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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염은 청정해역의 바닷물을 햇볕에 증발시켜 만든다. 천일염은 정제염이나 수입소금에 비해 염도가 낮은 대신 천연 미네랄 함유량은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 천일염 천일염은 청정해역의 바닷물을 햇볕에 증발시켜 만든다. 천일염은 정제염이나 수입소금에 비해 염도가 낮은 대신 천연 미네랄 함유량은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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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하면 역시 '천일염'이다. 젓갈이나 김치, 장류 등 전통 발효식품의 제조는 물론 음식 고유의 맛과 풍미를 유지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알칼리성을 띠고 있어 고혈압, 당뇨, 골다공증 등의 증세를 완화시켜주는데도 효과가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천일염은 청정해역의 바닷물을 햇볕에 증발시켜 만든다. 세계 제일의 소금으로 알려진 프랑스 게랑드 소금도 천일염을 수입해서 사용한다. 일본은 우리나라 전남에서 난 천일염을 수입, 가공해서 우리보다 10배나 높은 값을 받고 있다. 프랑스산 소금은 우리보다 60배나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값싼 외국산 소금에 가려 천일염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었다. '염관리법'에서 천일염을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고 광물로 취급해온 것이 주원인이었다.

천일염은 우리나라 서남해안, 그 중에서도 신안과 영광 등 전남도내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천일염은 우리나라 서남해안, 그 중에서도 신안과 영광 등 전남도내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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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22일 염관리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천일염이 식품으로 인정받게 됐다. 내년 3월부터 가공되지 않은 소금인 천일염이 식용으로 쓰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법률 개정으로 천일염은 앞으로 식용과 비식용이 구분돼 관리된다. 이 가운데 식용 천일염은 식품위생법의 적용을 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관리하게 된다.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그동안 천일염은 일반 가정에서 김치나 젓갈, 된장, 간장, 고추장 등을 만들 때 사용하긴 했지만 관련 규정이 미비해 밥상에 제대로 오르지 못했다. 대신 바닷물을 이온교환막에 전기 투석시켜 만든 정제염이나 값싼 수입소금을 이용해 왔다.

천일염으로 만든 조각품.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에 있는 소금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천일염으로 만든 조각품.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에 있는 소금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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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면서 존폐기로에 섰던 천일염이 최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염화나트륨 순도가 낮고 칼슘과 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이 높은 참살이 식품이라는 이유다.

실제 목포대학교 천일염생명과학연구소와 전라남도 보건환경연구원 등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서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정제염이나 수입소금에 비해 염도가 낮은 반면 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 천연 미네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여 김치나 젓갈, 된장, 간장 등 각종 전통 발효식품의 제조에 적합하고 고혈압, 당뇨, 골다골증 등 생활습관에서 오는 병을 완화해 준다는 것이다.

자원으로서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 천일염을 전라남도가 명품화시키겠다고 나선 것도 여기에 연유하고 있다. 천일염의 식품 사용을 계기로 국내 수요도 크게 늘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계산에서다.

실제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된 식용소금은 56만8000톤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 천일염 생산량은 28만6000톤 규모로 이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 천일염의 가격 상승까지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면서 존폐기로에 섰던 천일염 사업이 최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에서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천일염을 이용해 조각작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면서 존폐기로에 섰던 천일염 사업이 최근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신안군 증도면 태평염전에서 천일염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천일염을 이용해 조각작품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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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전라남도가 수립한 '천일염 산업화 5개년 계획'은 소금생산 특구를 지정하는 등 산업화 기반을 다져서 친환경 천일염 생산을 늘리고, 소비자의 신뢰를 높여 생산어민들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우리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소금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과 자웅을 겨룬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

천일염의 미래는 아주 밝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기술 개발과 지원이 이뤄지면 세계적인 상표로 키울 수 있다. 청정 갯벌에서 생산된 양질의 천일염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귀해 수출상품으로서의 경쟁력도 높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이 게랑드 소금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네랄 함량과 맛은 오히려 우리 것이 더 뛰어나다는 분석결과도 있다.

'평양감사보다 소금장수'라는 옛 속담에서처럼 소금이 부와 권력의 상징이 되지는 않겠지만 머지않아 새로운 부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몫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시장을 겨냥한 수출상품으로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해질 무렵의 염전. 이방인들에게 이 모습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선다.
 해질 무렵의 염전. 이방인들에게 이 모습은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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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3926㏊에 이르는 1119개 염전에서 28만5000톤의 천일염이 생산됐다. 이 가운데 전남이 전체 생산면적의 76%, 생산업체의 89%, 생산량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전남의 천일염 생산은 대부분 신안과 영광 등 서남해안 지역에 집중돼 있다.

최장주 전라남도 과학기술과장은 "천일염을 지키는 것은 우리나라 서남해안의 질 좋은 갯벌 자원을 보존하는 길이고, 우리의 자연환경을 보호하면서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먹을거리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면서 "세계 소금박람회 개최와 공동브랜드 개발, 갯벌 천일염전 지역에 대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등을 통해 체계적인 천일염 산업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전남 신안 일대의 천일염전. 전라남도는 이 일대의 갯벌 천일염전에 대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전남 신안 일대의 천일염전. 전라남도는 이 일대의 갯벌 천일염전에 대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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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일염, #염전, #염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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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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