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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 동창생인 아내 친구가 이번에 둘째를 임신했다. 계획 임신은 아니다. 당장은 계획이 없었지만 조심하지 못해 생긴 아기이다. 이번에 생긴 아기를 놓고 그 부부는 옥신각신 다툼을 벌이고 있다. 왜 다투고 있는 것일까?

 

그 여고 동창생은 한 달에 350만원 번다. 워낙 탄탄한 직장에 다니다보니 그렇다. 그녀의 남편은 한 달에 250만원 번다. 맞벌이 부부치고 적잖게 벌고 있다. 서울 성동구의 20여평 아파트에서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

 

직장 생활 10년이 넘게 다니고 있는 그녀, 30개월이 다 된 첫째아이한테 해준 게 없다고 토로한다. 출산 휴가 한 달 받은 것 빼고는 첫째아이와 함께 한 시간이 없다. 시댁이 가까워 아이를 시댁에 맡겨놓고 퇴근해서 찾아오곤 했다. 그렇게 30개월 가까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이번에는 확실하게 아기를 키워보고 싶다는 것이다. 할머니 손에 맡기지 말고 자기 손으로 아기의 모든 것을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하루종일 아이와 함께 하면서 아기에게 엄마의 숨결을 느끼게 해주고 첫째아이때는 경험하지 못한 아이의 작은 것 하나까지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이번 둘째 아이를 이유로 직장 생활도 좀 쉬고 싶다는 것이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그녀의 남편은 반대 입장을 내보인다. 둘이 함께 벌어 기반을 세우고 난 다음에 둘째를 갖자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아기 때문에 비교적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둔다는 것도 좀 아쉽지 않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그녀의 입장은 이렇다. “이왕 생긴 아이 지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한 남들은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으로 아이 키우고 다 그렇게 생활하는데 왜 꼭 맞벌이를 고집해야 하나”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그녀와 남편 사이에 의견충돌과 함께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남편 입장도 이해되고, 아내 입장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아이를 포기하고 직장생활을 선택하라거나 또 직장을 포기하고 제대로 된 육아에 매진해보라거나 하는 등 어느 한쪽 의견에 동조하기가 참 애매모호한 상황이다.

 

앞으로 이 부부가 어떤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지 아직은 모르지만 여하튼 비상한 내 관심사가 되고 있다. 맞벌이 해 벌어들이는 적잖은 돈도 내가 볼 땐 큰 매력이고 진정한 엄마의 길을 가는 것도 내가 볼 땐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자든 후자든 서둘러 결정을 내야할 상황이며 그들의 결정에 나는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결정을 할 것인가? 사뭇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 티스토리 블로그에도 동시에 송고했습니다.


태그:#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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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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