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1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안양시장 재선거 대진표가 대통합민주신당 최대호(50·필탑학원장) 후보 대 한나라당 이필운(53·전 안양부시장) 후보간의 맞대결로 확정됨에 따라 본격적인 선거운동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안양시동안선거관리위원회와 각 후보들 선거캠프에 따르면 12·19 재·보궐선거 후보등록 마감일인 오늘(26일) 오전 10시께 한나라당 이필운 후보가 가장 먼저 등록을 마쳤으며 이어 오후 2시20분께 대통합민주신당 최대호 후보가 등록을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민선1기 때부터 시장 선거에 나섰던 김규봉(53)씨도 민주당 또는 무소속으로 뛰어들 의사를 밝혔으나 오늘 오후 4시 최대호 후보와 단일화 하기로 함에 따라 불출마하기로 했다. 후보를 물색해 왔던 민주노동당도 안양시장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대호 후보와 김규봉씨는 기자회견에서 "오늘 오후 1시 전격적인 합의를 통해 최대호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합의하였다"며 "앞으로 두 사람은 공동으로 선거운동을 해 나가기로 했으며, 상호간의 정책협의를 통해 동반자적 관계를 맺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주자 중 박원용 동안구청장의 출마가 변수로 예상돼 왔다. 하지만 오늘(26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에서 박원용 동안구청장은 "공천 결과에 승복, 안양시장 선거에 불출마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한나라당 당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통합신당은 지역 예비후보 사이의 합의에 따라 최대호 후보로 단일화 해 지난 11월 13일 공천을 확정했으며 한나라당은 7명이 공천에 나서 지난 22일 오전, 중앙당 최고위원회는 공천심사위원회가 상정한 이필운 전 안양시 부시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안양시장 선거, 교육전문가 대 행정전문가 대결

최 후보와 이 후보는 각각 '교육전문가'(최), '행정전문가'(이)라는 점을 자신들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최대호 후보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안양시장의 중도 탈락이라는 불운과 오명을 더 이상 만들지 않기위해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고 교육현장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열린 행정'과 '창의적 공직사회'를 만드는 시정을 이끌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연세대와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최 후보는 고려대학교 교육문제연구소 조교수, 한국인성교육원장, 사랑의집수리운동본부장, 4050연대와 난치병어린이돕기운동 상임대표, 환경운동연합 집행위원 등을 맡고 학원가 인맥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나라당 이필운 후보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풍부한 행정경험과 화합과 조정능력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지난 30년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여럿이 함께하는 사회와 안양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안양초, 서울 양정중, 양정고,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 아메리칸대(美American大) 대학원(행정학 석사)을 나왔으며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 안양시 부시장 등을 역임하고 지역에서 연륜과 조직력이 탄탄한 친목단체 가로등회 회원으로 인맥도 만만치 않다.

 

대선 종속변수로 정책과 인물 대결 구도 실종

하지만 안양시장 재선거는 같은 날 동시에 치러지는 대통령선거와 궤를 같이 하고 후보자들도 이렇다 할 쟁점이 없어 대선의 영향을 받아 대선의 승자가 거의 모든 것을 먹는(?) '승자독식(勝者獨食)'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지역사회의 유권자들은 대선이라는 최대 정치 일정과 맞물려 돌아가는 시장선거에서 후보들을 꼼꼼하게 살필 기회를 상대적으로 적게 갖게 될 것"이라며 "후보들의 정책이나 인물 대결 구도가 형성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에 치러지는 안양시장 재선거는 신중대 전 시장이 지난해 5·31 지방선거 당시 공무원들을 선거운동에 동원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07년 10월 25일 대법원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확정 판결받아 시장직을 상실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