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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구 충남도지사가 21일 연두순방 차 연기군을 찾아 군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연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이완구 지사와 군민과의 대화의 자리에는 최준섭군수와 조선평 군의회의장, 정진석 국회의원 및 각 기관장들과 군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하였다.
 

  
최준섭 연기군수의 환영인사를 시작으로 열린 이 날 대화에서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마이크를 들고 장내를 돌면서 질의를 받아 답변하는 등 이 지사 특유의 거침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 지사는 행복도시와 관련 연기군민의 질의가 많을 것을 예상한 듯 1부에서는 행복도시 이외의 질문을 먼저 받고 2부에서 본격적으로 행복도시 관련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 지사는 “의례적인 얘기가 아닌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눠 연기군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진행에 나섰으나 행복도시 관련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는 자신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한 채 시민연대나 주민연대 측의 주장을 일축하며 오히려 역정을 내는 등 토론의 기본조차 지키는 못하는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날 1부 대화에서는 생활쓰레기 종합처리시설 설치에 도비 10억 지원, 조치원재래시장의 고객편의시설에 5억 지원 등을 즉석에서 호기있게 약속했고 주민들이 건의한 장애인회관 건립, 연기공설운동장 설립, 노령농촌인력에 대한 지원과 대책 등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 검토하여 대안을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2부 행복도시 관련 질의에서 이 지사는 작심한 듯 그 동안의 경위와 충남도의 입장을 20여분간 설명하며 “잔여지역대책과 특별교부세 3% 지원 등 명분이 빠진 정부의 세종시 설치법은 찬성할 수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또한 “이명박 당선자와의 만남에서 행복도시의 기존 계획대로 정상추진과 함께 국제과학비지니스도시 기능을 추가한 자족도시로의 추진을 약속받았다며 도지사를 믿고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세종시의 법적지위에 대해서는 “ 잔여지역과 주변지역규제완화 등이 해결된 이후에 광역이든 기초든 연기군민과 충남도민의 의견을 존중하여 결정할 일”이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시민연대 전응규 대표는 “세종시 설치법 입법과정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이 지사가 보인 태도는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하자 흥분한 이 지사는 “도지사를 못믿으면 누굴 믿느냐? 뭘 못 믿겠다는 것이냐”며 따지듯 다그쳤다.

 

이에 답변하려는 전응규 대표의 말을 자르며 “판단은 군민들의 할 것”이니 앉으라고 종용하며 답변의 기회조차 주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또한 주민의견 전달과정에서 건설청이나 국회의원 정진석 사무실에서 자신들의 얘기를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오자 “국회의원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얘기하지 말라”며 정진석 의원을 일으켜 세우며 오히려 격려의 박수를 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세종시 설치 주민연대 측에서는 “정부기구 축소로 인해 행복도시가 축소될 우려가 있어보인다. 2월 국회에서 세종시 설치법을 통과시켜 예정대로 추진하는 것이 연기군민의 염원이니 도와달라”고 하였으나 “행복도시는 건설특별법에 의해 추진되는 것이다. 어설픈 현재의 법을 빨리 통과시킬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빨리 통과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하지만 역시 답변하려는 주민연대 측의 발언을 듣지도 않고 무시하며 “답답한 양반이다. 그 런 말이라면 그만하라. 내 말을 들으라”는 등 기본적인 예의조차 지키지 못하는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이 지사는 행복도시 관련 질의에서 자신의 입장만을 연기군민에게 일방적으로 전달하며 “도지사의 말을 경청하고 믿고 따르면 다 잘될 것”이라는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말을 남긴 채 서둘러 진행을 마쳤다.


이런 태도를 지켜 본 금남면 김모씨는 “주민들과 의견을 모으기 위해 대화를 한다더니 자기 얘기만 일방적으로 하고 다른 의견을 말하면 무시해버리는 태도를 볼 때 과연 도지사의 자질이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주민연대 홍석하 사무국장은 “이지사의 이런 태도는 어이가 없다. 주민들은 현재 불안함을 넘어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지사는 장황하게 자기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며 “잔여지역에 대한 대책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가지고 요구해야 할 사항인데 아무런 내용이 없이 설치법 통과에 발목잡기로 이용하고 있다. 오히려 도지사가 말하는 특별교부세가 잔여지역 대책으로 제시될 수도 있는 것이고 건설특별법 상의 미비한 부분은 차기 정부와 협의하여 수정해 나가면 되는 일이지 세종시 설치법에 교부세를 명문화 해야만 대책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동안 이 지사의 추진력이나 리더십으로 볼 때 이런 중요한 국가적 대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믿고 기대해 왔다. 하지만 오늘 이지사의 태도는 참으로 실망스럽고 우리 연기군민들은 추운 날씨에 상경투쟁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도지사마저 도와줄 수 없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주민들의 절박한 심정을 헤아려 세종시 설치법 통과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이지사의 결단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세종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행복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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