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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 최하위입니다. 학력을 높이기 위해 공부를 많이 시키겠습니다."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울산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4일 오전 울산KBS가 생방송으로 진행한 교육감 후보 토론회에서 여론조사 상위권에 있는 한 후보는 이같이 말했다. 

 

모두 5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한 후보를 제외한 4명이 "울산의 학력이 최하위"라고 주장하며 앞다퉈 학력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호언하고 있다.

 

후보들은 홍보 책자와 명함 등에도 이 같은 공약을 명시하고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성적표 공개로 경쟁 유도, 사설모의고사 실시, 자기 주도형 학습 강화 등이다.

 

하지만 교원단체에서는 "울산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 최하위라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며 후보들의 자질을 문제 삼고 있다.

 

울산교원단체 한 관계자는 "학력 수준에 대한 데이터는 명문대 진학 정도, 일부 학부모단체 내놓은 사설모의고사 결과가 고작인 데, 그 자료도 신빙성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후보들이 주장하는 '울산 학생들의 학력 최하위'는 그 사실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었었다.

 

울산교육계 일각에서는 울산지역 고교 출신 학생들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학 진학률이 낮다는 것을 학력 최하위 근거로 들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05년에는 울산지역 인문계 고교생 1천명당 4.24명이 서울대에 합격해 서울시 11.06명, 광주 7.74명, 대전 7.37명, 대구 6.32명, 부산 5.91명, 인천 4.79명 등 7대 대도시 중 최하위라는 것.

 

이에 대해 교원단체 관계자는 "서울대에 몇 명 더 들어갔다는 것으로 학력이 최하위라고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력 저하의 근거로 삼는 것은 얼마 전 울산지역 고교 학생간부들의 학부모로 구성된 특정 학부모단체가 공개한 지난 5월 불법으로 치르진 사설고사 결과.

 

법으로 금지된 사설 모의고사를 치르자고 주장하는 이 학부모단체는 학력 저하 근거로 지난 5월 23일 실시된 모 사설기관 모의고사 결과를 들었다. 즉, 울산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최저(인문계 14위, 자연계 13위)라는 것.

 

하지만 당시 울산시교육청은 즉각 반박 자료를 내고 "1위라고 지칭된 K도의 경우 358개 학교 중 겨우 11개 학교가 응시해 3%의 응시율에 불과했고, 2위 D시의 경우 59개 학교 중 11개 학교, 3위 K시의 경우 61개 학교 중 6개 학교, 4위인 I시의 경우 105개 학교 중 2개교만 응시했다"며 "이 학부모단체의 전국 순위발표는 통계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마저도 무시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울산교육청은 "1위 K도의 경우 358개 고등학교 중 응시한 11개 고등학교가 공립이 과학고계열이나 외국어고 계열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과 일반계 고교가 대부분인 시도와 달리 상위 3~10% 정도만 응시한 결과를 산출 평균한 점 등을 들며 왜곡된 통계"라고 밝혔었다.

 

또 "105개 고등학교 중 단 2개교가 응시한 I시가 당당히 4위로 발표됐다는 것은 누구 봐도 인정할 수 없는 통계"라며 "울산의 학력이 저하됐다는 자료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울산에서는 이 사설 모의고사를 3학년이 없는 울산과학고와 자립형 사립고인 현대청운고는 치르지 않았고, 그 외 대부분 인문계 고교가 치렀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경쟁적인 입시를 폐지하자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지만 대다수 교육감 후보들은 경쟁을 통한 학력 향상만을 외치고 있다"며 "학력이 떨어져 있다는 객관적 사실부터 먼저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5명의 울산교육감 후보는, 울산정무부시장을 지낸 울산대 교수 김복만(60) 후보(기호 1번), 전 교육위원을 지낸 김상만(65) 후보(기호 2번), 인하대 부총장을 지낸 이덕출(68) 후보(기호 3번), 전교조 출신 전 교육위원 정찬모(54) 후보(기호 4번), 전 울산교육감인 최만규(71) 후보(기호 5번) 등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교육감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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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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