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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의원이 30일 오전 남대문 단암빌딩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 사무실에게 한나라당 탈당과 이회창 후보 지지를 발표한 뒤 이 후보 포스터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
 김병호 의원이 30일 오전 남대문 단암빌딩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 사무실에게 한나라당 탈당과 이회창 후보 지지를 발표한 뒤 이 후보 포스터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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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30일 낮 12시 15분] 

한나라당 내 '탈당 러시'가 가시화되는 조짐이다. 곽성문 의원(대구 중·남, 초선)에 이어 김병호 의원(부산 진갑, 재선)도 30일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회창 무소속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김 의원은 "도와달라는 이회창 후보의 전화를 받고 탈당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경선 때 박근혜 후보 진영에서 활동했다.

이로써 '혈혈단신'으로 시작했던 이 후보는 출마선언 20여일 만에 영남권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전날 지지선언을 한 곽성문 의원은 대구가, 김 의원은 부산이 지역구이다.

김병호 "이명박보다 이회창이 정권교체 적임자"

김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남대문로 단암빌딩 이회창 후보 캠프로 찾아 이 후보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캠프로 오기 전 당에 탈당계를 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가장 적임자가 이회창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서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후보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그는 "한나라당 후보보다는 이회창 후보가 더 깨끗하고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BBK 사건' 연루 의혹에 위장취업 등 이 후보를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이 결심을 하게 된 이유임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28일 이 후보의 전화를 받고 탈당을 결심했다고 밝혀 관심이 쏠린다. 이 후보가 사실상 물밑에서 의원 영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은 이 후보가 "곧 경천동지할 대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하기 하루 전날이다.

김병호 "이회창 전화 받고 탈당 결심"

김 의원은 "그제(28일) 이 후보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후보의 도와달라는 부탁이 있었고 흔쾌히 돕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영입한 것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이심전심이다. 후보도 저를 필요로 했고 저도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오늘 아침에도 이 후보를 만났다"며 "여러가지로 (캠프가) 손도 딸리고 열악한 상황인데 이렇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곽성문 의원에 이어 김 의원까지 거취를 옮김에 따라 추가 탈당 움직임이 있을지도 주목된다. 김 의원은 "동반 탈당을 상의한 의원들은 없다. 추가로 탈당할 인물들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른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표와도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선 김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탈당한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부산진구청장에게서 수 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은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9월 파기환송심에서 3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이같은 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

당장에 한나라당은 "개인적인 문제로 내린 결정"이라며 "내년 공천에 문제가 있어서다"(박형준 대변인)라고 싸늘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공천이나 재판과는 상관없는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병호 의원(오른쪽)이 30일 오전 남대문 단암빌딩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 사무실에게 한나라당 탈당과 이회창 후보 지지를 발표한 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과 손을 잡고 있다.
 김병호 의원(오른쪽)이 30일 오전 남대문 단암빌딩 이회창 무소속 대선후보 사무실에게 한나라당 탈당과 이회창 후보 지지를 발표한 뒤 강삼재 전략기획팀장과 손을 잡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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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안타깝다"... 한나라당 "정치적 의미 실을 필요 없어"

박근혜 전 대표도 이날 오전 김 의원의 탈당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보고를 받고 '너무 안타깝다. 말려보지 그랬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의원들의 잇단 이탈에 한나라당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집안단속에 나섰다. 전날은 역시 '친 박근혜' 성향인 곽성문 의원이 탈당해 이 후보 캠프에 합류한 바 있다. 당내에선 검찰의 'BBK 사건' 수사 결과가 발표되는 다음주께 탈당하는 의원들이 또 나올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박형준 대변인은 "(곽성문·김병호 의원의 탈당에) 정치적인 무게를 실을 필요는 없다"며 "앞으로 탈당할 사람들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 이명박 후보는 정권교체의 적임자 아니라고 생각하나?
"조직에 몸 담았던 사람이 조직을 떠난 뒤 그 조직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도 예의에 어긋난다. 다만 한나라당 후보 보다는 이회창 후보가 더 (정권교체의) 적임자이고, 더 깨끗하고 반듯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 동반 탈당을 상의한 의원들이 있나.
"동반 탈당을 상의한 의원들은 없다. 당내에 추가로 탈당할 인물들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른다."

- 박근혜 전 대표와 사전에 상의를 했나.
"안했다."

- 이회창 후보와는 사전에 연락을 했나?
"도와달라는 (후보의) 부탁이 있었고 흔쾌히 돕겠다고 말씀 드렸다. 오늘 아침에도 (이회창 전) 총재를 만났다."

- 오늘 아침에는 어떤 대화를 나눴나.
"총재는 지금 여러 가지 손도 딸리고 사람도 모자라고 상황이 매우 열악한데 이렇게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저는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여러 가지로 선거운동 하는 여건들이 별로 안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육상전’보다는 ‘공중전’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내일부터 바로 (대선 후보) 합동토론회가 열리니 그쪽(토론회 준비)에 주력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 앞으로 캠프에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조직보다는 홍보, TV토론 쪽으로 주력해야 하지 않나 한다. 그런 쪽으로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후보에게) 들었다."

- 당에서는 공천 문제 때문에 탈당한 것이라면서 의미를 축소하고 있는데. 대법원 확정판결도 앞두고 있지 않나?
"공천권과 관련해 개개인이 어떤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공천 여부와는 관계없다. 재판 중인 건 재판 중인 것이다(※탈당 결심과는 별개 문제라는 의미)."

- 탈당을 최종 결심한 시점이나 계기는?
"그제 총재로부터 연락을 받았고 오늘 아침 결심해 오전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 이회창 후보가 영입했다는 걸로 이해하면 되나?
"그것은 이심전심이다. 총재도 저를 필요로 했고 저도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


태그:#김병호,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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