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북 김천하면 직지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 만큼 많이 들어 유명한 절이다. 늘 찾아도 푸근한 동네인 듯 마음은 가볍고 공기 또한 상쾌하다. 직지사에서 10여분 거리인 봉산면 태화리에서 석조보살입상이 있는 동네를 찾아 맞은편 가막골 사지라 전하는 곳에 있는 탑을 둘러보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비지정 탑

 

이 탑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고 자료도 거의 없다. 마을 사람들도 잘 모르는 탑이다. 예전에는 과수원 포도를 심어 놓았는데 현재는 주변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가까이 가서 탑을 살펴보았는데 기단부를 유심히 보니 장식 조각이 있었다.

 
가막골 사지 탑 온전하지 않은 듯 주변에 일부 석재들과 함께 쌓은 듯 하다. 비지정이다.
가막골 사지 탑온전하지 않은 듯 주변에 일부 석재들과 함께 쌓은 듯 하다. 비지정이다. ⓒ 김환대

 

기단의 문양 기단부에는 자세히 보면 문양이 보인다.
기단의 문양기단부에는 자세히 보면 문양이 보인다. ⓒ 김환대

 
기단부 탑의 기단부이다.
기단부탑의 기단부이다. ⓒ 김환대

 

태화리 석조보살입상

 

그리고 맞은 편 태화리 석조보살입상으로 이동하였다. 보호각을 지어 관리하고 있고 예전 보호각이 없을 때 찾은 당시와는 다른 느낌이다. 전체적인 마멸은 있으나 얼굴 모양은 아직도 미소를 머금고 있고 특히나 작은 보살상인데도 머리 조각 등은 상당히 우수한 조각이다. 마을사람들은 미륵보살로 부른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지혜의 보살인 문수보살이라 하는데, 불공을 드리면 득남한다는 소문이 있다.

 

태화리 석조보살입상 보호각에 모셔져 있다.
태화리 석조보살입상보호각에 모셔져 있다. ⓒ 김환대
머리표현 머리 표현이 이색적이다.
머리표현머리 표현이 이색적이다. ⓒ 김환대

 

거대하면서도 깨끗한 불상

 

이동하여 또 하나의 거대한 불상을 만나러 덕천리 용화사로 갔다. 뒷산 어디에선가 옮겨져 현재 용화전에 봉안중인 이 불상으로 인해 이 절이 들어선 것 같았다. 도로변에 있으나 찾는 이들은 많지 않은 듯 고요 자체다.

 

불상은 삼산 보관을 쓰고 있었으며, 보관 중앙에 또 동자상이 앉아 있는 것이 특징인데, 큰 거구인데도 불구하고 손 모양과 옷 주름이 다소 어색해 보였다. 근래에 만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불상으로 양 옆으로 붙은 앙증맞은 동자상이 역시나 주목되었고 큰 귀에 광배까지 갖춘 불상으로 자세히 볼 필요가 있었다. 시대 편년이 다소 어렵다는 견해와 조각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 초기 불상이라는 견해가 있다.

 

덕천리 석불입상 거대하면서도 너무나 상태가 깨끗하다.
덕천리 석불입상거대하면서도 너무나 상태가 깨끗하다. ⓒ 김환대

 배가 고픈 듯하여 추풍령으로 갔다. 정말 바로 앞에는 경상도와 충청도를 경계로 하는 안내판이 있었다. 그 유명하다고 방송 등에서 자랑하던 추풍령 할매 갈비를 먹으로 갔다.

 

점심시간이라서인지 사람들이 너무 많아 한참을 기다려야 했고 먹고 나서도 바로 자리를 떠야 했다.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지어 있을 정도인데 맛은 글쎄다. 평가는 이곳을 다녀갔던 분들만 알 것이다.

 

옥계 1리 미륵당 마을의 찾지 않는 불상

 

이제 아무도 잘 찾지 않는 기다리는 불상을 만나러 갔다. 정말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반겨준 느낌이 가장 좋은 불상이다. 옥계 1리 미륵당 마을의 불상인데, 마멸 정도는 심하나 그래도 이제까지 본 불상 중에서는 느낌이 가장 좋다. 주변 경관도 정말 좋았다. 얼굴 표정만 살아 있어서도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옷 주름 표현 등 조각 수법은 상당히 훌륭한 불상이었다.

 

옥계리 미륵불 옥계리에 있는 미륵불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비지정 불상이다.
옥계리 미륵불옥계리에 있는 미륵불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비지정 불상이다. ⓒ 김환대

 

즉흥적으로 떠오른 글을 적어 본다.

 

길은 멀고도 머니 예전 같으랴

높은 언덕 위에 홀로 누군가가 있으니 미륵불이란다.

마멸된 얼굴에서는 당시의 표정이 궁금증을 유발하고

유려한 옷 주름 표현기법은 당시 석공의 마음을 전하는 듯하다.

찾는 이들은 없는 듯 하나 그 천년세월 변화 무상하듯

세월의 잊혀짐 속에 우리를 오늘도 맞는구나.

오랜 세월의 안타까움을 느끼니

때마침 솟아지는 눈에는 눈에서 왈칵하고

표현은 안 하지만 눈물이 날 정도로 가련하다.

오늘도 누군가를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미륵불이여.

긴긴 세월 함께 앞으로 늘 함께 할 미륵불이여.

 

은기리 마애반가보살상

 

 이제 또 길을 향하여 달려 어모면 은기리에 마애 반가 보살상을 찾았다. 머리에는 삼산관(三山冠)을 쓰고 있으며, 왼쪽 어깨만을 감싸고 있는 옷은 두껍게 표현하였다. 손모양은 오른손을 무릎 위에 올려 손등을 위로 향하게 하고,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왼쪽 무릎 위에 놓았다.

 

연화 대좌에 앉아 연꽃 한 송이에 한쪽 발을 얹고 있다. 마멸은 전체적으로 심하나 고려시대 초기의 조각 수법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마애불로 보살상은 극히 드문 표현이라 더욱 주목된다.

 

은기리 마애불 마애반가보살상으로 고려시대 불상을 공부하는 이들은 한번 둘러 보아야 할 중요한 불상이다.
은기리 마애불마애반가보살상으로 고려시대 불상을 공부하는 이들은 한번 둘러 보아야 할 중요한 불상이다. ⓒ 김환대

 

 김천 지역 불상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참 무엇인가 설명하려는 보살상의 모습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갖는다. 고려시대 불상을 연구하거나 공부하려는 이들은 필히 찾아가 보아야 하는 중요한 불상이다. 현재 주변은 잘 정비되어 있다.

 

광덕리 석조보살입상

 

마지막 불상을 찾아 선산 방면으로 이동하다가 보물 제679호로 지정된 광덕리 석조보살입상을 만난다. 이제 처음으로 등급이 다소 높은 보물급 문화재를 만났다.

 

저수지 뚝 방 옆 밑에 자리 잡은 이 보살 입상은 역시 표현 기법이 주목되는데, 머리에는 구슬로 만든 화려한 관(冠)을 쓰고 있고, 관 둘레에는 긴 뿔이 수평으로 나 있다. 다소 둥근 얼굴은 둔중해 보이지만 입술과 양 볼에 번져나는 미소는 자비스럽다.

 

보호각 보호각 속에 모셔져 있다.
보호각보호각 속에 모셔져 있다. ⓒ 김환대

 

광덕리 석조보살입상 조각 수법이 우수하다.
광덕리 석조보살입상조각 수법이 우수하다. ⓒ 김환대

옷은 양 어깨에 걸쳐 입었고 양 팔에 드러난 옷 주름은 대칭적이고 신체는 비대한 데 비해 양 팔은 매우 빈약하게 처리되었다. 오른손에는 연꽃 가지를 들고 있으며 왼손은 가슴 앞에서 들어 손 끝이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밑 부분이 근래 드러나 발 아랫 부분까지 조각이 되어 있어 주목된다.

 

아래부분 발 아래 부분도 조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아래부분발 아래 부분도 조각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 김환대

 


#김천불상#광덕리 석조보살입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국의 문화유적을 찾아 답사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진 곳에 우리문화를 찾아서 알리고 문화관련 행사를 좀 더 대중에게 보급하고자 하며 앞으로 우리문화재의 소중함을 일깨워 나아가려고 합니다. 괌심분야는 역사유적, 석조조형물과 민속,고건축물 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