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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군 입면 만수1구 대곡마을 쉼터
 곡성군 입면 만수1구 대곡마을 쉼터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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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사람들이 보수나 노동의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도와주는 봉사적 노동을 우리는 ‘울력’이라 한다. 이 울력은 품앗이, 두레 등과 함께 옛날 우리네 공동체 의식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로 변하면서 이 같은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이 사라져만 가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울력을 통해 아름다운 마을을 가꿔가는 마을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전라남도 곡성군 입면 만수1구(대곡마을) 사람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서 꽃과 나무를 심고 돌탑을 쌓아 마을의 휴식공간을 만들면서 주민공동체 의식을 복원하고 옛 농촌의 정서까지 되살리고 있는 것.

대곡마을은 우리네 농촌과 산촌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대곡마을은 우리네 농촌과 산촌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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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으로 이어진 마을 분위기가 푸근한 느낌을 준다.
 돌담으로 이어진 마을 분위기가 푸근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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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악산을 배경으로, 달과 별을 조명 삼아 자리하고 있는 대곡마을은 옛 농촌과 산촌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돌담들. 따스한 가을햇볕이 비추는 돌담 위로 빨갛게 익은 감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담장 위에 늘어진 호박덩굴도 정겹다. 돌담으로 이어진 마을이 참 푸근한 느낌을 준다.

돌담 아래로 콩과 깨, 고추, 곶감, 토란대 등을 말려놓은 모습에서도 전형적인 옛날 시골마을의 향수가 느껴진다. 다듬이질과 장작 패기에 시간가는 줄 몰랐던 우리네 부모님들의 삶이 보이는 듯하다.

돌담 아래로 콩과 깨 등을 말려놓은 모습에서 옛날 시골마을의 향수가 느껴진다.
 돌담 아래로 콩과 깨 등을 말려놓은 모습에서 옛날 시골마을의 향수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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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마을은 발길 닿는 곳마다 옛 농촌마을의 향수가 진하게 느껴진다.
 대곡마을은 발길 닿는 곳마다 옛 농촌마을의 향수가 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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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의 쉼터 조성은 ‘젊은 이장’ 박정열(47)씨의 노력과 주민들의 한마음으로 이뤄졌다. 3년째 마을이장을 맡고 있는 박씨는 지난 봄 주민의견을 들어 행자부에서 추진한 ‘참 살기 좋은 마을가꾸기’에 공모해 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주민들은 느티나무 숲과 동악산이 어우러진 마을 입구 광장을 쉼터로 조성해 나갔다. 진입도로 꽃길 조성과 돌탑 복원, 마을광장 조경석 쌓기, 꽃나무 심기 등도 했다.

마을주변 임야에 오가피, 복분자, 참옻나무, 참빗살나무도 심었다. 약재를 심은 것은 아름다운 경관을 만들면서 나중에 수익금을 마을기금으로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주민들이 모두 참여한 것은 당연지사.

마을 쉼터 조성을 이끈 박정열 이장.
 마을 쉼터 조성을 이끈 박정열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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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쉼터 풍경. 느티나무 아래에 조그마한 분수대와 꽃 지도, 돌탑 등이 정겹다.
 마을 쉼터 풍경. 느티나무 아래에 조그마한 분수대와 꽃 지도, 돌탑 등이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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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석을 쌓으면서 즉석에서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이렇게 하자, 아니다 저렇게 하자…. 잔디를 심고 철쭉을 심으면서도 그냥 심으면 밋밋하기에 태극문양도 만들고 우리나라 지도도 만들었습니다. 돌탑을 하단부만 쌓은 것은 나중에 우리 마을을 찾아온 사람들이 돌 하나씩 얹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남겨놓은 것입니다. 재미있죠? 이 공간을 모두 우리 주민들이 생각하고 또 만들었습니다.”

팔순 노인들도 일손을 거들고 거동이 불편한 분들은 구경이라도 하겠다며 나왔다는 게 박 이장의 말이다. 조경용 돌도 농촌공사의 협조를 얻어 마을 저수지에서 나온 것으로 써 의미를 더했다고.

대곡마을 주민 한진석씨가 참깨를 털고 있다.
 대곡마을 주민 한진석씨가 참깨를 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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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울력은 쉼터(790㎡)를 만든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 마을 진입로의 꽃길을 가꾸는 것은 노인회에서 책임지기로 했다. 쉼터와 정자 주변 관리는 청년회가, 제초와 주변 환경 정화활동은 부녀회에서 맡기로 역할분담을 했다.

이처럼 주민들의 울력으로 불과 몇 달 사이에 느티나무 아래 쉼터는 단순히 그늘만을 제공하는 공간에서 마을의 새로운 휴식공간으로 거듭났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친환경 사과단지와 꽃길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가로변으로 만들어졌다. 모두가 울력의 힘이다.

마을에서 당바위를 거쳐 도림사까지 3시간 코스의 동악산 산행길도 잘 닦여져 있어 앞으로 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늘 것으로 보인다.

대곡마을 쉼터. 느티나무 아래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마을주민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
 대곡마을 쉼터. 느티나무 아래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마을주민이 집으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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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곡마을 뒤 저수지에서 내려다 본 마을 전경. 노송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대곡마을 뒤 저수지에서 내려다 본 마을 전경. 노송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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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곡성, #대곡마을, #만수1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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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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