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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여러분들은 겨울 하면 어떤 단어가 떠오르나요? 하얀눈, 고드름, 모닥불, 스키, 이런 단어들이겠지요. 27일, 제1회 울릉도 눈꽃축제를 취재하기 위해 차에 올랐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눈들. 눈이 쌓인 도로 주위로 간혹 눈에 띄는 조그마한 집들의 굴뚝에선 연기가 피어오르고 그런 일상의 모습들을 보며 그 집들의 따뜻한 구둘목이 있는 안방 모습들을 상상해 보곤 합니다.

 

 

 

 

가족들끼리 소곤소곤 정다운 얘기들을 나누며, 이불 속에 서로의 발이 닿으면 툭툭 치며 장난을 거는. 또 혹시 누군가 방귀라도 뀌면 서로 깔깔대고 웃으며 서로가 자신이 아니라며 손치레를 치던. 또 부엌에선 모락 모락 김이 오르며 익어가고 있는 고구마를 기다리는 그런 풍경들 말입니다.

 

차창 밖으로 꽁꽁 얼어 있는 고드름이 보입니다. 겨울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겠지요. 오늘 문득 창 밖의 고드름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한 방울, 한 방울 물방울들이 모여 차가운 겨울바람에 맞서 서로 의지하며 엉겨붙은, 그리고 이내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새로운 물방울이 덧씌워지고 또 이내 모습을 감춰버리는 고드름. 고드름은 항상 투명하고 맑은 본모습 그대로, 세상 사람들 눈에 그렇게 비춰집니다. 그런 고드름처럼 우리 사회도 맑고 투명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언젠가 어느 인터넷 카페에서 본 사진이 기억납니다. 어떤 형태의 사진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 사진의 설명에는 성인의 눈에는 나신으로 서로 사랑하는 남녀의 모습으로 보이고, 아이들에게는 돌고래의 모습으로 보여진답니다. 필자는 그 사진의 설명에 겸연쩍은 웃음을 지으며 돌고래의 모습을 찾으려 한참이나 바라보았지만 돌고래의 모습은 비춰지지 않았답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 어린이들과 남자 혹은 여자, 젊은 사람들이나 연로하신 어르신들이나 보는 시선과 관점이 조금씩 다른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것만이 좀 더 밝은 세상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해가 갈수록 어두워지는 눈과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흰머리를 보며 저 또한 어쩔 수 없는, 한세대를 살아가는 그저 평범한 구성원임을 또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아이들의 티없이 맑고 밝은 미소를 보며, 세상의 혼탁한 입자들을 한 방울, 한 방울 걸러내며 맑고 깨끗한 고드름의 모습을 만들어내듯, 또 따뜻한 봄이 오면 이내 사라져 버리고 마는, 그런 고드름의 모습처럼 비록 사라질지라도 존재하는 한 맑고 투명한 그런 사람들이 살아가는 깨끗한 사회였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벌써 나리분지의 눈꽃축제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행사장에는 오징어잡기 '스노우슬라이딩' 행사가 한창입니다. 튜브를 타고 오징어를 들고 있는 사회자의 손을 향해 쏜살같이 내려옵니다. 어른들이나 꼬마들이나 욕심은 똑같나 봅니다.

 

"꼬마야~ 니는 오징어 많네?"

"아저씨 한 마리만 주면 안 되겠나?"

"아참~ 아저씨도 몇 마리 되네요. 빨리 올라가서 타소~"

"발에 물들어가서 시려워 미치겠구만~."

 

전국의 <오마이뉴스>독자 여러분. 울릉도의 눈꽃축제가 열리는 나리분지의 겨울풍경에 한 번 빠져보시지 않으시렵니까?

덧붙이는 글 | *배상용기자는 울릉도관광정보사이트<울릉도닷컴>현지운영자이자 울릉군의회의원,울릉군발전연구소 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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