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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비암사에 찾아갔더니 꽃 한 송이 피어나지 않아 배추흰나비마저 날아오지 않는 고구마밭처럼 산기슭 절집이 휑하니 비어 있었다 그러나 저 아래 골짜기로부터 바람이 숨을 헉헉거리며 올라오고 뒤이어 극락보전 추녀 끝 풍경 소리가 절 마당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적막 한 줄기를 가만히 끌어당기자 올망졸망한 적막의 덩이들이 줄줄이 딸려 올라왔다 맛깔스러워라 적막 굽는 냄새가 요란하게 풍겨오는 산사의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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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비암사- 충청남도 연기군에 있는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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