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사수정 : 16일 오전 10시 35분]

 

김경준 전 BBK 대표가 16일 오후 귀국할 예정인 가운데 한나라당은 김씨의 송환이 이명박 대통령후보에게 해가 될까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은 "검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보자"며 애써 의연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편에서는 의원들이 자료를 배포하거나 기자 브리핑을 통해 "이 후보는 주가조작 사건과 무관하다"고 강조하는 등 김씨 송환에 의한 여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명박 후보는 16일 오전 김씨 송환에 대해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뭐 대단한 귀국이라고, 범인 송환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한나라당, 불똥 튈까 전전긍긍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오늘 국제 금융사기 위조범 김경준씨가 미국에서 6년 만에 돌아온다"며 "김씨가 대선을 한 달 앞둔 이 시점에서 '처벌 받겠다'고 나선 이유가 이 후보 흠집내기용 정치공작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이미 2001년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김씨가 '이명박 후보가 관련없다'는 답변서를 썼고, 검찰 조사에서도 이미 결론 난 사안"이라며 "한나라당도 올해 검증위원회를 만들어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이 후보가 결백하다고 인정해서 대선 후보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김씨가 2001년 금감원에 제출한 답변서"라며 서류를 내보였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열린 '국민성공대장정 경기대회'에서도 이 문서를 들고 무대 위로 올랐었다.

 

안 원내대표는 이처럼 증거를 내놓는데 대해 "이미 결론 난 사안에 대해서 이렇게 떠들썩한 것은 여당이 각종 의혹을 부풀렸기 때문"이라며 "이제 대선 후보들을 모든 것을 법에 맡기고, 정책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지난 2002년 김대업씨 수사 때처럼 검찰이 수사 기밀을 언론에 흘리고 언론은 매일 대서특필해서 선거를 왜곡해서는 안 된다"며 "언론은 과잉 보도를 자제하고, 검찰이 추가 의혹을 차분히 조사하는 것을 차분히 지켜보자"고 당부했다. 이어 "사기 범죄인 김씨가 대선을 좌지우지하는 코미디가 다시 연출되겠냐"고 덧붙였다.


안 원내대표는 회의 시작 전에도 이사철 당 법률지원단장을 향해 "너무 할 게 많을 것 같다"며 "'김경준 핵'이 떠오를 것 같다"고 농을 건넸다.

 

박계동 의원은 '김경준이 빼돌린 자금 380억원의 내역'을 정리한 자료를 내보이며 "김씨가 빼돌린 돈 대부분을 김씨 본인이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자료에는 김씨의 베버리힐즈 자택과 고급 승용차 구입 내역 등이 나와 있었다.

 

박 의원이 자료까지 제시한 이유는 전날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가 옵셔널벤처스 횡령금 384억의 행방, BBK 인수자금 30억원의 출처 등 5대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김씨가 범죄 사실을 시인한 자술서가 있는데 여당은 계속해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김씨는 명백한 사기꾼"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심재철 의원도 "김씨 수사 내용을 두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조금이라도 이상한 '~카더라'식의 이야기를 하는 데 대해 강력하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이 후보에 대한 부정적 여론 차단에 나섰다.

 

"차분히 검찰 수사 지켜보자"고 하지만...

 

한편 "검찰 수사를 차분히 지켜보자"는 안 원내대표의 발언과는 달리 홍준표 당 클린정치위원장은 전날(15일) 브리핑과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검찰의 향후 수사 과정을 설명했다.

 

홍 위원장은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검찰은 ▲ 사문서 위조 ▲ 사문서 위조 동행사 ▲ 주가조작 ▲ 업무상 횡령 등 4가지 범죄 사실을 수사할 것이고, 범죄 사실이 방대해 이틀 밤을 꼬박 새워서 구속 영장을 청구할 것"이라며 "김씨 구속 시점은 귀국 이후 4~5일 이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위원장은 또한 "검찰에 있을 때 경험으로 보면 수사는 10여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사건 수사의 본질은 김씨의 체포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이라고 BBK 주가조작 사건과 이 후보가 무관함을 강조했다.

 

검사 출신인 홍 위원장의 '훈수'에 최재천 신당 선대위 공동대변인은 "홍 의원은 자신이 검찰총장이나 수사지휘 라인에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 진행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수사 계통에 있었던 사람의 협박으로 들린다"고 비난했다.


태그:#이명박 , #김경준 , #BBK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