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6일 소원면 의항리 해안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 자원봉사자가 삼성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욕을 등에 쓰고 자원 봉사를 펼치는 등 이날 이곳에서만 10여명이 보였다.
▲ 삼성 비난하는 구호 등장 16일 소원면 의항리 해안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 자원봉사자가 삼성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욕을 등에 쓰고 자원 봉사를 펼치는 등 이날 이곳에서만 10여명이 보였다.
ⓒ 신문웅

관련사진보기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복구 10일 째를 맞으면서 삼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사고 발생의 한 축인 삼성예인선(삼성 T-5호)과 부선을 삼성중공업에 임대해 준 곳이 삼성물산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을 바라보는 지역주민의 시선이 더욱 냉랭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16일과 17일에는 사고 복구 현장에 삼성을 비난하는 원색적인 욕설을 방제복 뒤에 쓰고 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방제복 등판에 '삼성 XXX'라는 글을 새겨 삼성에 대한 악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복구활동에 참여한 한 자원봉사자는 "삼성이 비자금 사건 등으로 온 나라를 경악케 만들더니 이번에는 기름유출이라는 대형참사를 일으켜 또 한번 국민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며 "1등기업 삼성이라고 자랑만 하지말고, 국민들 걱정이나 안 시켰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참가자도 "까만 기름덩어리를 닦다 보니 이번 사태의 원인인 삼성에 대한 분노가 끓어 오른다"며 "삼성은 전 자산을 털어서라도 서해안의 아름다운 비경을 원 상태로 돌려놓아야 국민들로부터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태안반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해수욕장 주민들로 구성된 '만리포 특별재난 주민대책위원회(공동 위원장 국응복 정낙중)'도 삼성에 대한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이들은 16일 저녁 7시 소원면 선주협회, 관광협회, 요식업주 등 주민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주민 총회를 개최하고 삼성그룹에 대해 "방제작업에 동참하고 즉각 배상을 약속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삼성 임직원은 방제작업 왜 안하나"

이들은 성명서에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와 군경 등이 죽음의 검은 기름을 걷어내며 뜨거운 동족 사랑을 나누고 있는데 어찌 가해자인 삼성의 임직원 모습은 보이지 않느냐"며 "삼성 임직원들은 즉시 만리포의 기름 제거활동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주민 대책위는 주민들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건희 회장, 삼성중공업 사장 등의 집 대문 앞에 만리포에서 수거한 기름을 수송, 릴레이 집회를 전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고 현장을 중심으로 일부러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삼성 기름괴담'도 회자되고 있다.

기름괴담의 근거 중 하나는 '정박 중이던 3대의 유조선 중 하필이면 2중선체를 모두 피하고 제일 약한 단일선체인 사고 선박과 충돌했냐'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예인선이 거슬러 올라가 유조선을 앞을 돌아서 진행 반대쪽인 북쪽 유조선의 우측과 충돌한 것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유조선과 충돌한 삼성의 예인선이 유조선과 똑같이 남쪽을 향하고 있어 북서풍을 따라 사실상 순풍 돛 달듯 그냥 진행만 하면 됐던 상황에서 진행방향 반대쪽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5개의 유조선 기름탱크 중 기름이 차 있던 3곳(1·3·5번)만 뚫린 점'도 현지주민들로 부터 의혹의 시선을 받고 있다.

'삼성 기름괴담'은 약간은 황당한 주장을 담고 있지만 삼성에 쏠리는 현지 주민들의 삼성에 쏠린 심경과 분노를 짐작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오해가 많다고 해명했다.

삼성중공업 홍보팀 관계자는 "당일부터 사장을 비롯한 임원과 직원들이 대책본부를 꾸린 채 매일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특히 2명의 부사장이 현지에 상주하면서 복구활동을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1일 평균 1000명의 직원들이 복구활동을 벌이고 있고, 연인원 1만여 명이 복구활동에 참여했다"며 "다만 사고의 책임 당사자 입장에서 '자원봉사자'라고 할 수 없어 외부에는 알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태안반도 기름유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