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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 월암동 소재 국립 철도대학의 사립대학 전환 및 이전 추진과 관련, 철도대학 총동창회가 의왕 존치를 정부에 건의하고 경기도가 특단의 대책을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의왕시와 시민사회단체들이 3일 철도대학 존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재돌입했다.

 

의왕시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철도기술연구원, 철도박물관 등 세계적인 철도시설 인프라가 구축된 의왕시의 현 위치에 한국철도대학을 존치해 줄 것을 요구하는 홍보안내문 배포와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정부에 건의한다는 계획으로, 향후 건설교통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철도대학 존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건의하겠다"

 

시는 홍보안내문에서 "건교부가 국가균형발전 및 경영합리화를 명분으로 의왕시에 있는 한국철도대학을 고려대 서창캠퍼스로 이전하기 위해 2007년 12월 말로 예정된 우선협상시한을 넘겨가면서까지 비효율적이고 명분없는 협상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건교부가 철도대 주변에 철도기술연구원을 확장하는 등 철도시설 집적화의 필요성을 공감하면서도 단순한 지역균형발전과 경영합리화 논리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하려는 것은 이율배반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철도대학이 (의왕에 자리하고 있는)철도박물관과 철도기술연구원, 철도인력개발원, 현대로템연구소, 의왕컨테이너기지 등과 함께 복합단지를 형성해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철도대를 4년제 대학으로 개편해 현 위치에 존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시는 이달 중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지역 현안사항으로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월 김문수 경기지사는 철도대학으로 부터 최종안을 제시받아 도 차원의 의회결의문을 채택케 하고 의왕시와 협력하여 4년제 승격을 추진하며 철도단지를 집중육성사업으로 개발하는 등 특단의 지원대책을 마련할 것을 실무진에 특별지시한 바 있다.

 

특히 철도대학, 철도박물관, 철도기술연구원, 철도성능시험연구소가 집적화된 철도단지를 집중육성사업으로 '2010 경기계획'에 반영하고 철도단지와 왕송호수, 자연학습공원, 조류탐사관학관과 연계한 철도테마 관광단지 조성계획을 시와 공동 추진키로 했다.

 

 

"우선협상기한 경과로 고려대 서창캠퍼스 이전 명분없어"

 

의왕시 관계자는 "우선협상 기한 경과로 고려대 서창캠퍼스 이전은 명분이 없다"며 "오는 7일까지 3만명을 목표로 철도대학 이전 반대와 현위치 존치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민사회단체와 전개하여 철도대학측과 건교부, 청와대 등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도 "정부가 철도대학 인근에 있는 철도기술연구원을 확장하는 등 철도시설 집적화에 나서면서도 단지 수도권정비계획법이 걸림돌이라는 이유로 철도대학을 타 지역으로 옮겨가려는 정책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교부 '철도대학 사립화 사업'에 따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고려대 서창캠퍼스와 철도대학은 지난해 3개 분과를 구성, 인수협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갖춘 철도 전문인력 양성과 철도 단과대학 발전을 위해 투자에 합의하고 예산서를 작성해 건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교직원에 대한 신분보장과 처우문제를 놓고 극심한 견해차를 보여 인수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결국 사실상 협상이 결렬된 것 아니냐는 예측과 함께 철도대학과 동문들이 다시금 국립 철도대학 유지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앞서 의왕시는 지난 2007년 3월 철도대학 이전이 추진되자 '존치시켜 달라'는 건의문을 건설교통부, 경기도, 한국철도공사에 보냈으며 의왕시의회도 4월 임시회에서 '이전 반대 건의문'을 의원 만장일치로 채택해 건설교통부 장관 앞으로 보낸 바 있다.

 

 

경기도, "도내 대학들과 통합해 종합국립대 만들겠다"

 

국립 철도대학과 건교부의 이전 추진과정

의왕시 월암동 374일대 4만4535㎡에 자리한 현재의 국립 철도대학은 1985년 8월 캠퍼스를 마련하고 현재 3년제 5개과, 2년제 2개과 등 총 7개과에 610명이 재학 중으로 그동안 3800여명 철도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 배출한 한국 철도교육의 유일한 산실이다.

 

한국 철도대학은 1905년 '철도 이원양성소'로 인천 제물포에서 개소한 이래 1985년 의왕시로 이전돼 오늘에 이르렀으며 의왕시민들은 철도대학이 문화적 여건을 조성했다며 철도대학에 거는 기대와 자긍심이 대단할뿐 아나라 의왕시 테마이자 상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교부는 2006년 12월 국립 2·3년제 전문대학인 현 철도대학을 4년제 종합대학교에 통합하는 '한국철도대학 사립화사업' 시행계획을 공고하고 2007년 3월 철도대학 인수제안서 접수에 이어 5월 고려대 서창캠퍼스(조치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인수 1순위로 선정된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는 철도대학을 인수 철도물류대학으로 개편해 행정중심 복합도시에 입주시킨다는 계획으로 실습현장인 철도공사와 철도시설공단이 가까운 대전에 위치해 있어 선정 과정에 있어 인수 가능성이 가장 유력시되어 왔다.

 

건교부에 인수 제안서를 접수했던 사립종합대학교는 고려대 서창캠퍼스를 비롯 군포 한세대, 서울 서경대, 전주 전주대 등 4개 대학으로 해당 지자체들도 유치전을 지원했다.

 

특히 인근 군포시 관내에 위치한 한세대학교가 철도대학 유치에 나설 의향을 비치자 군포시 노재영 시장은 철도산업 클러스터를 구축, 철도를 시 브랜드로 육성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용하겠다고 밝히고 범시민유치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웃한 의왕-군포시 두 지자체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철도대학 및 철도인프라의 '지키기와 끌어가기' 줄다리기 하는 형국을 빚고 경기도 또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면서 실패로 끝나 윈윈하며 힘을 모았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한편 건설교통부는 지난해초 국립 철도대를 4년제 종합대학교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하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를 선정하고 지난해 말까지 MOU를 체결한다는 밝힌 바 있으나 협상 기한이 경과된 현재까지 최종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경기도는 철도대학을 타 대학과 통합시켜 종합대학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계획으로 건교부에 한시라도 빨리 협상 결렬을 선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립대학 전환에 반대하고 있는 철도대학도 도가 추진 중인 통합 방안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협상 결렬이 확정되면 도내 다른 국립대학들과 철도대를 통합해 종합국립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기도는 한경대와 재활복지대, 경인교대를 통합해 도내 유일의 종합국립대학교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왔으며 여기에 철도대학까지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의왕시는 과밀억제권역에 속해 대학을 신·증설할 수 없다. 따라서 2년제인 철도대학의 4년제 전환은 대학 신설과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어렵다.

 

건교부 관계자도 "철도대학을 4년제로 만들면서 의왕에 그대로 놓아둔다면 기존 전문대를 폐지하고 대학을 신설하는 것에 해당되므로 법을 어기는 것이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경기도가 추진중인 종합국립대학교 안에 포함시킬 경우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함께 철도대학측과 총동문회에서 기존 캠퍼스에서 우수 철도인력을 양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의왕시와 시민들도 기대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한국철도대학 사립화사업기본계획'은 2007년 말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인수 대학교는 철도대학 실습 기자재를 무상 양여받고 학생, 교직원을 승계하여 단과대학으로 개편, 2009년 신입생 모집에 차질이 없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의왕, #철도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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