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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하자는 사람 놓고 이렇게 경선하지 말자고 하는데 당이 제대로 가겠나. 그럼 당 깨진다. 이걸(쇄신안을) 봉헌하는 식으로 하고 국민 앞에서 이럴 수 있어! 지난번에도 오(충일) 대표 등이 내게 강요하지 않았느냐." (정대철 대통합민주신당 상임고문)

 

"왜 쇄신위 자리에서 지난번 자기가 당대표 안 된 문제를 얘기하는 건가. 그게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인가. 그게 민주주의인가. 지금도 대표하겠다고 그러는 것 아닌가." (김호진 신당 쇄신위원장)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이 불출마기자회견을 하던 시각, 대통합민주신당 고위인사들은 대선참패를 수습하기 위한 쇄신안을 놓고 공식석상에서 설전을 벌였다.  '손학규 합의추대냐, 경선이냐'는 핵심논란이 그대로 노출됐다.

 

정대철 "경선하자는 사람 놓고... 이럴 수 있어!"

 

3일 오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김호진 위원장은 '당대표 합의추대'안을 담은 쇄신안을 오충일 대표에게 전달했다. 최고위원-상임고문단 연석회의가 당 대표 1인을 추천하며, 당 대표가 최고위원 등 지도부 추천권한을 갖도록 하고, 당권과 공천권은 분리하는 것이 골자다.

 

이 때 이미 당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정 상임고문이 언성을 높이고 나선 것이다. "경선하자는 사람이 있으면 경선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인데, 왜 합의추대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또 "지난번(8월 5일 신당출범 때)에도 내가 양보했다, 공동대표하려다 밀어낸  것을 본인들도 잘 알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도 "쇄신안을 전달하는 형식을 (업무)보고 형식으로 한다면 쇄신위가 당의 무슨 사무기구처럼 되기 때문에 적절치 않고, 이에 대해 '봉헌'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김교흥 쇄신위 간사가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 기자들을 내보내려 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김호진 "지금도 대표 하려고 그러는 것 아닌가"
 

김호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쇄신안 발표 기자회견에서도 "그것(오전 회의 모습)을 국민들이 보시면 아직도 신당이 반성하지 못했구나 하는 걱정을 하실 것으로 생각이 돼서 마음이 대단히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새로운 정치는 저 같은 샌님이 해야만 제대로 된다, 그런 점에서 정치인의 조건이 새로운 시대에는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당 쇄신안의 기본 철학"이라고 여진을 이어갔다.

 

정대철 고문도 뒤이어 기자간담회를 열어 "합의추대는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고, 경선이야말로 신당의 유일한 비상구"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김한길·염동연 의원도 그것이 맞다고 하고, 오충일 대표도 내 귀에 대고 '왜 원칙을 안 지키고 밀어붙이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합의추대는 만장일치인데, 그게 안 된다면 바로 접어야 한다"며 "소송이라도 낸다면 백전백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참여정부 책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며 대표 출마 의사를 거듭 밝혔다.

 

또한 "(7일 열릴 예정인) 중앙위에서 합의추대가 표결로 결정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경선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중앙위 표결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추미애·염동연도 합의추대 비판... 초선모임, 비대위 구성 제안

 

쇄신위는 국회의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합의추대안이 70.5%(67인)의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다고 강조하고 있으나, 반발은 상당한 수준이다.

 

문병호 의원 등 초선의원 모임과 중앙위원 162명이 참여하고 있는 '당쇄신을 위한 중앙위원 모임'은, 당 쇄신위의 제안에 대해 "원천적인 당헌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7일 중앙위에서 표로 부결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8월 5일  창당대회 때 차기 전당대회 때까지 전당대회의 권한을 중앙위에 위임했기 때문에 현재의 최고위는 불법상태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신 '대표 포함 3인은 외부인사, 2인은 총선불출마 선언하는 내부인사로 구성하는 5인 비대위 구성'을 제안했다. 외부인사 3인 추천은 백낙청·함세웅 등 시민사회 원로모임에 추천을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비대위 안이 거부될 경우에는 경선으로 대표를 선출해야 하며, 별도 경선 후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대철 고문과 김한길 의원이 이미 공식적으로 합의추대를 비판한 데 이어, 추미애 전 의원과 염동연 의원도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당 대표 경선출마 제안을 받기도 했던 추 전 의원은 이날 신당 강원도당 워크숍에서 "당의 간판인 대표를 추대하는 것을 마치 쇄신방안의 전부인 것처럼 내세운다면, 총선에서도 참혹한 심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 "실권없는 대표와 계파 안배라는 명분으로 구성된 형식적 지도부가 어떻게 당을 쇄신하겠느냐"며 "경선을 통해 강력한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쇄신위와 최고위는 7일 중앙위에서 합의추대를 골자로 한 쇄신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생각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예상대로 신당은 거센 대선 참패 후폭풍에 휘말려 있다.


태그:#쇄신안, #정대철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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