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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의 하롱베이라고 불려지는 닌빈호아는 하노이에서 남쪽으로 100km정도 떨어져 있다고 한다. 진안 마이산 같은 바위산, 산봉우리가 수천 개도 더 될 것 같다. 베트남은 들도 넓고 물도 많고 지하자원도 많다. 이만하면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지 않았는가. 그런데도 잘 살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베트남 최초의 봉건왕조 궁궐을 찾았다. 석재를 이용하여 문도 만들고 집도 지었다. 석재란 것이 석회석이라 그런지 부식이 심해 고전적인 분위기를 넘어 음산해 보이기까지 한다. 궁궐 문턱에서 처량하게 해금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깡통같은 것을 이용해 손수 제작한 악기(중국에서 이 악기 이름을 물으니 줄이 두 개로 이호라고 했는데 해금?)같아 보인다.

 

조잡한 악기인데도 소리 하나는 우렁차다 못해 처량하다. 돌문이나 돌 조각에서 묻어나는 세월의 깊이는 더욱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그림 엽서 등을 들고 나와 하나만 사 달라고 애걸 복걸이다. 가이드가 이르기를 아예 다 사줄 것이면 기분 좋게 사주고 아니면 눈길하나 주지 말란다.

 

   

 

필요한 물건을 사면 주변에 있던 장사치들이 다 몰려와 자기 것도 사 줄 것을 요구한다. 바나나 한 송이를 1달러를 주고 샀더니 떼거리로 몰려든다. 필요한 물건을 샀으면 그만인데 또 사라고 몰려드는 것은 순전히 생떼가 아닌가. 베트남 사람들은 자존심이 강하고 단결을 잘 한다는 데 이렇게 관광객에게 1달러를 위해서 치근대는 것을 보면 자존심은 저희집 장롱속에 넣어 둔 것이 아닐까 싶다.

 

궁궐이라고는 하지만 실내가 퍽 비좁았다. 왕의 조상이 의자에 턱 버티고 앉았지만 신하가 몸 굽힐 자리는 좁기만 하다. 향을 피워 놓아 연기가 자욱하다. 궁궐 겉면과는 달리 집안의 기둥은 화려해 보인다.

 

 

땀꼭에 닿았다. 땀꼭은 세 개의 동굴이란 뜻이라 한다. 우리는 그 동굴을 향하여 가고 있다. 삼판 배 한 척에 두 사람씩 탔다. 삼판 배는 대를 얇게 켜서 엮어 만든 배다. 물이 들어오지 않도록 겉에는 도료를 바른 것 같다. 사공이 뒤에서 노를 젓는다. 잔잔한 호수 위를 천천히 걷는다. 풀숲 속에서 수많은 두루미들이 하늘을 난다. 아름답다. 카메라에 주워 담으려 했지만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

 

삼판배는 멀리서 보기에는 아차하는 순간에 뒤짚힐 것 같이 불안해 보였지만 막상 타고 보니 안정이 된다. 물도 그렇게 깊어 보이지 않는다. 여름이라면 수영복 입고 들어가도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동굴 속으로 들어갔다. 밀물이 되어 물이 차면 동굴 속을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그 동굴 속을 들어가니 작은 호수다. 기암괴석을 바라보노라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지 싶다. 땅거미가 내려앉은 안개 낀 호수 속을 대나무 보트를 타고 노를 저어가는 기분은 신선이 된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dharmanet.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베트남 여행, #린빈 호아루, #삼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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