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메커니즘의 발달에 힘입어 그 표현방법이 다양화 되었고 매체의 의미도 새롭게 정립되었다. 특히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사진이 접목되면서부터는 좀더 표현방법이 다채로워졌다.
정규철은 절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사천왕성을 찍었다. 그런데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는 촬영 후에 후처리 과정에서 디지털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변형시켜서 자신의 미적 주관과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대상에 이입시켰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앵글과 프레임, 색깔이 다양하다. 그리고 후처리 과정에서 컬러를 변형시켜서 최종 결과물의 느낌이 사진이라기보다는 수채화나 유화물감으로 그린 그림과 같이 느껴진다. 새롭고 낯설게 보이기를 시도하는 것이다. 최종 결과물이 조금은 위압적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시각적 즐거움을 주고 있다.
사진 발명 이후 사진은 회화를 닮으려고 노력했지만, 회화는 오히려 사진을 닮으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두 매체 모두 표현영역이 다양화되었고, 새로운 시각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매체의 발달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데 큰 작용을 하였다. 그러한 현상을 반영한 것이 이번에 정규철이 발표한 작품들이다. 그 결과 이번 전시회는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사진표현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되었다.
덧붙이는 글 | 기간 2008-01-16~2008-01-22 장소 갤러리 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