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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4일 오후 4시 50분]

 

이회창, 부산서 '유머' 거리 유세... 시민 800여명 운집

 

"어렵게 선거에 나왔더니 마이크도 자꾸 꺼지고…"

 

부산 선거유세에 나선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마이크 고장으로 해프닝을 겪었지만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재치있게 넘겼다. 또한 이날 유세에서 이 후보는 시민들에게 중간중간 농담을 던져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4일 오후 4시 범일동 진시장 앞, 파란색 패딩 점퍼 차림의 이 후보가 밝은 표정으로 유세차에 올라섰다. 이 후보를 보기 위해 모인 800여명의 시민도 "이회창! 대통령!"을 연호했다.

 

"날씨가 춥죠?"라는 말로 입을 연 이 후보가 "많은 분들이 묻는다. 너 이번에 왜 다시 나왔느냐고"라는 말로 본격적인 연설을 시작하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이크에서 '지지직' 하는 잡음이 났다. 급히 음향 담당자가 기계를 손봤다. 이 후보도 말을 멈추고 잠시 기다렸다. 결국 임기응변으로 일단 마이크 소리 크기를 줄였다.

 

이전보다 소리가 작게 나오자 이 후보가 "여러분 제 목소리 들리십니까"라고 물은 뒤,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자 이 후보도 웃음을 터뜨리고 시민들도 웃었다. 잠시 뒤 마이크가 제대로 돌아온 뒤, 이 후보는 이런 말로 다시한번 시민들을 웃겼다.

 

"제가 한나라당 총재로, 후보로 (대선에) 나와서 연설할 때는 마이크 성능도 좋고 큰소리도 좍좍 (울려)퍼져 나왔는데 이번에는 어렵게 무소속으로 나와서 (힘들게 장비를) 장만했더니 마이크도 자꾸 꺼지고… 하하하하"

 

유세 중간 즈음, 이 후보의 장난기가 다시 발동했다. 이 후보는 "역사상 가장 깨끗하고 정직한 정부를 만들겠다. 저 이회창이 대통령이 되면 이제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렇게 말했다.

 

"그런데 저기에도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 아무개'라고 써있네요. 하하하"

 

자신의 유세차 앞에 걸려있던 기호 3번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의 선거 현수막을 가리키며 한 말이었다. 이 후보의 농담에 시민들도 박장대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유세도 "12월 19일 기표소에서 투표용지를 받으면 긴 내용 다 읽어볼 것 없이 맨 끝 꼴찌 12번을 콱 찍어달라"는 애교 섞인 호소로 마무리했다.

 

이날 유세엔 지난 주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김병호 의원도 얼굴을 보였다.

 

한편, 3일부터 1박 2일간 대구·울산·부산을 돈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로 올라가 6일 중앙선관위 주재로 열리는 첫 후보 합동토론회 준비에 들어간다.

 

 

[2신 : 4일 오후 3시 30분]

 

이회창 '강소국 연방제' 대표공약... "대운하와는 비교도 안돼"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가 지방분권을 강화해 일종의 국가로 인정하는 '강소국 연방제'를 자신의 대표공약으로 내세웠다. 우리나라를 싱가폴이나 핀란드와 같이 각각 자치권을 가진 강소국 5~6개로 나누는 제도다.

 

수도권보다는 지방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가 엿보인다. 또한 우리나라 국가 구조의 근본 틀을 바꾸는 거대 프로젝트여서 찬반 여론이 맞붙을 가능성도 높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거리 유세 때마다 강소국 연방제를 강조해왔다.

 

이 후보는 4일 오후 2시 지역 선거사무소격인 부산 동구 초량동의 선거연락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소국 연방제는 (이명박 후보의 한반도) 대운하와는 비교가 안되는 국가대개조 계획"이라며 "그 효과도 엄청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집권하게 되면 국가대개조위원회를 설치해 강소국 연방제를 추진해나가고 헌법 개정도 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강소국 연방제는 우리나라를 재창조하고 국가의 근간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초기 단계에서는 헌법 내에서 연방제에 준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헌법을 개정해 이를 뒷받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또 "세계경제포럼(WEF)의 발표를 보면, 올해 국가경쟁력 상위 25개국 중 인구 1천만 미만의 강소국이 13개국으로 과반수"라며 강소국 연방제의 추진 필요성을 강변했다.

강소국 연방제를 실현하게 될 경우 이점으로는 ▲ 지역갈등 해소, 지방간 제휴·협력시대 개막 ▲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됐던 인재의 분산 ▲ 교육·경찰 자치의 실현 등 지방정부의 대혁신을 들었다.

 

이 후보는 "강소국 연방제를 실시하게 되면 서울과 지방의 구분이 사라진다"며 "각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권한과 기능을 갖고 자율·자립적으로 지역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강소국 연방제와 현재 진행중인 행정복합도시(세종도시)와의 충돌 여부에 대해서는 "오히려 상호보완 작용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행복도시나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많은 지방 균형발전 계획은 강소국 연방제를 이루는 일종의 인프라가 될 수 있다"며 "그 상황만으로도 각 지역이 강한 연방 지방정부를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BBK는 BBK일 뿐..." 대선에 영향 가능성 일축

 

그러나 반대 여론에 부닥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 후보는 "당연히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으나 역사를 바꾸고 개혁해 나가는 길은 그런 반대여론도 설득하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국가 대개조위에서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5일 발표될 BBK사건 수사결과에 대해서는 "BBK는 어디까지나 BBK일 뿐 이다. 그런 하나의 형사사건으로 정국이 흔들리고 정권교체에 방해가 된다면 우리 국민을 너무나도 우습게 생각하는 것"이라며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한 외부인사나 세력과의 추가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많은 인사들이 같이 하기를 바라고 있고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걸 미리 밝히면 천기가 새어 나가는 것이니 추측만 해달라"고 여운을 남겼다.

 

 

[1신 : 4일 오후 2시 5분]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는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임박한 'BBK사건'과 관련해 "사건의 진상도 진상이지만 그런 의혹을 불러일으킨 경위와 과정이 참 문제"라며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옥죄었다.

 

이 후보는 4일 낮 12시께 울산대공원 거리 유세에서 이같이 주장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BBK를 '부정 부패 코리아'라고 하더라"라며 이명박 후보를 꼬집는 인터넷 유머도 소개했다.

 

이회창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부패한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야당이 정권을 잡으면 그 정당과 후보는 대단히 만족스럽고 명예스러울 것이지만 국민에게는 과연 어떤 만족과 명예가 돌아가느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그는 "누가 청와대에 들어가서 이 사회를 정직하고 깨끗하게 만들고, 누가 국가의 품격을 만드느냐하는 것이 정권교체의 이유"라며 "대통령이 바뀌어도 시대가 바뀌지 않고 여전히 세상이 부정직하고 처세를 잘하는 사람이 통하고 여전히 법 지키는 게 바보가 되면 계속해서 우리는 선진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후보는 "12월 19일에 기표소서 긴 투표용지를 처음부터 읽으려 하지 말고 제일 마지막 꼴찌 12번을 콱 찍으면 모든 게 다 끝난다"며 "가장 낮은 자리에서 배경없이 단출하게 출발한 이회창이 국민의 마음을 얻어 새 역사를 창조하는 대변화를 여러분 손으로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유세에는 시민 300~400명이 태극기를 들고 이 후보를 연호했다. 이 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분홍색 하트모양 쿠션도 등장했다.

 

이 후보는 이날도 파란색 점퍼 차림으로 시민들 앞에 섰다. 대구에서 하룻밤 묵은 뒤 울산을 찾은 이 후보는 오후에 부산 유세를 마친 뒤 저녁께 상경할 예정이다.


태그:#이회창,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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