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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이랜드그룹 홈에버 봉쇄투쟁을 힘차게 전개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위원장 이석행)은 11일 오후 전국노동자대회를 맞아 10일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정문에서 전야제 결의대회 및 홈에버 매장 매출저지 투쟁을 힘차게 전개했다.

 

삼엄한 경찰병력이 홈에버를 이중 3중으로 에워싼 가운데 전개된 매출저지 투쟁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6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민주노총 대오는 오후 6시부터 출입 매장 입구를 막았고 이들은 매장 입구 쪽으로 통하는 월드컵경기장 삼거리 차선을 완전히 장악해 ‘이랜드투쟁 승리하자’, ‘박성수 회장을 구속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라’, ‘노동자는 하나다 비정규직철폐하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치면서 연좌시위를 벌였다.

 

홈에버 매장 출입 봉쇄투쟁과정에서 경찰과 자진 마찰도 이어졌다. 경찰은 여러 차례에 걸쳐 ‘불법집회 해산하라’는 경고방송을 했고 아랑곳하지 않고 연좌시위를 펼치고 있는 조합원들에게 소화기를 살포하기도 했다. 금속노조 지부 깃발 수개가 탈취 당했고 분노한 대오가 격렬하게 항의한 끝에 깃발을 되찾기도 했다. 이날 저녁 홈에버 매장 영업이 일시 중단됐다.


경찰은 만일에 사태를 대비해 홈에버 상암점 주변에 경찰 25개 중대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장 북측 광장에는 전야제 행사 본무대와 함께 지방에서 올라온 조합원들의 철야 투쟁 숙소인 간이천막 등 50여개가 설치됐다.

 

이날 오후 6시부터 거의 3시간 동안 월드컵경기장 남문 쪽 차선을 점거해 입구봉쇄 매출저지 투쟁을 벌였던 6000여명의 조합원들은 밤 9시 30분경 전야제가 열리는 북쪽 광장 무대로 이동했다.

 

전야제 무대에는 ‘비정규직을 철폐하라’라는 글귀 적힌 대형 걸개그림이 걸려있었다. 6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집결한 전야제 집회 장소는 앉을 자리 없이 빼곡했다. 전야제 행사에 앞서 괭과리, 북, 징, 장고 등 사물놀이패가 흥을 돋웠고. '비정규직 철폐', '무상의료 쟁취', '국가보안법 폐지', '공적연금 개악저지', '금융공공성 강화' 등의 문구 새긴 수십여 만장이 이들을 대변했다.

 

밤 10시 25분 경 시작된 '비정규직철폐와 이랜드·뉴코아 투쟁승리 결의대회 및 전야제‘에서 여는 말을 한 이석행 민주노총위원장은 “전태일 열사께서 37년 전에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외치시면서 온 몸에 불을 당기셨다”면서 “36년이 지난 오늘 날 정해진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며 온 몸에 불을 살랐다.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우리 노동자에게 변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런 세상 한번 정도 갈아엎어야 하지 않냐”고 운을 뗐다.


이어 “전국 민주노총 조합원 20만이 서울로 올라오겠다고 하니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당 보수 정권이 집회장소인 서울시청 원천봉쇄 결정을 내렸다”면서 “저들이 원천봉쇄한다고 서울시청으로 못갈 이유가 없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서울시청으로 간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과거 군사독재 정권에서도 막으면 막을수록 더 가열하게 싸웠다”면서 “이 정권과 한나라당에 맞서 힘차게 싸워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게 비정규직 철폐”라고 강조했다.

 

특히 “남한 노동자들이 열심히 싸웠지만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따라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완전히 일궈내야 한다. 이 대회와 내일 노동자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확인하자. 80만이 대선투쟁을 확실히 승리하게 해야 한다”면서 “전기, 가스공급, 항공사, 철도 등 모두 민주노총 소속이고 조합원들이다. 전기 끊고, 가스 끊고, 철도 멈춰 크게 한판하자.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확실히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투쟁사를 한 정갑득 금속노조위원장은 “11월11일을 빼빼로데이다. 하지만 11월11일은 전태일 열사가 자기 몸을 불사른 날이다. 내일 1시에 시청에서 우리가 싸움을 하기 위해 오늘 여기 이렇게 모였다”면서 “박성수는 하느님에 대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는 투쟁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신념을 가진 노동자들이다. 내일 시청에서 힘 있는 투쟁을 화끈하게 벌이자”고 호소했다.

 

김종인 운수노조위원장은 “오는 16일 철도와 화물이 총파업을 한다.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들을 로봇으로 만들려 하고 있다. 철도 현장을 비정규직으로 채우려 하고 있고 공공철도를 사유화 하려는 중이다. KTX 새마을호 승무원 동지들이 길거리에서 투쟁 중이다. 47명 해고자들이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철도노조는 철도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교섭해왔지만 자본과 정권은 불법교섭, 불법요구로 매도한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전 중노위는 내년에 없어질 직권중재법을 들이 밀어 불법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조정기간 끝나면 조정위는 자동해산 된다. 권한 없는 조정위원들이 직권중재 결정한 것은 불법이다. 이처럼 정당한 투쟁을 매도하기 위해 정부와 중노위는 혈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화물연대는 2002년 노동조합 결성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파업해왔다. 달라진 게 없다.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비용은 상승하지만 수입은 감소하고 부채는 늘고 있다”면서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자기 차에 불을 지르고 몸을 태우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도 “11월11일은 충청도 예산에서 동학농민군 19명을 몰살한 날”이라면서 “한미FTA 신식민지 노예조약 박살내고 농사만 지어도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위해 만들어보자”고 밝혔다.

 

이해삼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시청 앞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가, 세상을 바꾸는 대통령 후보가 난장을 깔았다. 또 청와대 앞에는 민주노동당 대표, 전농 대표가 난장을 깔았다”면서 “ 비정규직 투쟁을 우리가 받아 안지 않으면 민주노총의 미래가 없다”고 밝혔다.


박영랑 이랜드일반노조 순천지부장은 “이렇게 길바닥에서, 갓난아기를 놔두고 나온 조합원들, 고3 수험생 뒷바라지도 못하고 나온 어머니들이 투쟁하고 계시다. 노동자들이 분신하는데 자본가들이 분신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 강력한 연대로 승리할 때까지 투쟁하자”고 외쳤다.

 

정영열 뉴코아노조 교육부장도 “오늘(10일)로 19일째 이랜드본사 앞 고공철탑에서 뉴코아노조 조합원이 농성 중이다. 뉴코아 고공농성 조합원은 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결코 내려가지 않겠다고 한다. 누가 죽어야 이 투쟁이 끝날 수 있겠는가. 바로 박성수가 죽어야 한다. 11일 서울 시청에서 동지들을 만나 끝까지 투쟁해 비정규직 철폐하고 반드시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에는 해외 노동단체들도 합류했다. 일본의 전노협, 전국일반노조협의회, 레미콘노조, 소방관노조, 지방공무원노조, 국가공무원노조-JPSU, 수도공무원노조, 도시교통노조, JR총련 등이 참가했다. 또 호주 건설노조와 AWC 일본위원회와 인민의 힘 등이 합류했다.

 

이랜드일반노조·뉴코아노조 율동패 '새벽과 신화'가 무대에 올라 "연대투쟁하는 동지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결코 지치지 않고 승리할 때까지 억세게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그리고 몸짓 공연을 펼쳤다.

 

새벽12시경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가 파업가를 부르면서 막을 내렸다. 이날 전국노동자대회 전야제 참가대오는 북문 광장에 마련된 천막에서 짐을 풀었다.


한편, 10일 오후 노무현 정권이 11일 '전국노동자대회와 범민중 총궐기대회' 원천봉쇄 방침에 항의해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후보가 시청계단에서 철야농성투쟁에 돌입했다.

 

정부가 징회장소 원천봉쇄와 참가자 상경 차단 등 강력저지 방침을 밝힌데 항의, 10일 오후 5시 진보진영 대표들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평화집회 보장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청운동 사무소 보도) 노상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전국노동자대회 관계로 11일 11시까지 농성을 펼칠 예정이다. 이날 오종렬, 정광훈,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문경식 전농 의장, 김흥현 전빈련 의장, 이규재 범민련 의장, 이강실 전국여성연대 대표, 이승호 한청 의장 등이 참여했다.

 


태그:#민주노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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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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