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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경차 몰고 다닌다고 해서 무시하지 말자는 경험담 글을 올렸는데, 오늘 또 무시당했다. 내 차도 경차인 마티즈이지만 같이 살고 있는 처제도 마티즈를 타고 다닌다.

27일 저녁,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장을 보고 성남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온 가족이 다 타고 있었고 처제 차인 마티즈2 자동변속기어 차량을 내가 운전해 갔다 오는 길이었다. 아이까지 포함해 모두 4명이 탔다. 서울 복정역 사거리를 지나 성남 산성역 사거리쯤 올 때였다.

이쪽에 살고 계신 분은 잘 알고 있겠지만 서울방면에서 산성역 4거리로 올라가는 길은 무척 가파르다. 사람이 많이 타지 않아도 배기량 800CC 미만인 경차는 발발 기는 곳이다. 특히 기어가 오토차량인 경차는 수동에 비해 힘을 더 못 쓴다. 일반 상식이다.

문제는 바로 그곳에서 발생했다. 산성역 4거리 신호등을 약 200미터 앞둔 시점에서 언덕을 발발 기며 올라오는데 레저용 차량인 뒤차가 나를 향해 쌍라이트(경고등)를 켰다. 똑딱 하는 1초 사이에 다섯 번은 켜댔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경적을 울려댔다. 빨리 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두 개 차선인 도로에서 나는 2차선을 달리고 있었고 옆 1차선에도 나란히 다른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차선 변경을 할 수도 없는 상황. 내 앞길이 비어 있는 걸 알고 빨리 가지 않는다고 쌍라이트와 함께 계속 경적을 울려대는 것이었다. 그렇게 30초를 진행했을까?

너무나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벌써 이번이 몇 번째인가? 경차 타고 다닌다고 무시당한 적이 도대체 몇 번째란 말인가?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났다. 나는 비상등을 켜고 그 자리에 멈췄다. 뒤차도 멈췄다. 차에서 내려 경적을 울리고 쌍라이트를 켜댄 차량 운전자에게 오른쪽으로 차를 대라고 했다. 차량 소통에 방해가 되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너무나 흥분해 있었다.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했겠는가? 차를 세워두고 내가 먼저 물었다.

"지금 저한테 경고등 켰다 껐다 하고 경적 울려대신 거죠? 무슨 일인데요. 제가 빨리 안 달려서 그런가요?"

그 남자의 대답이 들려왔다.

"4거리 신호 받아야 하는데, 댁이 워낙 느리게 가니까 그런 거죠."

나는 이렇게 응수했다.

"이보세요. 나는 빨리 달리고 싶지 않아서 안 달리는 줄 아세요? 이런 비탈길에서 사람 많이 태운 경차 오토변속차량은 밟아도 속도가 나질 않아요. 운전하시는 분이 그런 것도 모르면서 지금 뒤에서 빵빵거리는 거에요? 지금 경차라고 무시하시는 겁니까?"

"아니, 그게 아니라∼∼"

그 남자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내가 내려서까지 이렇게 따질 줄을 몰랐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너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경차인 마티즈 타고 다니는 것도 서러운데 경차를 타고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렇게 무시를 당해야 한다니…. 차가 후지면(경차면) 사람까지 이렇게 무시해도 되는가?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경차 무시하지 말라고요.

경차 타고 다닌다고 언제까지 무시당해야하나?
 경차 타고 다닌다고 언제까지 무시당해야하나?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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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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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통과 대화를 좋아하는 새롬이아빠 윤태(문)입니다. 현재 4차원 놀이터 관리소장 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며 착한노예를 만드는 도덕교육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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