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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오는 12월 대선에서 민중후보를 뽑는 대선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이석행)은 11일 오후 경찰과의 대치 속에서 서울 시청에서 남

대문으로 향하는 8차선 차도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2007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와 대선투쟁을 선언했다.

 

이날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철폐 ▲국가보안법철폐 ▲이라크파병 중단 ▲한미FTA비준 반대 등을 촉구했다.

 

사회를 본 이용식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내·외빈을 소개했다. 이어 곧바로 여는 말을 한 이석행 민주노총위원장은 “12년전 오늘(11일) 민주노총을 건설한 생일날”이라면서 “생일날 노무현 정권은 군사독재정권과 똑같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37년전 전태일 열사께서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분신했다”면서 “37년이 흐른 오늘 날 다시 정해진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면서 온몸에 불을 당겼다. 노무현 정권은 즉각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 위원장은 "내년 초 투쟁에서 민주노총 사업장인 가스를 잠그고, 전기를 끊고, 철도를 세우고, 비행기를 세우는 새로운 역사를 쓰자"면서 "이제 길거리투쟁을 끝내고 이번 대선에서 정치세력화 투쟁으로 민주노동당 후보를 당선시켜 노동자와 민중이 이 땅의 당당한 주인으로 우뚝 서자"고 강조했다.

 

 

연대사를 한 문경식 전농의장은 “생존권을 지키지 못해 노동자가 분신하고 농민이 농약을 먹고 죽고 있다”면서 “이 땅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이 단결해 세상을 바꾸자”고 호소했다.

 

김흥현 전국빈민연합 의장은 “전국 곳곳이 재개발, 뉴타운 등 환경개선 사업을 진행하면 철거민, 빈민, 원주민 등의 주거환경이 개선돼는 것은 당연한데 그렇지 못하고 되레 쫓겨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살고 있는 집을 포트레이를 동원해 부수는 것을 방해하면 업무방해로 집어넣고 있다.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이 단결해 오는 16일 예정인 철도와 화물 노동자 파업 엄호에 적극 나서는 투쟁을 전개하자”고 밝혔다.

 

7만 여명이 참여한 이날 노동자대회는 연사 발언 중간 중간에 파도타기와 민중노래공연이 펼쳐졌다. 참석자들은 ‘폭력경찰 물러가고 평화시위 보장하라’라는 구호를 연신외쳤고, 비정규직 철폐 연대가 등을 불렀다. 오후 3시 30분경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한미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를 위한 민중 총궐기대회'가 이어졌다.

 

 

한편, 사전대회에서는 현재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위원장을 대신해 부인 임경옥 씨가 ‘16회 전태일 노동자상’을 수상했다. 이날 수상식은 이수호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사회로 이광택 전태일 열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직접 나와 상을 전달했다.

 

이날 남편을 대신해 소감을 밝힌 임경옥 씨는 “감옥에 있는 남편이 전태일상 수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에 부끄러워하고 있다”면서 “길륭전자, 이랜드, KTX 등 장기투쟁사업장에 전태일 노동자상을 돌려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전태일 상 수상에 앞서 투쟁사를 한 최병규 전국건설노조 인천지부장은 “정해진 열사와 함께 투쟁했던 인천전기원노동자들이 이 자리에 함께 했다”면서 “인천 전기원 노동자뿐만 아니라 1500만 노동자들의 삶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 단결해 투쟁하자”고 밝혔다.

 

임성규 공공운수연맹위원장은 “16일 철도와 화물이 공동파업을 한다”면서 “내년 초에 이미 관속에 들어갈 직권중재 칼날을 빼내 철도노조 쟁의행위를 불법파업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수고용직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싸운 화물연대 투쟁을 건설부가 성의없게 대하고 있다”면서 "철도와 화물 공동 투쟁에 적극연대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민중궐기 평화대행진 과정에서 부상자와 많은 연행자가 속출했다.

 

전국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대회를 끝낸 참석자들이 '평화시위 보장과 폭력경찰 철수'를 주장하며 광화문, 종로 일대에서 평화대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자진 마찰로 인해 부상자와 연행자가 발생했다.

 

전국노동자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한미FTA저지, 비정규직 철폐, 반전평화를 위한 민중 총궐기대회 및 2007년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가 이어졌다.

 

여는 말을 한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집회가 불허된 서울시청 광장은 애국시민들의 것이지 경찰의 것이 아니”라면서 “우리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제2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돼 있는데 대한민국 권력은 경찰에서 나오고 우리 국토는 경찰과 군대가 지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천만 비정규직 노동자가 민주공화국이라는 허울 속에서 신음해 죽어가고 있다”면서 “애국시민, 동포,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여성이 결심하고 나서야 한다. 민중 총궐기로 비정규직 없애고 노무현 정부가 미국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을 끝장내야한다. 민중의 권력과 자주정부를 이번 대선에서 열자”고 밝혔다.

 

마지막 연사로 지난 10일 오후부터 서울시청 정문 계단에서 노상 철야농성을 벌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무대에 올랐다.

 

이날 발언을 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노무현 대통령이 권영길이가 1백만 민중 앞에서 연설하는 것이 두려워, 권영길을 1백만 민중 앞에 서지 못하도록 노무현 정권은 계엄정권 같은 폭거를 자행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철벽을 뚫고 노무현 정권에 맞서서 드디어 이 자리에서 민중대회를 만들었다. 이것이 바로 민중들의 위대한 승리”라고 말했다.

 

그는 ▲FTA비준 반대 및 국민투표실시 ▲비정규직 악법 폐지 및 새로운 법 제정 ▲재벌개혁과 삼성 특검 요구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 파병 철수 등의 입장을 밝혔다.

 

사회를 본 한충목 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경찰 봉쇄를 뚫고 서울 한복판에서 전국노동자대회와 범국민행동의 날 대회를 치르게 됐다"며 "이건 우리가 승리했음을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국민 호소문(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집회를 원천봉쇄했다. 87년 6월 항쟁 20주년을 맞는 이 시기에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땅투기, 주가조작, 차떼기 등 권력의 향응이 끝을 보이지 않는다”면서 “평화통일을 가로막는 수구꼴통 권력들에게 우리 국민들을 맡길 수 없다“고 선언했다.

 

집회장소인 시청에서 남대문 도로까지는 노동자, 농민, 학생, 등 참석자들로 빼곡히 찼다. 이날 경찰은 헬기를 통해 불법집회라면서 경고방송을 계속했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집회는 계속됐다.

 

이날 민중총궐기대회가 끝나고 참석자들(5만 여명)은 흩어져 종로, 서대문, 광화문 등에서 불법집회에 항의하는 연좌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헬기를 띄운 채 물대포를 살수했고, 경찰차벽을 오르는 대오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장면도 목격됐다. 범중총궐기대회 참가자들은 서대문, 광화문, 종로, 시청도로 등으로 나눠 산발적인 시위를 펼쳤다.

 

평화시위를 가로 막는 경찰과 자진 마찰이 계속 이어졌다. 종로 1가에서 시위를 벌인 한 조합원이 경찰에 맞아 심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이날 저녁 9시경 민주노총 대외협력 관계자는 범국민평화대행진을 벌이던 시위자 중 125명이 강제 연행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학생 80여명, 노동자 20여명, 농민 1명, 민주노동당 2명, 청년 8명, 기타 14명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권력의 살인적인 폭력에 맞서 평화행진을 벌인 시위대들은 격전을 벌였던 광화문 일대에서 저녁 11시경 자진 해산했다.


태그:#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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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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