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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7일 촬영한 이 건물의 경우 1층부터 3층까지는 간판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4층부터는 불법간판이 버젓이 달려있어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 간판정비사업이 진행중인 계남대로의 한 건물 11월 27일 촬영한 이 건물의 경우 1층부터 3층까지는 간판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지만 4층부터는 불법간판이 버젓이 달려있어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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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는 올해 말까지 시청 맞은편 계남대로 1.4km 구간을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인 간판정비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간판정비사업으로 지정된 이 구간은 현대백화점과 GS스퀘어를 중심으로 각종 상권이 밀집해 있어 부천에서 가장 큰 상권을 이루고 있으며 영화관과 공원 등 많은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왕복 8차선의 넓은 도로, 인근 외곽순환고속도로와의 연결, 지하철 7호선 완공 예정 등 편리한 교통 조건으로 부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부천시에서 2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이 예정일을 한 달 남겨놓은 시점에서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취재에 나섰다. 우선 올해 초까지만 해도 간판이 건물을 뒤덮고 있어 지저분한 느낌을 주던 계남대로의 한 건물로 향했다.

현재의 모습은 확인하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찾은 이 건물 주위에서는 마침 지하철 7호선 공사가 한창이라 사진찍기가 힘들었다. 도로 갓길에서 사진을 찍어 올해 초와 비교해보니 1층부터 3층까지는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되었지만 4층부터는 예전과 별다를 바 없었다. 불법인 가로형 간판이 그대로 있었고 유리벽면에도 광고간판이 지저분하게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도 간판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 계남도로변의 또다른 건물 이곳에서도 간판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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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도 간판정비사업 구간 안에 있는 건물이다. 앞서의 예와 마찬가지로 1층에서 3층까지는 간판이 새롭게 정비된 느낌이었지만 불법간판도 여전히 붙어 있었다. 이 건물에 입주한 곳 가운데 아직 간판을 정비하지 않은 한 학원을 찾아가 원장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는 기자의 갑작스런 방문에 당황해 했지만 간판정비사업에 대한 인터뷰에 응했다. 아직 간판을 바꾸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간판정비사업을 알고 있고 나라에서 하는 사업이라 굳이 뭐라 할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간판정비사업에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상점에는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가 있고 그걸 나타내는 게 간판인데 그런 간판을 일률적으로 통일시키면 결국 브랜드 가치만 떨어지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시에서 바꾸라면 바꾸기야 하겠지만 도대체 간판 바꾸기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또 다른 원장은 인터뷰에서 "간판정비사업에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며 간판에 상점만의 고유 로고를 삽입한다면 더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면서 "예전의 지나친 간판들 때문에 오히려 더 글씨가 잘 안 보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간판은 깔끔하게 한눈에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간판이 정비된 건물
 간판이 정비된 건물
ⓒ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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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애초 계획일까지 한 달 남은 이 시점에 간판정비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또한 불법간판이 여전히 남아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기 위해 부천시 담당자와 전화인터뷰를 시도했다. 다음은 부천시청 가로정비팀 담당자와의 전화인터뷰 내용이다.

-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 조성사업 현재 진행 상태는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애초 올해말까지로 계획돼 있던 이 사업이 내년 2월로 연장됐다. 굳이 진행률로 보자면 약 70% 진행되었다."

- 그래도 간판이 아직 안 바뀐 곳이 많던데 계획은.
"올해까지 1층~3층에 한해 정비사업을 완료하고 추가예산을 더 투입하여 내년 2월까지 4층 이상의 불법간판도 뜯어낼 예정이다."

- 간판정비에 반대하는 업주들에 대해서 어찌할 예정인지.
"알고 있다. 10명이면 9명은 반대한다. 그리고 그들의 심정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계획을 시작할 때 '자율정비' 수준으로 간판정비를 권유했으나 쉽지 않았다. 내년 2월까지는 어찌 됐든 마무리 지을 것이다."

새로운 간판으로 교체되기 위해 떼어진 간판들이 놓여 있다.
 새로운 간판으로 교체되기 위해 떼어진 간판들이 놓여 있다.
ⓒ 박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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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에서는 해마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부천국제만화제, 복사골예술제 등 많은 문화예술축제가 열리고 있으며 문화도시로서의 입지를 든든히 다지고 있다. '간판이 아름다운거리'가 조성되면 부천은 문화예술의 도시로서 한층 위상이 강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 간판정비사업이 마무리 되지 않았고, 또한 그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업주들과의 갈등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다. 부디 원활한 절충안을 찾아 부천만의 문화예술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길 기대해 본다.


태그:#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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