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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나온 아이들은 옷에 맞지 않은 옷을 벗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우리 사회는 자퇴를 했건 퇴학을 당했건 학교에서 나온 아이들을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했지 “학교가 더 이상 요즘 아이들에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다.

 

이들을 불량학생 또는 문제아로 대했던 게 사실이다. 먼 나라, 옛 사람인 알베르트 슈바이처나 윈스턴 처칠에 대해서는 그들이 세속적인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학교 때 낙제생이었다는 것조차 칭송하면서 바로 곁에 있는 학교 나온 아이들은 우리 사회가 외면하거나 버거워 하지 않았는지 살펴 볼 일이다.

 

제도권 학교를 다니다가 나왔거나 처음부터 학교 가기를 거부한 청소년들이 모여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 이름 하여 ‘학교너머 축제’. 잔치의 공식 표제는 '가슴으로 외치고 세상과 손잡다'다.

 

12월 8일과 9일, 이틀 동안 이 잔치는 경북 군위에 있는 '대안사회학습센터'에서 열리는데 첫날은 인사소개와 함께 학교를 안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당하는 사회적 차별과 고충들을 나누며 서로 격려하는 시간을 갖는다.

뿐만 아니라 이 잔치의 안내장을 보면 이 땅의 청소년으로서 누려야 하는 권리를 포함하여 사회에 대한 그들의 요구와 주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첫날 저녁으로 이어지는 둘째마당과 셋째마당에서는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마당극과 사물놀이, 설장구 공연이 있고 비보이팀인 티아이피(T.I.P)와 팝핀 현준의 춤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팝 핀 댄스공연도 있다. 힙 합 댄스, 마임공연도 열린다.

 

인상적인 것은 이 공연들은 지난달에 나흘 동안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예술감수성캠프'에 참가했던 청소년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이번에 공연까지 하게 되었다는 점이라 하겠다.

 

제도권 학교를 안 다니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행사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잔치를 기획했으며 준비와 진행까지 맡고 있다고 행사 팀장인 ‘학교너머’의 한석주 선생님이 전한다.
한석주 선생님은 “학교를 벗어났을 때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일시적으로 달래는데 그치지 않고 학교를 넘어서는 배움의 연대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또 한석주 선생님은 “온 세상을 학교로 삼고 뭇 사람들을 모두 스승으로 모시며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함께 지혜를 모아 새로운 배움의 길을 열어 가고자 한다”고 말한다.

 

120명 이상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 최초의 학교 안 다니는 청소년 공개 잔치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잔치를 여는 '대안사회학습센터'는 대지 1만여 제곱미터와 건평 1,800제곱미터, 150명의 숙박시설을 갖춘 옛 간디자유학교를 인수한 것이라고 한다.
 


1박2일 동안 열리는 이 잔치는 숙식이 제공되며 참가비는 1만원이다. 군위 터미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되며 연락처는 054-382-3749/010-8270-3747이다.


#학교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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