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고, 기쁜 일이죠."올해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소식에 이성강 감독은 덤덤하다. 이미 첫 장편 <마리 이야기>로 세계적인 권위의 안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받아서일까.
아니다. 세 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카이, 얼음호수의 전설>(가제, 뮤덴스·디아이스페이스 제작)에 빠져 있기 때문일 게다.
안데르센 동명의 동화를 모티프로 중앙아시아의 전설을 더한 이 작품은 현재 시나리오 초고가 나온 상태. 어린이 인형극 연출자로 유명한 이영란씨가 시나리오를 담당하고 있다.
특별한 것은 중앙아시아를 배경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 "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판타스틱한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있다"는 그의 말처럼 아시아인인 우리의 눈에도 조금은 생경하고 낯선 판타지를 안겨줄 듯하다.
이번 작품은 비주얼 면에서도 전혀 색다른 '이성강'을 기대하게 한다. 이전까지 2D제작방식을 택해온 그가 이번에는 3D에 도전한 것. 새롭고도 복잡한 방식 하나하나를 배워가는 재미에 푹 빠진 그다.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중앙아시아를 다룬다는 게 아마도 색다르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눈에도, 서양인의 눈에도 그럴 거고요. 작업의 모토가 그러하듯 아마도…‘대단히 아시아적이지만 굉장히 새로운 판타지’ 정도가 될까요?"첫 번째 장편 <마리 이야기>로 말없이 조용하고 깊었던 자신의 사춘기를 보여줬던 그는 두 번째 이야기 <천년여우 여우비>에서 딸아이를 닮은 조금은 소란스럽고 명랑·쾌활한 ‘어린이’를 그렸다.
아마도 세 번째 작품 <카이, 얼음호수의 전설>은 그 중간 정도의 감성으로 2009년 하반기쯤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릴 듯하다.
덧붙이는 글 | 2007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대상에 발표는 지난 14일 있었으며, 이성강 감독과 이날 전화인터뷰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