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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와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 자유로운 삶을 사랑하는 여자와 차분하고 소심한 남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그들이 손을 맞잡고 사랑을 노래한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과 같은 운명보다는 이 순간 바로 내 곁에 있는 그 사람이 운명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렇다. '저이는 내 고용인이야 저이는 내 의뢰인이야'라고 노래하며, 서로를 밀쳐내도 자석처럼 강력한 '이끌림'은 사랑의 향기를 발산하다.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난 안유진(배우실명 사용, 1월 8일 캐스트)은 얼마 전 신문사에서 짤린 백조이다. 아버지의 명령으로 선을 보기도 하지만 인도에서 만난 첫사랑 '김종욱'을 잊지 못하는 인물이다.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의 문을 두드리게 된 유진은 그 곳에서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 김재범(배우실명 사용, 1월 8일 캐스트)을 만나게 된다.

 

'김종욱 찾기'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돌진하는 그들은 정반대 성격답게 작은 일에도 티격태격하며, 그렇게 서서히 '미운 정'이 들게 된다.산전수전을 다 겪는 그들은 의외로 쉽게 유진의 지갑에서 '김종욱'의 흔적을 찾게 된다. 결국 유진은 그렇게 그리던 '김종욱'을 만나게 되지만 자신의 진정한 김종욱은 재범임을 이야기한다. 재범 역시 자신의 진정한 사랑은 유진임을 고백하며, 둘은 아름다운 결실 '사랑'을 노래하게 된다. 

 

유진의 지갑 속에 '김종욱'의 흔적이 있었다는 결말은 유진이 진작에 '김종욱'을 만날 수 있었지만 무언가 두려움이 있었음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이는 자신의 현재 처지에 대한 일종의 부끄러움일 수도 있고. 아니면 변했을지도 모를 첫사랑 김종욱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예전 모습 그대로 기억의 박제를 원했을 유진처럼 우리 역시 첫사랑의 기억만큼은 온전하길 소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 김종욱을 찾아 나서는 뮤지컬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내 곁에 있는 진정한 '김종욱'을 알아보고 사랑하라고 이야기한다. 버스가 떠난 후, 손 흔드는 것처럼 안타까운 것도 없다. 지금 당장 고백하라. 당신 곁에서 사랑의 36.5도를 발산하고 있는 바로 그 사람에게.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BS 유포터, 스포츠 조선에도 송고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김종욱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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