의를 맡고 있는 등 인물화를 전공으로 활동하는 화가다.

 

김도기 화백은 인물화 그리는 데 필요한 색채를 연구하기 위해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것. 다시말해 김 화백은 외국에서 공부해 얻은 자신의 인물화 화풍에 남도지역의 정서를 넣기 위해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풍경화를 그리는 것은, 인물화를 살릴 수 있는 풍요로운 색체를 연구하기에 좋은 공부이다. 특히 남도는 정서적이나 토양적 측면에서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색채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고 있다."

 

어차피 앞으로 그가 주로 그려야 할 인물들이 남도민들인데, 남도의 빛만이 낼 수 있는 색채가 빠지고서는 남도민들의 얼굴에 육자배기같은 구성진 멋이나 5·18민주화운동같은 정신을 그려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 광주전라는 그의 풍경화 작품들을 초대해 오는 28일부터 3월 5일까지 대동갤러리에서 '남도의 빛을 노래하다'라는 전시회를 연다.

 

남도의 빛을 노래하다

 

김도기 화백은 무등산 자락인 청풍동에 집과 작업실을 마련하고 무등산의 모습과 고흥 팔영산의 가을 풍경, 갈대밭, 순천만의 낙조 등 남도 곳곳의 풍경들을 화폭에 담아 왔다.

 

김화백은 "바다가 있고, 무등산 같은 좋은산이 있기 때문에 남도민들에게는 그들만의 지역적 정서가 형성됐다"면서 "우리산, 자연을 재해석하고 남도의 색을 찾아 재구성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노래하는 남도의 빛은 따뜻한 햇빛, 정열, 투쟁이 어우러진 남도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빛깔"이라며 "그 빛이 비춰진 땅과 강들은 농민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등 치열하게 살아온 이들의 역사토대"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시될 작품들 중에는 불타오르는 강산이나 80년대 민중판화 같은 거친 느낌의 작품은 없다. 꼭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그 그림을 바라볼 남도민들은 이미 그 산을 보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김 화백이 처음으로 미술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 미술부에 들어가면서부터다. 처음엔 취미활동으로 생각했으나,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조선대 미대에 진학한다. 하지만 80년대 중후반 한국의 정치적 상황은 그를 미술에만 전념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그림과 학생운동을 병행하였으며 졸업 후 자연스럽게 민중미술운동에 참여했다.

 

광주미술공동체에 소속돼 민중미술운동을 전개하던 그는 150여명의 청년미술가들이 모인 전국청년 미술제를 주도하고, 1994년 안티비엔날레 통일미술제 준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다가 민중미술과 자신의 성장을 위해 유학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중국노신미술대학에서 역사기록화를 전공하며 인물화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후 라이우역사박물관 전경화 제작 참가, 중국비동맹국 전람회 참가 등 학업과 작업활동으로 7년여의 시간을 보냈고 러시아 레핀미술아카데미에서 1년 반동안 다시 미술연수를 받았다.

 

당나라를 유학하고 돌아와 화엄종을 창시한 의상대사, 같은 길을 가다 일체유심을 깨닫고 자신에게서 부처를 찾은 원효대사. 이 두 고승의 행적과 김도기 화백을 비교하면 너무 오버일지는 몰라도, 적어도 자신의 목표를 위해 선택한 그의 도전과 변화의 정신만은 기대할 만하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광주전라 초대 김도기 전 "남도의 빛을 노래하다"
전시기간  2월 28일~3월 5일
전시장소  금남로 대동갤러리
전시주최  오마이뉴스 광주전라 


태그:#김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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