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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목을 하기전 위령제
▲ 소나무위령제 벌목을 하기전 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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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단오굿 예능보유자 빈순애씨의 산신굿
▲ 산신굿 강릉단오굿 예능보유자 빈순애씨의 산신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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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황장목은 어떻게 베어냈을까? 궁궐을 짓는 데 쓰였던 소나무. 그 소나무는 황장목이라 하여 일반인이 함부로 손을 댈 수 없었다. 황장목으로 지정되었던 곳에는 '황장금표'라 하여 이를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경복궁의 광화문 복원에 사용하기 위한 소나무를 베는 행사가 재연됐다. 문화재청과 산림청은 29일 강원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에서 산신제와 소나무의 영혼을 달래는 위령제를 지내고 광화문 복원에 쓰일 목재를 벌채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벌채 대상 소나무 중 직경이 가장 큰 소나무 한 그루를 골라 제단을 마련하고 먼저 위령제를 올렸다.

위령제에서는 서승진 산림청장이 초헌관을,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아헌관을, 김용하 동부지방산림청장이 종헌관을 맡아 제주를 올렸다. 위령제는 강릉단오제의 전통제례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위령제가 끝나면 벌목 대상 나무 옆의 소나무에 북어와 한지를 묶는다
▲ 소지매기 위령제가 끝나면 벌목 대상 나무 옆의 소나무에 북어와 한지를 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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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명이오'교지를 펴 황장목으로 쓰이게 됐음을 알린다.
▲ 교지낭독 '어명이오'교지를 펴 황장목으로 쓰이게 됐음을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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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주변 나무에 북어와 창호지를 묶는 소지 매기에 이어, 관동대 엄창섭 교수가 나무의 영혼을 달래는 헌시를 낭독했다. 그동안 나무가 잘 자라도록 보살펴준 산신에게 이제 때가 되어 소나무가 그 쓰임이 생겼으니 소중하게 이용하겠다고 알리는 산신굿을 했다. 이 굿은 강릉단오굿 예능보유자 빈순애씨가 맡았다.

제례음식을 나누어 먹고 어린 나무로 소나무 숲을 이어가는 기념조림을 했다. 벌목은 전통적인 벌목과정을 재연했다. 강릉 국유림 관리소 관계자가 어지를 펴들고 '어명'을 외친 뒤 '이 나무를 광화문 복원용으로 쓰게 됐으니 그리 알라'는 내용의 교지를 읽었다.

이어 도끼로 소나무의 밑 부분의 껍질을 벗긴 뒤 강릉국유림관리소 관계자가 손도끼인 자귀로 "어명이요!"를 3번 외치며 그 껍질을 벗긴 뒤 쇠망치에 '산'이라 쓰인 도장을 찍었다.
나무를 베어내는 벌도는 처음에는 2인1조가 되어 재래톱으로 자르기를 시작한 뒤 기계톱으로 나무를 베어 넘기고 가지치기를 했다.

나무는 산림청이 산불진화에 사용하는 초대형 헬기에 실려 보광리 벌채 현장에서 중토장이라는 곳까지 운반할 예정이었으나 비가 내리고 안개가 심해 취소됐다.

'산'자가 새겨진 쇠망치로 나무에 각인을 한다.
▲ 쇠도장 찍기 '산'자가 새겨진 쇠망치로 나무에 각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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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톱을 양쪽에서 밀고 당기며 나무를 잘랐다.
▲ 옛날 나무베기 재연 큰 톱을 양쪽에서 밀고 당기며 나무를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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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베어진 금강소나무는 150년 된 것으로 이 나무를 포함해 강릉 보광리 일원에서 6본, 양양군 일원에서 20본이 광화문 복원에 사용된다. 이들 나무는 사람가슴높이의 지름이 50~90㎝에 이르는 특대재로 건조 처리 과정 등을 거쳐 광화문의 기둥과 보 등에 사용된다. 이 소나무들은 직경이 90cm 이상인 목재가 2본, 80cm 이상이 11본, 50cm 이상이 4본으로 나무나이는 80~250년으로 추정된다.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삼척 준경묘 일대 국유 송림에 자라는 황장목을 벌채하려 했으나 이 지역 환경단체 등의 거센 반발로 무산돼 북한의 백두산 소나무를 제공받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면서 "경복궁 복원의 마지막 단계인 광화문에 우리 산에서 자란 금강소나무를 사용함으로써 역사성과 정통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소나무향이 짙다. 나이테의 숫자가 150개 이상이다.
▲ 소나무 그루터기 소나무향이 짙다. 나이테의 숫자가 150개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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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보광리에서 이날 벌채된 소나무는 수령 150년 안팎에 재적은 5.2㎥로, 시가 800만원에 이르러 1㎥당 가격은 154만원이다.

금강소나무는 강원도와 경북 북부 지역에서 잘 자라고 재질이 단단하고 잘 썩지 않으며 껍질은 얇고 붉을 색을 띠며, 목재의 한가운데 부분은 붉은색 혹은 적황색을 낸다. 나이테가 조밀하고 잘 썩지 않아 예부터 궁궐을 짓거나 임금의 관을 만드는 데 사용됐으며 현존 국내 최고 목조건축물인 부석사 무량수전과 봉정사 극락전에도 이 소나무가 쓰였다.

문화재청과 산림청은 2001년 경복궁 태원전 복원에 경북 울진 국유림의 소나무 166본을 사용했으며, 2005년 7월 '문화재용 목재공급 협약'을 체결, 산림청은 생장이 우수한 소나무 집단서식지 36개소, 811ha를 문화재용 목재 생산림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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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황장목, #광화문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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