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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로 예정된 17대 대선은 유례없는 다자구도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3%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의 판세는 1강(이명박) 2중(이회창-정동영) 2약(문국현-권영길) 구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에 여론조사를 처음 도입한 '비례대표 4선'의 김종인 의원(민주당)은 "(후보 등록한) 지금 사실상 똑같이 출발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1위 주자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 등 아직도 '외생변수'가 산재해 있다.  

이제 남은 기간은 23일. 후보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긴 시간이지만 국민들이 심사숙고하기에는 짧은, 이 기간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린다. 대통령을 꿈꾸는 주자 6인(의석수 5석 이상 혹은 지지율 5% 이상)의 출사표를 들어보았다(6인의 게재 순서는 기호순).  <편집자주>
12월 19일로 예정된 17대 대선은 유례없는 다자구도 속에서 치러질 전망이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26일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 3% 이상을 기준으로 하면, 현재의 판세는 1강(이명박) 2중(이회창-정동영) 2약(문국현-권영길) 구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에 여론조사를 처음 도입한 '비례대표 4선'의 김종인 의원(민주당)은 "(후보 등록한) 지금 사실상 똑같이 출발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1위 주자인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의혹 등 아직도 '외생변수'가 산재해 있다. 
 
이제 남은 기간은 23일. 후보들에게는 피를 말리는 긴 시간이지만 국민들이 심사숙고하기에는 짧은, 이 기간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갈린다. 대통령을 꿈꾸는 주자 6인(의석수 5석 이상 혹은 지지율 5% 이상)의 출사표를 들어보았다(6인의 게재 순서는 기호순).
 

2007 대선에 임하는 무소속 이회창(72) 후보의 메인 슬로건은 '듬직한 대통령, 바로서는 대한민국'이고, 선거 캐치프레이즈는 '반듯한 이회창, 바로서는 대한민국'이다.

 

이 후보는 26일 후보등록후 밝힌 출사표에서 "저는 지금 조직도 세력도 돈도 없지만 두 번의 선거에서 없었던 것이 지금 내게 있다, 바로 국민이다"면서 "정말 진실하고 겸손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날도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매일 터져 나오는 불법과 탈법, 도를 넘은 천민자본주의에 온 국민이 신음하고 있다"며 "청와대 주인만 바뀌는 정권교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자세로는 잃어버린 10년 되찾을 수 없다"

 

이 후보는 대권 '삼수생'이다.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선 97년 대선 때는 '아름다운 원칙'을 내걸었으나 '준비된 대통령'에게 패했고, 한나라당 후보로 나선 2002년 대선 때는 '부패정권 심판'을 내세워 정권교체를 역설했으나 '바보 노무현'의 '낡은 정치 심판론'에 졌다.

 

삼수에 도전하는 그는 정권교체에서 한발 더 나아갔다. 그는 지난 7일 출마의 변에서 "정권 교체만 되면 된다, 대통령이 누가 되어도 나라는 저절로 바로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환상이고 또 위태로운 생각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권은 반드시 교체해야 하지만 10년 동안 훼손되었던 나라의 근간과 기초를 다시 세우고 잘못된 방향을 바로잡는 정권교체가 되어야지 그러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하면서 "기본을 경시하거나 원칙없이 인기에만 영합하려는 자세로는 잃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없다"고 했다.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출마 명분이었다.
 
또 다른 출마 명분은 '국가정체성에 대한 뚜렷한 신념과 철학'이다. 그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실패로 판명난 햇볕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이 후보의 대북관도 애매모호하기는 (한나라당과) 마찬가지이고 이렇게 모호한 태도로는 다가오는 북핵 재앙을 막을 수도,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정착도 기대할 수 없다"면서 "이것이 바로 제가 출마를 결심하게 된 근본 이유다"고 주장했다.

 

그의 대표공약도 '50년을 내다본 선진화된 국가틀 대 개조'이다. 그밖에도 ▲연방제 수준의 지방정부 실현 ▲개인의 잠재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교육혁명 ▲기업이 주도하는 활기찬 시장경제 ▲원칙있는 남북관계로 핵무기 없는 한반도 실현을 주요 공약으로 공개했다.

 

총리 비서실장 출신으로 93년부터 15년째 이 후보를 보좌하고 있는 이흥주 홍보팀장은 "자기 목표가 명확하고 그 목표를 위해서 자기가 희생할 수 있는 건 희생한다"는 점을 이 후보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공직생활에서 (이 후보 포함해) 총리를 21분을 모셨는데,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낙동상 페놀 사태가 터졌을 때 그 현안을 풀기 위해서 실무선의 책임자까지 불러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보수단체 '순례'... 보수 '맞춤형 공약' 근본 한계

 

단점은 "주변을 따뜻하게 안지 못하고 측근을 안 챙긴다"는 점이 꼽힌다. 이흥주 팀장은 "정치권에서는 패거리를 만들기 위해 보통 가신을 두게 되는데, 이 후보는 가신 그룹을 안만들기 위해 혀를 깨물고 완벽하게 시행한 분"이라며 "그래서 지금도 외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 후보가) 이제는 달라졌다"면서 "10년간 그런 어려움 겪고 나서 측근의 중요성이랄까 그런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귀족 이미지'에 갇힌 이 후보가 서민성을 강조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정당 기반이 없는 무소속 후보여서 본디 단기필마에 혈혈단신이지만 직접 가래떡을 뽑는 등 서민행보를 하면서 서민들과의 접촉면을 확대하다가 13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계란 세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달걀세례를 받은 뒤에도 "앞으로는 피하는 방법을 배워야겠다"며 "계란을 던진 사람도 (나에 대한) 애증으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일정에 들어서면서는 "조금 전에 서문시장에 갔다가 '계란 마사지'를 하고 왔다"고 농담을 하는 여유를 찾기도 했다.

 

이 후보는 대선출마 사흘째인 10일 남대문 단암빌딩 캠프사무소에 들어선 뒤 책상 위로 올라가 주먹을 쥔 채 팔을 흔들면서 "오늘 여러분과 으쌰으쌰 하려고 왔다"면서 "발로 뛰자"고 외쳐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도시락 오찬을 함께 한 데 이어, 지방에 갈 때마다 거의 매끼 기자들과 국밥을 함께 먹는다.

 

이흥주 팀장은 "책상에 올라간다든가, 좌판에 앉아서 멍게 받아먹고, 이런 것은 옛날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데 지금은 완전히 본인 삶의 인생관이 많이 바뀐 것 같다"면서 "이제 완전히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앉았다, 나도 놀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정체성을 겨냥해 보수우파성을 강조하다보니 스스로 외연의 확대를 제한하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그러다보니 대선후보로서 초청 및 방문행사도 서해교전 전사자 유가족, 재향군인회, 헌정회 등 보수단체 '순례'로 범위가 한정되고, 현장에서 수렴되는 공약도 '보수우파 맞춤형 공약'으로 제한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태그:#이회창,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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