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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터넷 포털사이트는 최진실과 그의 동생 최진영, 최진영의 여자친구인 이현경, 그리고 '최진실 미니홈피', '최진영 이현경'이라는 단어로 도배되어 있었다. 관련된 기사만도 수백 건이 넘었다.

 

이날 오전 최진실은 자신의 불행했던 결혼생활을 반추하며 동생은 그런 아픔을 겪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을 누리기를 바라는 짤막한 '편지' 형식의 글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미사여구도 없었고, 잘 꾸민 문장의 조합도 아니었다. 이런 글이다.

 

이런 글 어디다 올려야되는 줄도 모르겠네요. 최진실입니다. 밤잠을 설치다가 생전 처음으로 이런 글을 써봅니다. 제 동생이 인터넷을 장식했더군요. 여기저기에서 전화가 와서 인터넷을 보니 쫘악 깔렸더라구요. 그런데 안티 여러분들이 저를 싫어하는 건 알지만 제 동생까지 이유 없는 미움을 받는 것이 누나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항상 누나 그늘에 가려 기 한번 못펴고 살았던 동생. 사고뭉치 누나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았던 동생입니다. 그래요, 제 입으로 굳이 얘기 안 해도 전 결혼에 실패했습니다. 그 영향으로 결혼을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할거에요. 현경씨, 아직 못 만나 봤지만 조만간 만나야겠죠.

 

독한 시누이 때문에 걱정하시는 분들 많은신 것 같은데 여러분 걱정마세요. 내 동생이 사랑하는 사람, 저도 기꺼이 사랑하고 서로에게 가족으로서 큰 힘이 되어줄꺼라, 그럴 수 있다고 약속할게요. 이런 일 처음이지만 공식적으로 제 동생에게 말하고 싶네요. 잘 살라고, 누나 때문에 마음고생 많이 했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사랑한다 진영아 행복해라 못난 누나 미안하다!

 

빼어난 소설가나 시인이 쓴 글에 비하자면 서툴고 거칠지만, 그 글에 네티즌들은 더할 수 없는 감동을 느끼고 있다.

 

그 이유는 글 안에 담긴 '최진실의 진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른 여섯 살의 성인이지만, '죽을 때까지 아이로밖에 생각할 수 없는' 동생 최진영에 대한 애틋함과 신뢰 그리고, 연민이 행간마다 묻어 있는 최진실의 글은 이미 수십 만 네티즌의 '암묵적 동의'와 '감동'을 이끌어냈다.

 

인터넷 문화에 비판적인 몇몇 지식인들은 네티즌 전체를 싸잡아 "연예인의 약점을 잡아 악플이나 거듭 올리는 비열한 사람들"로 비하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네티즌도 사람인 이상 자기 감정에 휘둘리는 한계를 지녔겠지만, 결국엔 보통의 인간과 마찬가지로 이성을 지닌, 비판과 연민의 감정을 가진 이들이 아닐까.

 

21일 최진실 미니홈피에 올려진 짤막한 '편지' 하나가 '인터넷'과 '네티즌'에 관한 이런 확장된 논의까지를 부르고 있다.


태그:#최진실,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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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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