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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사진, 사진 같은 그림. 회화는 사진을 닮고 싶고, 사진은 회화를 닮고 싶다. 그리고 거기에 꿈결처럼 아름답게 들리는 클래식이 있다. 피아졸라가 흐르고, 비발디가 춤추고, 스메타나가 흰 구름처럼 흘러 다닌다.

메시지 아트라는 새 장르를 개척한 한성훈 작가. 그의 그림을 바라보노라면 꿈과 낭만이 물씬 흐른다. 화려하면서도 소박한 색감, 강렬하면서도 간결한 색채가 캔버스에 자수처럼 아로새겨져 있다.

한 떨기 야생화가 고운 분홍빛을 푸른 잎사귀에 늘어뜨리고 있고, 호랑나비 한 마리가 꽃술의 달콤함에 취해 시대를 잊고 있다. 어찌하여 그의 손 안에서 세계는 이리도 화려하게 부활하는 것인가? 또 어찌하여 그의 손 안에서 초원의 양 두 마리가 저리도 평화로울까?
 
전시회 풍경
 전시회 풍경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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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색적인 전시회였다. 메시지 아트라는 장르는 생소하면서도 진기했다. 아직 이 장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이 장르가 무엇인지 자세히 모른다. 다만 그의 그림을 보면서 어렴풋이 느낄 분이다. 사실화도, 추상화도 아닌 제3의 장르가 희미하게 느껴질 뿐이다.

 
비바 무지카 축하공연
 비바 무지카 축하공연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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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에 부산 해운대 문화회관의 지하 전시실에서 그의 작품들을 보았다. 또 하나 특이한 것은 그의 전시회에 앞서 공연된 ‘비바 무지카’라는 클래식 선율이었다. 세 명의 여성 연주자들이 저마다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를 독특하면서도 경쾌한 손놀림으로 연주하였다. 클래식이 흐르는 전시회는 연말의 밤하늘을 잔잔히 적신 투명한 이슬이었다. 그 이슬이 흐르면서 전시회의 그림들을 진주처럼 빛내고 있었다.
   
사진 같은 그림
 사진 같은 그림
ⓒ 김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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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네스코협회 부산광역시협회 창립 40주년에 초대된 그의 작품엔 이렇듯 특별한 즐거움이 있었다.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활약해온 한성훈 화백의 그림들은 유네스코라는 문화단체의 기념식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소품들이었던 것이다.

2007년 연말에 해운대에 울려퍼진 클래식과 메시지 아트의 앙상블은 가는 해를 아쉬워하면서 경험한 한 폭의 수채화였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함



태그:#전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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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스토리텔링 전문가.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토요일에 떠나는 부산의 박물관 여행>.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찾아서>저자. 단편소설집, 프러시안 블루 출간. 광범위한 글쓰기에 매진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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