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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아지오 대표 이경범 사장
 모아지오 대표 이경범 사장
ⓒ 박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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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지역이 어렵다고 한다. 힘들다고 한다. 경제도 낙후되고, 일자리도 없고, 교육·문화 시설도 부족하다고 얘기한다. 그래서 서울로 간다.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일자리를 위해, 서울로, 서울로 향한다. 그러다보니 지역엔 사람이 없다. 회사를 만들어도 인재가 없으니 어려움을 겪는다. 악순환이다.

그럼에도 지역에서 무언가를 해보기 위한 움직임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지역이 살아야 내가 살고, 결국 우리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에 위치한 모바일 게임업체 ‘모아지오’의 이경범(35) 사장 역시 같은 생각.

2003년 11월, 그는 IT 산업의 불모지라 할 수 있는 전주에 모바일 게임업체라는 생소한 회사를 만들었다. 오로지 “지역에서 해보자”란 뜻에서다. 그리고 4년. 현재 ‘모아지오’는 국내(KTF, SKT, LGT), 해외(KDDI, T-mobile, China mobile, Telefonica) 등에 다수의 게임을 기획/개발 하고 서비스하는, 작지만 탄탄한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경범 사장은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회사의 문을 열었다. 지역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는 왜 지역을 선택한 것일까. 덧붙여 모바일 게임업체란 무엇일까. 문화지원센터에 위치한  ‘모아지오’로 접속했다.

지역 출신으로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싶었다

 모아지오 대표 이경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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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에서 회사를 창업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전주 사람이다. 고향도 전주고 전주에서 자랐다. 지역이 어렵다고 많이 얘기하지만, 나는 오히려 지역에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이 아닌 지역을 선택했다."

- 그래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었나. 현재 회사 사정은 어느 정도인가.
"현재 ‘슈퍼맨 리턴즈’, ‘나니아연대기’와 같은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테일즈 위버’의 경우엔 넥슨과 함께 공동으로 만든 게임이다.

유명 게임 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하기도 하고 우리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서비스하고 있다. 작년에는 6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내년에는 20억 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다."  

- 4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상당한 자리매김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회사를 성장시키기엔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그렇다. 사실, 그 부분은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앞서 얘기 했지만 내년에 매출이 늘어남에 따라 회사도 더욱 키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인력이 없다. 고급 인력은 다들 서울로 간다. 현재는 회사에서 1년 정도 교육을 시키면서 인재를 키우는 실정이다.  마케팅 부분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다. 해외 출장을 나가더라도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이나 김포를 들러야한다. 바이어들을 초청하더라도 전주까지 내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끼쳐야 한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감수하면서 지역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 지역에서 인력 수급이 안된다는 말이 와 닿는다. 하지만 학생입장에서라면 더 좋은 회사, 월급 많이 주는 회사에 가고 싶은게 당연하다. 무작정 지역에 있는 회사를 와달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지 않는가.     
"물론 그렇다. 우리는 단지 학생들한테만 ‘으쌰으쌰’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예전처럼 지역 내의 회사가 저임금을 주면서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서울만 바라볼게 아니라 눈을 돌리면 많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 싶은 것이다. 솔직히 서울에 있는 대기업에 들어간다고 해도 몇 년 안에 다시 나오게 돼있다. 그런 곳은 사람이 회사의 부속품처럼 된다. 재미를 느낄 수 없다. 오히려 지역의 작은 회사에 들어가 회사와 나 자신이 함께 커 나가는 즐거움을 느꼈으면 한다."
 
- 그렇다면 ‘모아지오’의 경우엔 지역 내의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게임을 좋아하면서 그래픽이나 프로그래밍을 다루는 친구들이 지역 내에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숨어서 잘 나타나질 않는다. 우리 회사의 인지도가 낮은 문제도 있다. 회사가 좀 더 발전해 홍보도 많이 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지면 그런 친구들이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지역의 우수 인재를 붙잡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대학과 연계하는 방법이다. 현재 지역 대학의 공대 쪽 교수님들과 자주 접촉하며, IT분야에 대한 연구와 비전을 공동으로 제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 지역 인재 유출 문제는 회사의 문제를 넘어 어쩌면 지역 전체의 문제 일 수 있다. 때문에 지자체의 노력도 필요 할 것 같다. 지역의 사업자로서 지자체의 어떤 노력이 뒷받침 됐으면 좋겠는가.
"지역 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하다.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연구·개발 비용이 부족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지자체에서 그런 연구개발 비용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 무작정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기금을 조성해 지원한 만큼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 지자체와 지역 업체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 " 

-그럼 지역에서 회사를 운영하기 때문에 좋았던 점은 없었나.
"……."

- 하하~ 없겠죠, 아무래도?
"마음이 편하다. 그거 하나는 좋다."

 모아지오에서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슈퍼맨 리턴즈'
 모아지오에서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 '슈퍼맨 리턴즈'
ⓒ 박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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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방 업체지만 실력으로 승부했다

-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회사이름인 ‘모아지오’에 대해 설명해달라.
"MOAZIO는 MOA "MObile A" ZIO "Zero In On"의 약자다. 모바일게임 정상을 향해 열정을 가지고 정진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 누가 지었나.
"내가 지었다."

- 효자 종목이란 말이 있다. 모아지오의 효자게임은 어떤 건가.
"‘나니아연대기’가 가장 큰 수익을 올려주고 있다. 각종 통신업체의 상위에 랭커 되는 등 많은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고 있다."

- 돈 좀 됐을 거 같은데,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렸는지 얘기해 줄 수 있나.
"그건 잘…."

- 첫 서비스는 어떻게 이뤄졌나
"글로벌 마케팅과 해외시장 선점 차원에서 나라 밖을 먼저 공략했다. 2004년에 국내 최초로 스페인에서 I-mode게임 서비스를 개시했다. 내가 직접 가서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국내 통신업체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2005년엔 일본과 중국시장으로 진출했다."

- 지금은 KTF, SKT, LGT 등 대기업 통신업체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으로 안다. 대기업과 접촉하기까지 어려움은 없었나.
"물론 있었다. 지방 업체이다 보니 쉽지 않았다. 그래도 계속 두들겼다. 게임이 좋으면 길은 열릴 것이라 믿었다. 각종 수상제와 콘텐츠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면서 기술있는 회사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경로도 다양해졌다."

- 지금 서비스 중인 게임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부탁한다.
"‘슈퍼맨 리턴즈’, ‘나니아연대기’, ‘마다가스카’ 등이 서비스되고 있다. 넥슨모바일과 공동 개발한 ‘테일즈 위버’와 ‘라테일’은 서비스 준비 중에 있다." 

- 회사 자랑을 한다면?
"모아지오는 국내와 해외의 다양한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보다 탁월한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개임개발 제작툴을 보유하고 있으며, SKVM(SK텔레콤), JAVASTATION(LG 텔레콤), BREW(KTF)등과 같은 기술도 가지고 있다. 회사 창립과 더불어 유럽서비스는 물론이고 일본, 중국, 미국까지 투자를 해놓았다. 글로벌 서비스를 통한 탄탄한 기술력과 지구촌을 향한 저돌적인 영업능력이 있다. 열정과 가능성이 넘치는 회사이다."  

 모아지오 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나니아 연대기'
 모아지오 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나니아 연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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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업자로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은 뒤 창업했다

- 화제를 바꿔 개인 적인 이야기를 좀 나눠보자. 학창 시절에도 창업에 대한 꿈이 있었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석대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했지만, 뭔가를 개발하거나 만들겠다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학력고사 세대였기 때문에 그저 학교공부만 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철이 들었다. 졸업과 맞물려 IMF가 터져 취직에 대한 걱정이 현실이 되면서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 창업의 분야를 모바일 게임 분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창업을 하기 전 게임 개발자로서 직장생활도 했었다. 2002년에는 모바일과 관련된 두 권의 책을 저술했으며, 정보통신장관배 게임제작대회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름대로 이쪽 분야에서 인지도도 있었고, 노하우도 있었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 분야로 창업을 한 것이다."

- 그래도 기본적으로 게임을 좋아해야 할 것 같다.
"아, 게임은 어렸을 적부터 좋아해왔다. 당연하다. 게임을 만드는 일을 하는데, 게임을 싫어하면 안된다."

 모바일 게임업체 '모아지오'
 모바일 게임업체 '모아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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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말해 달라.

"모바일 게임은 삶의 활력소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게임은 우리 생활과 늘 함께 해오고 있다. 그 형식만 달라졌을 뿐이다. 현대사회에서 휴대폰은 필수품이다. 때문에 모바일 게임은 접근성에 있어서도 최고라 할 만하다. 한 예로, 장모님께 고스톱 게임을 다운받아 드렸는데, 다 마치고 다른 게임을 달라고 하시더라. 이처럼 누구나 한번 재미를 붙이면 빠져드는게 모바일 게임이다. 세월이 변화함에 따라 좀더 디테일 해지고 생활과 밀접한 게임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 혹시 회사가 더 커지면 서울로 올라갈 생각이 있나.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다. 하지만 회사는 계속 발전하는데 인력 수급이 뒷받침 안 되면 지역에서만 머무를 수는 없지 않나. 어쩔 수가 없다. 그땐 어떻게 해야 할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무리 지역이 어렵다고 해도 이경범 사장과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는 아직 희망을 이야기 하는지 모르겠다. 서울이 아닌 전주에서 창업에 ‘접속’한 그의 회사가 계속해서 지역에 머물렀으면 좋겠다. 서울사람이 일자리를 찾아 전라도와 전주로 내려오지 말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보너스- 숫자로 보는 모바일 게임
1 : 모바일 게임업체 중 99%가 서울에 집중돼 있으며, 충청권과 전북권 같은 지방에 존재
하는 모바일 게임 업체는 전체의 1%정도다.
6 : 모바일 게임의 사이클은 보통 6개월. 새로운 게임이 많이 출시되는 상황에서 하나의 게임은 보통 6개월의 수명을 갖는다.
9 : 현재 ‘모아지오’ 직원은 총 9명. 모두 지역출신의 인재들이다.
3000 : 하나의 모바일 게임을 다운받는데 드는 비용은 보통 3000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평가받는 게임의 경우 보통 50만 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한다. 15억의 매출이 발       생하는 것이다.
1,000,000 : 이른바 ‘대박’ 다운로드 횟수다.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는 하나의 게임이 백만 건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 대박이 터졌다고 한다. 매출액은 30억 정도다. 
200,000,000 : 게임 하나를 개발하는데 드는 비용. 2억 원을 투자해, 50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 13억 원의 순이익이 발생한다. 그래서 모바일 게임을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칭한다.
200,000,000,000 : 2천 억원, 현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다. 몇 년 전까지는 하나의 트렌드로만 존재해 왔던 모바일 게임이 이제는 하나의 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선샤인뉴스(sun4in.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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