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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모아진 10kg의 쌀들이 새마을금고에 모여있다.
▲ 전남 장흥군 대덕읍 각 마을에서 모아진 사랑의 좀도리 1년 동안 모아진 10kg의 쌀들이 새마을금고에 모여있다.
ⓒ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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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실천운동

내가 어릴 적 어머니가 밥을 지을 때 부뚜막의 작은 단지에 쌀 한 줌을 넣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그때 난 어머니께 왜 쌀을 덜어 놓는지 물었고 어머니는 "훗날 꼭 쓸 때가 있을 것 같아 이렇게 조금씩 모아둔다"고 말씀하시며 끼니 때마다 모아둔 쌀 항아리를 소중하게 간직하셨다. 그러나 내 기억엔 어머니가 그토록 정성을 다해 모아둔 쌀이 어떻게 쓰였는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안 계신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지난 3일, 전남 장흥군 대덕읍 대덕 새마을금고에 갔다. 새마을금고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빼곡하게 글씨가 쓰인 작은 봉지들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덕촌 김만수, 옹암 한태운, 연지 강인심, 이신 김재수 등 마을 이름과 사람 이름이 새겨진 쌀 봉지들이다.

어머니가 그토록 소중하게 모으셨던 한 옴큼의 작은 쌀들이 이렇게 모여져 이웃에게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게 되었다.

형편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좀도리운동에 참여하여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20kg이 담긴 쌀 봉지(왼쪽)와 현금으로 참여한 회원 명단. 형편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르게 좀도리운동에 참여하여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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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펼치기 시작한 대덕 새마을금고는 지금까지 한 해도 빠지지 않고 10년째 이어지고 있다. 1999년에 선임된 대덕 새마을금고 곽태수 이사장을 중심으로 임직원과 회원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1999년부터 대덕 새마을금고를 이끌고 있는 곽 이사장은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통해 고향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곽태수 이사장 1999년부터 대덕 새마을금고를 이끌고 있는 곽 이사장은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통해 고향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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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읍 연지마을을 비롯한 29개 마을별로 11월 12일부터 다음해 1월 31일까지 모은 쌀과 현금을 대덕읍에 사는 독거노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나누어주고 있다.

'좀도리'는 밥을 지을 때 한 옴큼의 쌀을 항아리에 조금씩 모아 두었다가 어려운 일이 갑자기 생기거나 불우한 이웃이 생겼을 때 모아둔 쌀을 팔아 사용하기 위해 어머니들이 모은 지금의 돼지저금통 같은 것이라고 곽태수 이사장은 설명했다.

곽 이사장은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실천하기 위해 새마을금고 회원들과 함께 대덕읍에 사는 어려운 이웃을 마을별로 선정하여 쌀을 지급하거나 라면이나 내복 등을 구입하여 나누어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해에는 대덕 중학교에서 관내 어른들을 모시고 경로잔치를 열고 고향을 떠난 향우들을 초청하는 등 사랑의 좀도리운동을 통해 어르신 공경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태그:#대덕 새마을금고 , #곽태수 , #좀도리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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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장흥군 마을과 사람들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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