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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차게 돋아나는 봄기운이 대지를 적시자 희망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2007년의 봄은 그렇게 꿈처럼 피어났다. 바통을 이어받은 여름은 봄의 용기에 감탄하며 땀 흘려 꽃을 피웠고, 가을은 여름이 일궈온 땀방울에 감사하며 자신을 태워 한 잎 낙엽으로 진다. 12월에게 자신의 못 다한 꿈을 꼭 이루어 달라는 유언을 남긴 채….

 

이제 마지막 남은 달력이 나에게 묻는다. 내 자신을 한번 돌아보지 않겠느냐고. 12월에 돌아본 올 한해 내 삶의 여정이다.

 

 

12월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금산에 있는 마달피 수련원으로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과정1급 통합 연수를 다녀왔다. 보건진료소에 근무하면서 업무차 노인회관을 방문할 때마다 쌓였던 답답함과 안타까움을 털어버리기 위해서다.

 

농촌 환경이 예전에 비하면 참 많이 발전했다. 일례로 노인들의 쉼터인 노인회관이 새롭게 지어지고 난방비까지 지원된다는 점이 그렇다. 참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마을마다 새롭게 잘 지어진 노인회관에서 겨울을 나는 동네 어르신들, 그들은 과연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계실까?

 

 

그 실상은 최신 컴퓨터에 제대로 된 프로그램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최신형 컴퓨터라도 마땅히 활용할 프로그램이 없다면 제대로 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며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 힘들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좋은 환경의 노인회관이 지어진다 해도 그 안에서 활용할 가치 있는 내용이 없다면 한번 생각해 봐야할 일이 아닌가. 그분들에게 내가 도움이 될 수 없을까, 고민하다가 레크리에이션강습을 받게 되었다.

 

 

토요일(15일) 오후, 가족과 함께 금산의 마달피 수련원을 찾았다.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과정 통합 연수를 가는 나를 데려다 주기 위해 가족이 함께 나선 길이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 인적이 드문 그곳에 휑하니 찬바람이 분다. 가족들은 집으로 향하고 혼자서 짐을 챙겨 안으로 들어섰다. 등록과 함께 시작된 연수는 시작부터 끝까지 나를 감동시켰다.

 

갈수록 노년의 인구가 늘어만 가는 농촌, 농한기를 맞아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찾아간 그곳은 잔잔한 호수에 큰 파문이 일듯 나를 놀라게 했다.
첫 시간부터 열정으로 이어진 강의는 마음에 신선한 바람이 불게하기 충분했다. 왜냐하면 내가 원해서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수였고 업무에 큰 도움이 되리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레크리에이션 연수를 받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30여명의 사람들. 대학생부터 50이 넘은 사람들까지 직업도 나이도 제각각 다르지만 찾아온 목적이 갖기에 강의실 분위기는 뜨거웠다. 더구나 나처럼 업무에 활용하여 주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찾아온 보건기관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찾아온 만큼 하나라도 더 담아가려는 열정이 대단했다. 부디 그 열정이 식지 않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화의 바람을 기대해 본다.

 

레크리에이션 이론과 실제에서는 치료로서 활용되는 레크리에이션을 이해할 수 있었고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인 노래와 율동을 배울 수 있었다. 쉬운 동작들을 따라하며 주민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시간들을 그려보았다. 그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레크댄스와 노인 건강댄스를 배우면서 이곳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마음처럼 따라주지 않는 몸동작이 야속했지만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열정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강사들의 열의 또한 대단했다. 온몸으로 강의하는 교수들과 온몸으로 배우려는 연수생들, 그들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마달피 청소년 수련원 교육단장인 문동규 교수는 몸과 마음을 던진 아낌없는 강의로 연수생들의 마음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웃음치료, 노인건강포크댄스, 치료레크리에이션, 민속놀이 실전기법 등을 배우며 함께 했던 30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알차고 즐거웠던 연수가 끝나고 각자 삶의 터전으로 돌아갔다.

 

 

이제 배운 것을 실천에 옮기는 일은 각자 연수생들의 몫이다. 그냥 단순히 자격증을 취득하는 차원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뜻을 실천하며 목적을 달성할 것인가는 순전히 그들의 몫이다. 이번 연수의 목적이 이루어지도록 나름 노력하고 실천하여 나 자신은 물론,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희망과 행복을 나눌 수 있다면 투자한 3일이 하나도 아깝지 않으리라.

 

여가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것, 인생을 살아가면서 손잡고 갈 동무 아닐까. 내가 배운 레크리에이션으로 우리지역 노인 회관에 웃음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하며 할 수 있다고, 잘 해보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해 본다.

 

 

행복도 불행도 내 손안에 있다는 말을 떠올려 본다. 잘 지어진 노인회관에서 노인들이 무료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앞장서는 일, 내가 연수를 받은 목적이다. 이번 연수는 나 자신에게도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  

 

나를 포함한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과정 연수생 모두 자신과 주변사람들에게 건강한 웃음과 행복을 전하는 지도자의 몫을 충분히 발휘하면 좋겠다. 그리하여 참 사랑을 실천할 수 있기를…. 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남은 인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건 노인회관을 이용하는 주민들 몫이다. 나와 주민이 함께 노력한다면 머지 않아 농촌의 노인회관에서 웃음 꽃이 활짝 피어나겠지.


#보건진료소#노인#노인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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