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밭두렁
논두렁 지나 학교에 가고 밭두렁 걸어서 일꾼에게 새참 날라주고 나의 유년은 논두렁 밭두렁 들길 산길로 쏘다니며 시간을 다 보냈다
걷는 길가 메뚜기는 떼를 지어 날고 튀고 잠자리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동무를 했다 소나기도 땡볕도 나의 친구였다 시냇물도 송사리도 나의 동무들이였다
그로부터 반세기 지나 나는 이 골목 저 골목 도회지를 걷는다 쇼윈도를 들여다보거나 음식점에서 흘러나오는 구수한 냄새를 맡으며
쇼윈도를 들여다보는 일보다 음식점에서 새어나오는 구수한 냄새보다 논두렁 밭두렁의 풀냄새가 좋아 나는 가끔 시골길을 찾아가 혼자 걷는다
시작노트
그동안 개인적으로 연재하던 <시가 있는 오솔길>을 146회까지 마치고 이제 <논두렁 밭두렁에 널려있는 시>로 이름을 바꿔 연재를 계속하려고 한다. 왜 <시가 있는 오솔길>이 하필 146회냐고 궁금해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이름을 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100회 분을 게재했을 때부터 했으니까. 그냥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빈번하게 되어 그냥 바꾼 것뿐이다. 네 편을 추가해 150회까지 채울까 하는 것은 나중에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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