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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촬영에서부터 인화까지 작가의 의지가 다양한 방법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최종 결과물이 전적으로 작가의 표현의도에 의해서 생산될 수도 있지만 우연의 산물인 경우도 많이 있다. 특히 모더니즘 사진가들은 우연에 의존하는 사진작업을 많이 하였다. 하지만 1960년대에 사진과 개념미술이 만나면서부터는 우연보다는 명확한 컨셉에 의존하는 작품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김도한은 누드사진을 찍었다. 촬영과정에서는 누드의 형태미를 추구 하였지만, 인화를 하는 과정에서는 필름 두 장을 겹쳐서 인화하여 리얼리티가 제거되고 추상적인 최종 결과물이 생산되었다. 특히 인화지를 정착하면서 정상적인 과정보다 좀 더 빨리 빛에 노출시켜서 좀 더 과장된 이미지가 생성되었다. 피카소의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작품도 있다.

 

김도한은 누드를 찍는 과정에서도 자신의 미적 주관을 드러내려고 노력하였지만 후 처리과정에 좀 더 치중하는 사진작업을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암실작업을 하였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축척 되어있다. 그 결과물이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이다. 작가의 실험적인태도가 느껴지는 전시회이다. 전시작품 한 장 한 장이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깊이 있게 감성을 자극한다. 하지만 전시작품의 전체적인 흐름에서 일관성이 결여 되어 있고 중복된 이미지도 있다. 그것은 명확한 개념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하기보다는 우연에 좀 더 의존하였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생산하려면 작품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치밀한 작업 계획이 필요하다.

 

이번에 김도한이 전시하는 작품들은 사진 프로세스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사진적인 표현방법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가로서의 미적인 철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정립 한다면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느끼게 하는 전시회이다.

덧붙이는 글 | 2007년 11월 7일 ~ 11월 20일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아트비트 갤러리


태그:#누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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