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고드름이 뭉툭하네.”

 

고드름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크게 내려가지 않는 탓도 있지만, 그 것보다는 지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에 고드름을 보는 것은 일상이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눈앞에 나타났다. 그만큼 고드름은 흔한 것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고드름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붕이 바뀌게 됨으로서 고드름도 우리 곁에서 멀어진 것이다. 새마을 운동으로 잘살기 위해서 초가집을 개량한 것이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새마을운동을 통해서 우리가 잘 살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많은 것을 상실한 것이다. 특히 아름다운 문화를 잃게 된 것이다. 지붕이 달라짐으로서 고드름을 자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고드름의 모습이 달라졌다. 초가지붕에 열리는 고드름은 아기자기 하다. 그러나 요즘 고드름은 지붕의 모습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뭉툭한 스레트 지붕에 생긴 고드름은 그 모양대로 넓적하고 뭉툭하다. 초가지붕에 열린 고드름처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 정감이 있다. 세월 따라 변화된 겨울 풍광에 젖어본다.

 

달라진 것은 고드름만이 아니다. 겨울에 꽃을 볼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하였었다. 그러나 예쁜 꽃을 감상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새로운 즐거움이 아니겠는가? 빨간 철쭉꽃이며 하얀 꽃들의 모습에서 삶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가 있다. 초가지붕에 열렸던 고드름을 보던 시절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다.

 

세상사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잠재능력은 있다. 그것도 무한대의 능력을 모두 다 가지고 있다. 단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가지고 있는 능력의 실체를 믿느냐, 아니면 믿지 못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것을 믿고 있는 사람은 잠재능력을 현실로 이끌어낼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다.

 

겨울에 꽃을 피워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피워낼 수 없었을 뿐이다. 겨울에도 얼마든지 꽃을 피워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노력하니, 실제로 피워내고 있지 않은가? 화분에 피어 있는 꽃들을 바라보면서 ‘할 수 있다’ 라는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는 것이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혼자서 너무 앞서가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모든 일은 조화를 이룰 때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활짝 피어 있는 꽃을 바라보면서 봄이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방안에 꽃이 활짝 피어 있어도 겨울은 겨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고드름이 열릴 정도로 한 겨울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 것이 삶의 지혜이고 슬기인 것이다.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꽃이 활짝 피어 있지만, 고드름이 열릴 정도로 추운 겨울이라는 점을 의식하고 살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꽃이 피는 겨울을 만들어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경제가 어려워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때에 중심을 잃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고도 후회하지 않는 그런 삶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태그:#겨울, #이야기, #조화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