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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양수 의원 외에는 대안이 없을 거라던 양산지역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밝혀 문제가 된 “4·9총선 공천과정에 현역의원 중 최소 35~40% 이상은 바뀔 수밖에 없다”는 이른바 ‘공천 대폭 물갈이 방침’ 때문.

 

이 총장은 특히, 물갈이를 위한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는데, “▲영남권의 물갈이 비율을 수도권보다 더 높이겠다.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를 밀었던 의원보다 이명박 당선자를 도왔던 의원들을 더 많이 교체하겠다”고 밝혀 이같은 사실을 더욱 분명히 했다.

 

이 총장은 영남권 물갈이와 관련, “영남권의 경우 한나라당에 유리한 지역이기 때문에 그럴수록 참신한 인물들을 공천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도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박근혜 전 대표측 인사들의 거센 반발 탓에 ‘물갈이’란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부인하긴 했지만 그 여파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영남지역은 MB를 지원했던 후보들과 박 전 대표를 지지했던 의원들이 뒤섞여 있어 공천이후 탈락자들을 중심으로 집단반발이 예상돼 심각한 내홍을 겪을 게 뻔하다. MB를 지지했던 인사들은 “실컷 도와줬더니 토사구팽 시킨다”며 배신감을 토로할 수 있고, 박근혜측 인사들은 “정치보복”이라고 항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산지역도 마찬가지다. 한나라당 경선기간부터 촉발된 분열양상 탓에 아직도 여러 가지 변수들이 남아있는데다 경선 및 대선과정에서 김양수 의원 측이 MB측 공신으로 부각될 만한 두드러진 공헌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년위원장을 맡아 나름의 방법으로 BBK의혹을 막아내는 등 일정 부분 역할을 감당하기는 했지만 지역구의 비중이나 초선이라는 정치경력 탓인지는 몰라도 전면에 포진되거나 A급 공신의 반열에 오르지 못한 것은 사실.

 

게다가 양산지구당은 지난 5·31지방선거 이후부터 웅상지역 재선거에 이르기까지 계속되는 선거상황에서 패배를 거듭해왔기 때문에 리더십에 중대한 상처를 입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이 때문에 사실상 ‘사고지구당’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어쩔 수 없는 상황.

 

그동안 지구당 하부조직에서 거듭 김 의원의 공천결정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탈당사태가 거듭된 바 있고, 지난 경선에서도 박 전 대표 측을 지지하는 세력이 만만찮게 규합됐던 것을 보면 김 의원 측이 안심하고 있을 만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방호 총장이 밝힌 계획대로라면 김 의원이 공천에 탈락해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할 수도 없는 실정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 속에 박근혜 전 대표 측이 지난 경선과정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던 양산지역 인사들 가운데 공천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천심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어느 정도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적어도 일방적인 김양수 의원 추대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일고 있고, “요즘 같은 추세라면 사실상 누가 나와도 한나라당 간판만 달면 승리가 보장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도 들려오고 있다. 즉, 양산시민들이 “무조건 김양수 의원이어야만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것.

 

김 의원 측도 얼마든지 선택이 가능한 변수를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중앙정치무대에서는 나름대로 건축전문가라는 이미지를 굳힌 김 의원이 비례대표로 낙점을 받을 수도 있고, 이명박 정부의 초대 건교부장관이 못되리라는 법도 없으며, 정작 본인은 지역구 이동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원래 부산출신인 김 의원이 부산진갑 등 광역권 사고지구당을 공략해 지역구 이동을 모색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김양수 의원이 ‘당연히’ 공천을 받아 총선이 ‘시시하게’ 끝나버릴지, 아니면 양산지역에도 ‘공천물갈이’가 적용돼 전혀 새로운 정치신인이 등장하는 등 변화의 소용돌이가 불어 닥칠지 지역정가의 관심이 점차 ‘4·9총선’으로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신청 예상자로는 경선 때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와 양산지역 선대위원장을 박규식 현 도의원과 유재명 한국해양연구소 책임연구원, 이명박 당선자를 도왔던 조문환 원장(비뇨기과의사)과 이창진 (주)조은이웃 대표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합신당쪽에서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김 의원과 겨뤄 불과 1000표라는 박빙의 승부를 펼쳐 아쉽게 낙선했던 송인배 전 청와대 비서관이 재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데, 만일 거대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발동되는 경우 17대와 같은 선전을 기대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민주노동당에서는 심경숙 양산민중연대 상임대표가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무소속으로는 김대오 나눔의집 양산지점장 등이 출마의사를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은 공천일정에 대해 “10일쯤 총선기획단을 출범시켜 1월 말까지 지역구별 여론조사 등 기초작업을 마무리한 뒤, 2월 한달간 공천심사를 거쳐 3월 초 공천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18대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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