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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슈티나=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 코소보 의회는 17일 오후 3시(한국시간 오후 11시) 특별회의를 소집,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코소보 의회는 일요일인 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시작된 특별회의에서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독립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요시프 티토가 건설했던 사회주의 구 유고슬라비아 연방은 코소보의 독립으로 티토 사후 30년만에 7개 국가로 완전히 쪼개지게 됐다.

 

또 코소보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에 이어 옛 유고연방에서 갈라지는 6번째 국가가 됐다.

 

세르비아 내에서 북부의 보이보디나와 함께 2개의 자치주 중 하나였던 코소보가 서방 국가들의 지원으로 독립함에 따라 유고 연방은 6개 소속 공화국의 분열에 더해 이제 자치주까지 분리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하심 타치 총리는 이날 오전 120여명의 의원들을 소집했으며 의회는 독립 선언을 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끝에 코소보의 독립을 선포했다.

 

자쿱 크라슈니치 국회의장은 의원들의 환호 속에 "코소보는 독립된 민주적인 주권국가"이라고 선언했다.

 

타치 총리도 "코소보가 다시는 베오그라드의 지배를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국가는 "민주적인 다민족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코소보 독립을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민의 90%가 알바니아계인 코소보는 1999년 내전 종식 후 유엔이 이 지역의 경찰, 사법, 공공서비스를 관장해왔다.

 

세르비아로부터 독립이 선언되자, 코소보 주민들은 일제히 거리로 쏟아졌다.

 

간헐적으로 곳곳에서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일부 알바니아 전통 의상을 입은 시민들은 트럭이나 무개차 위에 올라가 알바니아 민요를 틀어놓고 깃발을 흔들며 춤을 추기도 했다.

 

길거리에는 상점마다 알바니아 국기와 미국 국기를 내걸었고 독립을 지지해준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에 고마움을 표시하는 포스터가 거리 곳곳을 장식했다.

 

또 이날 저녁에는 독립을 기념하는 오벨리스크가 프리슈티나 도심 광장에 세워지고, 코소보 필하모니의 독립 축하 콘서트가 예정되는 등 거리는 온통 축제분위기다.

 

그러나 코소보 독립에 반발하는 세르비아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어 1만6천여명의 나토군은 혹시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세르비아 정교회 측은 "코소보는 항상 세르비아의 일부였다"며 코소보의 독립선언은 "일시적인 점유"에 불과하다고 강력 반발했으며 이날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도심에서는 1천명의 시민들이 "코소보는 세르비아의 심장"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코소보 독립 선언을 지지하는 서방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미국 및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지지로 독립을 선언하게 된 코소보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인해 현재까지 유엔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faith@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코소보#세르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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