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한나라당 이영규 대전 서갑 당원협의회장이 이명박 당선자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찬성하고 나섰다. 단,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폐지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영규 위원장은 "정부조직을 축소하는 건 대찬성하지만 과학기술은 대덕연구단지가 먹고살기 위해 과학기술벨트를 만들려면 해당 부처가 있어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총선주자 인터뷰를 하기 위해 도마동 네거리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방문했으나 지역 유권자를 만나러 나간 그는 자리에 없었다.

 

약속시간에 맞춰 들어선 이영규 위원장은 쌀쌀한 기온 탓인지 난로 곁에서 곱은 손을 녹였다. 두 시간 정도 지역을 돌았다는 그는 그다지 힘들어 보이지 않았다.

 

하긴 충남 서천의 시골 마을에서 빈농의 막내로 태어나 차비가 없어 읍내에 있는 중학교까지 왕복 20리를 매일 걸어 다녔다는 그다. 덕분에 지금도 다리 하나는 튼튼하다고 자랑한다.

 

공주사대부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행시, 사시 양과에 합격한 이영규 위원장은 지독한 노력파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출신들에게 따라 붙은 '수재'라는 수식어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보였다.

 

서울지검 부부장 검사를 끝으로 지난 2004년의 4·15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나섰다 탄핵 열풍으로 박병석 위원장에게 완패를 한 이영규 위원장은 그 후 4년 동안 지역구 관리를 충실히 하며 재기의 칼날을 갈아왔다.

 

당시에는 출마할 후보가 없어 총선 한 달 전에 차출(?)당한 이영규 위원장이 요즘은 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서인지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려는 정치인들이 많자 적잖이 신경 쓰이는 눈치다.

 

며칠 전 이영규 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정치인은 자기가 출마하려는 지역에 모르는 강아지가 나타나도 가슴이 덜컹한다"고 말해 웃음이 터진 적이 있다.

 

공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 같다는 이영규 위원장은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의 직계로 친 박 인사로 분류된다.

 

당내 후보군과 관련 "남충희 전 대전시장 출마자와 이세복 선진시민연대 대전사무총장 둘 다 여기서 활동한지 얼마 안 됐고 기본적으로 이곳 사람이 아니"라며 "남충희씨는 중심당 당적으로 대전시장 후보까지 나왔던 분인데 한나라당 후보가 엄연히 있는 상황에서 중심당 사람을 데려다가 공천을 주겠냐"며 경계심을 보였다.

 

이외에도 MB 측에서 특별히 사람을 옹립할 거 같지는 않다고 밝힌 그는 "주민들이 공천 받았냐고 물어보는 데 신경도 쓰이고 피곤하다"며 공천 문제가 하루빨리 정리되길 원했다.

 

이영규 위원장은  중앙에서 MB 측 인사가 내려오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면서 간단명료한 논리를 내세웠다.

 

그는 "내 생각은 중앙에서 엄청난 거물이 서갑지역으로 밀고 내려오진 않을 거 같다"며 "굳이 중앙의 거물이 (한나라당이)어려운 서갑을 오겠냐, 쉬운 강남이나 대구를 가겠지"라고 말했다.

 

MB측에 대한 경고의 말도 슬쩍 흘렸다. 그는 "상대에 비해 그렇게 처지지 않는 현역 지구당 위원장이 있는데 잘못하면 반대파를 숙청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이영규 위원장은 "중앙당에서 계파를 초월해서 당선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공천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며 "그래도 현역인 통합신당의 박병석 의원하고 싸워서 이길 사람은 바로 나"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그는 "MB 쪽도 결국은 박 전 대표 쪽과 비슷하게 갈 것"이라며 "반반이라는 뜻이 아니라 비슷한 지분으로 가고 양쪽 다 물갈이 할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나리오를 가지고 싹 갈아치우려는 건 아니라고 본다"며 "당내 불협화음이 생기면 총선도 불리하고 대통령에게도 짐이 되는데 왜 그렇게 하겠냐"고 예상했다.

 

이영규 위원장은 "공천 문제는 합의에 의해 타협과 양보를 할 것"이라며 양측 다 온건파 합리주의가 있어 잘 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분당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영규 위원장은 "갈등은 있겠지만 분당은 양쪽 다 상처"라며 "MB도 손실이고 박 전 대표도 타격을 입는데 그런 일은 안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선거구증설 문제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찬성이지만 서구에서 3개를 만든다고 하면 욕심이라고 하지 않겠느냐"며 "미리 차근차근 준비 했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구 분구에 대해서는 자신의 지역구 문제인 탓인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그는 "분구 문제는 조금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지역민의 의사가 최대한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집권당 견제론, 독재 시대나 가능한 논리"

 

이영규 위원장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대전 전체를 생각해 공약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사 임용 전 행시에 합격 한 뒤 대전시 등에서 공무원 생활을 해 봤던 그의 정치적 꿈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 위원장은 "동네 앞길 지어 달라 그런 공약을 떠나서 150만 대전 인구가 먹고 살려면 대규모 국책사업과 국내외 대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며 "대규모 국책사업 중 로봇랜드와 자기부상열차는 실패로 돌아갔는데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하면 대전시민들 전체가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된다"고 첨복단지 적극 유치를 밝혔다.

 

또한 "집권당이 뭐했는지 모르겠다"며 "성의가 부족했던 역량이 부족했던 지금껏 실패한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 전체가 발전 하는 게 내 지역구도 발전하는 것"이라며 "대전 전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거시적 공약을 내 놓겠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국책사업과 국내외 대기업을 유치 할 경우 부족한 산업용지는 기성동 쪽에 산업 용지를 개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영규 위원장은 "기성동 쪽에 땅이 많기 때문에 기업이 들어올 인프라가 된다"며 "현재는 교통이 안 좋아 못들어오는 건데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되면 도움을 청해서라도 도로를 확장해 진입로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자신에 대한 지역여론에 대해서는 "내가 듣는 여론은 좋은 것만 듣게 되니까 객관성은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피부로 느낄 때 4년 전하고는 천양지차가 있을 정도로 저와 한나라당에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15 총선 때는 탄핵 역풍 때문에 명함을 돌리면 찢어 버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명함을 돌리면 경제를 살려달라고 격려해 준다고 밝혔다.

 

이영규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 달라고 요청하자 혹시 총선 전에 불지도 모를 '집권당 견제론'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이 한나라당에서 됐으니까 야당이 다수당이 돼서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하지 않냐 는 논리가 있는데 그 논리는 6,70년대 권위주의 시대에 맞는 논리"라며 "그때는 독재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야당이 국회다수를 차지해서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해야 하는데 오히려 지금은 민주화되고 시민사회단체의 힘도 커져서 대통령이 너무 힘이 빠져 야당이 다수당 되면 대통령이 정책을 추진하지 못한다"고 강력한 집권세력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전시티저널 (www.gocj.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이영규 , #한나라당 , #49총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