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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오면 정치, 경제, 사회, 사는 이야기 다 들을 수 있어요.
▲ 해운대 오산공원은 택시 기사 아저씨 쉼터 여기오면 정치, 경제, 사회, 사는 이야기 다 들을 수 있어요.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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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소식을 잘 알려면 택시를 타고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보면 웬만한 정치, 사회, 경제, 체육문화 소식 등 환하게 얻어 들을 수 있고, 그 도시의 가장 명소와 자랑거리뿐만 아니라, 그 도시의 싸고 먹을 만한 식당과 깨끗하고 싸게 여행객이 묵을 수 있는 여관과 호텔 등을 잘 알 수 있다.

시민들이 택시를 타는 목적은 바삐 어딜 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거운 짐이나 아이를 업고 버스를 타기는 힘들고, 동행이 서너 명 되면 버스비로 택시를 타기도 한다.

심한 비바람이 불거나 지하철 역에서 버스를 타기도 어중간할 때, 대중교통 수단이 없는 변두리 지역을 방문할 경우 등이다.

택시를 타면 묵묵히 그냥 가는 승객도 있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와 여러 가지 세상이야기를 나누는 승객도 있다. 또 아니면 택시 아저씨가 들려주는 음악이나 개인택시의 경우는 소형 텔레비젼을 비치해 두고 있어서, 이런 서비스를 즐기며 가기도 하고 창밖을 구경하기도 한다. 아무튼 직접 차를 몰고 가는 것보다는 누군가가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택시를 탈 때는 아무튼 마음이 편하고 부담이 없다. 그러다가 정신없이 핸드폰을 혹은 중요한 지갑 등을 놓고 내리기도 한다.

노사간에 믿음이 없는 한 영원한 평행선이라고 한다.
▲ 하루 2교대 근무에 처우 개선을 바라지만 노사간에 믿음이 없는 한 영원한 평행선이라고 한다.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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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택시를 타면 언제나 물어본다.

"아저씨, 오늘 사납금은 맞추셨나요 ?"

그러면 대개 택시 아저씨는 약간 놀라신다.

"손님, 아직 못 맞추었습니다. 요즘은 사납금 맞추기가 그리 쉽지 않아요"

하고 대답하는 택시 아저씨가 굉장히 많다.

'사납금'이란 택시 기사들이 그날 운전으로 일해서 얻은 수입을 회사에 납입하는 금액이다. 이 사납금의 정해진 금액은 7만 7천원이라고 한다.

"아저씨 그럼, 이 금액을 맞추지 못하면 그럼 어떻게 되는데요?"

하고 여쭈니 그냥 싱긋 웃기만 하신다.

"아저씨 ! 그럼 한달 봉급은 얼마나 받으세요?"

하고 대답하기 곤란한 봉급 액수를 묻는다. 그러자 아저씨 망설임 없이 대답하신다.

"손님, 택시 회사마다 약간 다르지만, 세금 및 연금 및 보험료 등 떼고 나면 저는 53만원을 집에 가지고 갑니다"

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신다.

"예? 53만원요? 그럼 12시간 근무의 한달 봉급이 53만원이란 말이에요?"
"회사에서 나오는 정해진 봉급은 53만원 정도입니다. 하루 사납금을 맞추고 난 금액이 남을 경우 집에 가져 갑니다"

하고 대답하시는, 아저씨는 'ㄱ택시' 소속 운전기사셨다.

너무 힘들다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유일한 쉼터
▲ 하루종일 앉아서 일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유일한 쉼터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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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송동에서 택시를 타서 해운대 오산공원을 올 때까지 택시 기사 아저씨의 하소연 비슷한 처우 개선에 대한 불만은 계속 되었다.

아저씨의 말씀은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은 정말 시급하고 그 처우개선의 첫째는 임금 안정인데 이 임금이 들쑥날쑥이며, 네 식구에 부모님까지 모시고 사는데, 생계비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택시 기사 아저씨의 하소연 요지는, 대한민국의 노동법이 어느 사업장에나 잘 적용이 되고 또 복지혜택이 잘 되고 있지만, 가장 열악한 환경 조건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택시기사'라고 강조했다.

이건 주먹구구식의 임금제라면서, 나이 50이 넘어서 사업에 실패하고 택시기사를 하면서 정말 택시 기사 생활이 이처럼 힘들고 열악한 조건인 줄 처음 알았다고, 아저씨는 택시 기사 생활이 아직 2년이 안되었고, 승객과의 마찰 등 여러가지 하소연을 하셨다.

택시 기사 아저씨의 불친절만 꼬집어 이야기하지 마세요.
▲ 택시 기사 아저씨는 '도시의 얼굴'이 아닌가요 ? 택시 기사 아저씨의 불친절만 꼬집어 이야기하지 마세요.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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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의 처우 개선 문제는 오늘 어제의 일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발전하고 있는데 택시 기사의 임금제도만은 뒷걸음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당국도 노사간도 이런 부조리에 묵묵합니다. 그런데도 승객들은 늘 운전 기사가 불친절만 강조합니다.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운전 기사의 생활을 하다 보니, 운전기사 입장을 이해 하게 되고, 이 직업이 미래가 없는 듯 해 정말 답답합니다"

하고 아저씨는 한숨까지 쉬셨다.  

택시는 시민의 발이다. 이런 전근대적인 임금 시스템에서 일을 하는 근로자는 대한민국의 근로자 중 정말 아무도 없을 거라는 택시 기사 아저씨의 말씀인데, 이러한 부조리한 임금제도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잘못 된 행정인 것이다.

하루 정해진 사납금을 맞추기 위해 매일 스트레스를 받고 그러다보면 승객에게 자연 불친절해 지는 것은 아닐까. 외국인과 타지의 관광객이 유난히 많은 관광문화도시의 부산.

이 '도시의 얼굴'의 관광문화사업의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택시 기사 아저씨들의 처우 개선이야 말로 다른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다.


태그:#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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