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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귀환이 늦어지고 있다. 당초엔 5일 이 전 총재가 올라올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6일쯤 상경해 7일 '출마선언'을 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전 총재는 지난 2일부터 벌써 나흘째 지방에 머물고 있다. 측근들은 "고심이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총재의 이흥주 특보는 이날 오후 남대문로의 이 전 총재 개인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총재가) 아직 언제 올라오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며 "그러니 오늘(5일) 올라오신다는 보장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고민 길어지는 이유 "대선 3수 어떻게 읽힐지"

 

'칩거'가 길어지는 이유는 '대선 3수'에 대한 명분을 어디서 찾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 때문으로 보인다. 자신이 창당한 한나라당의 후보가 뽑힌 상태에서 자신이 또다시 대선에 나서는 까닭을 국민들에게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 특보는 "최종 정리하시는 단계가 아닌가 한다, 지금이 고비가 아니겠느냐"며 "자신이 국민 앞에 서서 (출마선언을) 얘기했을 때 정치권이나 국민들이 어떻게 이를 소화하고 읽을까 하는 것을 최종 고심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선언을 하면서 발표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은 사실상 '출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담길 내용 역시 "왜 이회창이 (또) 나섰는가 하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말씀이 주가 되지 않겠나 짐작한다"고 이 특보는 전했다.

 

한나라당과의 관계도 이 전 총재에게는 고민이 되는 대목일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가 만든 당이다. 그러나 출마를 결심하게 되면 탈당을 감행해야 한다.

 

이 특보는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 중에 출마를 할 경우 이명박 후보나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도 포함이 돼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게 다 포함되니 고민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이 전 총재가 출마를 결심할 경우엔 창당이나 기존 정당과의 연대보다는 무소속 출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특보는 "창당을 한다든가 남의 당 후보로 나선다든가 하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국민에게도 진솔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나머지 방안은 결국 혼자 나가시는 방안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명박 만날까? "시간이 되면..."

 

이 특보는 이 전 총재가 출마 선언을 하기 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를 만날지에 대해선 확답을 못했다. 지난 2일부터 이 후보 쪽에선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 등을 통해 이 전 총재에게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그러나 이 전 총재는 '만나겠다'는 답을 주지 않았다. 사실상 거부한 셈이다.

 

이 특보는 "이 후보를 만나는 거야 자연스러운 일 아니겠느냐, 안 만날 이유는 없다"면서도, '출마선언 전에 만날 수도 있는 것이냐'는 물음엔, "형편이 되어야죠, 시간이 되면 왜 못 만나겠느냐"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선언에 임박해 올라올 경우 시간이 안돼 못 만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이 특보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전날밤 서빙고동의 이 전 총재 자택을 방문한 데 대해서는 "상황연출이 아닌가 한다"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 특보는 "임태희 실장이 이 전 총재의 일정을 물어보기에 아무 전화가 없으니 오늘(4일)은 안오시는 거라고 확실히 말을 해줬다"며 "이 전 최고위원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그렇게 (한밤에 자택 앞을 방문)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전 총재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 연출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최고 '한밤 방문', 부담스런 상황 연출"

 

이 전 총재가 대선에 나설 경우 한나라당도 분열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이 전 총재가 엎드려 있으면 당 화합이 되느냐, 당이 지금 화합해서 일사분란하게 나가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그 부분은 이 전 총재가 기자회견을 한 다음 언론이 평가해달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와 막판 후보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해선 "(이 전 총재의 발표를) 기다려 보자. 분열시키자고 망치자고 (선거에) 나오실 분은 아니다"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한편, 이날도 이 전 총재의 개인사무실은 하루종일 북적였다. 지난 대선에서 이 전 총재를 도왔던 특보출신 인사부터 이 전 총재의 출마를 요구하는 시민들까지 수십 명이 사무실을 찾아 대선 캠프를 연상시켰다.

 

다음은 이 특보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이회창 전 총재 오늘 올라오나?
"죄송스러운 말씀인데 아직 전화로 언제 올라오신다는 말씀이 없어서 오늘 올라오신다고 보장을 못한다."

 

- 상경이 왜 늦어지나?
"많이 고심을 하셨을텐데 최종 정리하시는 단계가… (아니겠나) 지금이 고비 아니냐. 자기가 국민 앞에 서서 (출마를) 얘기했을 때 정치권이나 국민들이 어떻게 이 부분을 소화하고 읽을까 하는 것을 최종 고심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 출마를 하게 될 경우, 무소속 출마하게 되나?

"최종 결단을, (대선에) 나서는 쪽으로 한다면 현실적으로 가능한 안이 몇 개 있지만 창당을 한다든가 남의 당 후보로 나선다든가 하는 것은 현실성도 없고 국민에게도 진솔하게 담겨지지 않으니 나머지 방안은 결국 혼자 가시는 방안밖에 없지 않나."

 

- 심대평 국민중심당 후보는 기득권을 포기하고 이 전 총재를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국중당과 연대 가능성은 없나?
"앞으로의 정치는 화합의 정치다. 지금까지 여러 갈래로 갈등이 심해서 국민 통합의 정치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되지 않았나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전 총재와 뜻을 같이하는 분들은 폭넓게 연대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다가서야 국민에게 지지도 받을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것도 내가 이 전 총재와 교감을 한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생각을 말한 것이다)."

 

- 총재와 수시로 전화 통화는 하고 있나?
"(이 전 총재가) 내려가셔서 하루 이틀은 제가 자주 전화도 드리기도 하고 (이 전 총재가) 전화도 하고 그랬는데 막바지 고심 중에 계셔서 (지금은) 제가 자꾸 전화해서 혼란스럽게 안하려고, 혼자 조용하게 생각하시도록 하고 있다."

 

"무소속으로는 솔직히 준비 안 됐다, 그러나"

 

-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간다면 주변 조직도 준비해야할텐데 어느 정도 준비됐나?
"솔직하게 얘기해서 준비 안됐다. 그러나 지난 97년 2002년 두 번에 걸친 대선 경험이 있고 그때 많이 도왔던 인재들이 이 전 총재 주변에 많다. 이 전 총재가 금주 중에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기자회견을 통해서 전하면 그런 분들이 다시 모이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는 어떤 내용이 담길 거라고 보면 되나.
"국민이 왜 이회창이 나섰는가 하는 것을 생각하고 인식할 수 있게 하는 말씀이 주가 되지 않겠나, 그렇게만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 일각에선 '보수층이 보기엔 이명박 후보가 불안하다'는 명분을 내세울 것으로 보고 있는데, 출마를 할 경우 오히려 이 후보에 대한 불안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이 전 총재가 그간 칩거하면서 깊게 생각한 것은 제3기 좌파정권이 서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에 걸친 대선 패배로 나라가 헝클어지고 국민이 어려움 당하고 있는데 다시 국정이 미숙한 좌파 정권이 만들어져서 여러 국가의 장래와 국민의 형편을 어렵게 하는 결과가 생긴다면 내가 살아있을 가치가 없다는, 그런 심각한 사태로 상황인식을 하고 계신다."

 

- 이명박 후보나 한나라당은 좌파정권을 종식시키기에 부족하나고 보나.
"이 후보에 대해 (이 전 총재가) 이러저러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경선과정에서 그런 혹독한 경선 치르다보면 후보도 많이 훼손되고 당도 어려워진다면서 경선기간 중 강재섭 대표에게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경선 뒤에도 이 후보 쪽에 경선으로 갈라졌던 모든 분부파가 융합, 단합해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잇다는 내용을 전달하고 기대했다. 그러나 그게 잘 안되는 부분에 많은 염려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이 전 총재가 입장 표명을 하기 전에 이 후보를 만날 가능성은 있나.
"제가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에게도 (이 전 총재가 지방에 있으니)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다는 얘기를 전했다."

 

- 이 전 총재가 상경한 뒤에는 어떤가.
"후보를 뵙는 거야 자연스러운 일 아니겠나? 언제 올라오실지 모르니 언제 만나실지는 모르겠다."

 

- 선언하기 전에도 만날 수 있다는 건가?
"그건 형편이 되어야죠. 이 전 총재가 올라와서 시간이 되시면 이 후보를 왜 못 만나시겠나."

 

"이 후보 만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형편이 되어야"

 

-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 중에, 출마 결심 이후에 이 후보나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도 포함돼있다고 보나.
"그런 게 다 포함되니 고민이 길어지는 거죠. 한나라당과의 관계 등은 (이 전 총재가) 어떻게 행보를 정리할지 결단의 내용을 봐야 알 것 같다. 분열로 우파, 보수가 갈라져서 망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게 그 분(이 전 총재)의 기본 살신성인의 입장이 아닌가 한다."

 

-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 전 총재 자택 앞으로 찾아갔는데.
"그거는 제가, 생각해보세요, 이 전 총재 일정을 임태희 실장이 물어보기에 아무 전화 없으니 오늘 안 오시는 거라고 어제 확실히 말 했다. 이 최고가 못 뵙게 된 것에 대해서는 그분이 어떤 정보를 가지고 그렇게 (방문)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전 총재에게 부담되는 그런 상황 연출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 이 최고위원의 방문이 부담스럽다는 건가?
"그렇다. 자기 집에 사람이 와서 밤중에 서서 기다리는 건 부담스럽지 않겠나?"

 

- 어떤 형식으로든 막판에 후보 단일화될 가능성이 있는 건가?
"그걸로 포커스를 맞추는데 그건 기다려보자. 이 전 총재가 얘기하는 말(국민께 드리는 말씀) 속에 그것까지 다 포함돼 나오지 않겠나. 분열시키자고 망치자고 나오실 분이 아니다."

 

-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계속 높게 나오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이 전 총재가 그간 정치에 들어오셔서 일관되게 가지고 계신 철학이 있다. 그래서 그러한 것들이 국민에게 폭넓게 기대와 사랑으로 깔려있는 거 아니겠나."

 

- 이명박 후보 쪽에선 거품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그럼 모든 사람(후보의 지지율)이 거품이겠지. 이 전 총재(지지율)만 거품 일 수는 없지. 남의 건 거품이고 내건 진짜고 그런 게 어딨나."

 

- 이 전 총재가 나설 경우 당 화합을 자신하고 있나?
"이 전 총재가 엎드려있으면 그냥 당 화합이 되나. 당이 지금 화합해서 일사분란하게 나가는 건 아니지 않냐. 이 전 총재가 당 화합 깬 건 아니지 않느냐. 그건 기자회견 한 다음 언론이 평가해달라."


태그:#이회창, #출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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