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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금산분리 완화는 재벌경제로의 후퇴’라며 산업자본의 은행업 겸업을 금지한 금산분리 정책의 완화 움직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산업자본과 경쟁하는 기업에게는 불공정 경쟁이 되고 특히 산업자본이 경영위기에 몰리면 우회대출을 통해 지원에 나설 위험이 있게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한나라당은 이를 사후적으로 감독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후적인 감독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감독을 어떻게 빠져나갈까 궁리만 하게 되고 결국은 뒷북치기 십상이다”고 밝혀 금산분리 완화 방침을 밝힌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된 정책을 강조했다.

 

김 대표가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밝힌 이와 같은 입장은 정동영 신당 대선후보의 금산분리 완화 반대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법무팀장)가 삼성의 비자금 조성 및 전방위 로비 의혹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끈다.

 

김효석 "이명박의 철학과 언행에서 사회적 약자 배려 찾아보기 어렵다"

 

김 대표는 이날 “투자를 진흥하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손질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렇다고 한나라당처럼 산업자본의 은행소유까지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면 안 된다”면서 “재벌 대기업들이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만한 충분한 이유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IMF 위기가 발생한 원인도 이와 무관치 않다”면서 “대한생명은 건실한 금융회사였으나 신동아건설이 부실해지자 대한생명을 동원해 지원에 나섰다가 결국 건실한 대한생명까지 부도가 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2금융기관도 그런데 하물며 은행이야 말 할 필요가 없다”면서 “세계 100대 은행의 주주현황을 분석해 보아도 개인 대주주가 지배하는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한 경우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어 전날 출범한 신당의 가족행복위원회와 정동영 후보가 차별 없는 성장으로 가족행복시대를 열어갈 것임을 강조하며 4대 불안 요인으로 설정한 ▲일자리 ▲교육 ▲부동산 ▲복지 문제의 해법에 이날 대표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김 대표는 특히 이명박 후보를 겨냥해 “그 분이 살아온 길, 추구하는 철학과 언행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전제하고 “인간은 누구나 성공을 꿈꾸지만 이웃에 대한 배려나 애정 없이 나 혼자 잘 사는 것은 ‘불행한 성공’이다”면서 “어느 정당이,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이 사회를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지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은 김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대 불안 해법을 밝힌 대목이다.

 

[일자리] 더 많은 일자리,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

 

일자리는 가족행복의 원천이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년을 위해서도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이들을 위해서는 매년 4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필요하다.

 

경제정책의 기조를 ‘단순한 성장’에서 ‘고용 유발형 성장’으로 전환해야 한다. 대기업과 협력업체, 기업과 노조, 정규직과 비정규직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일자리 만들기 연석회의’를 통해 사회적 협약을 추진하겠다.

 

비정규직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비정규직 법안을 안착시키고 ‘불합리한 차별’을 바로잡기 위한 사회적 운동에 나서야 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기업은 세제상의 혜택을 주거나, 사회 보험료를 경감하는 인센티브제를 시행하겠다. 무분별한 간접고용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보완해 나가겠다.

 

유가인상으로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신당은 이미 4대 민생요금 인하의 하나로 유가인하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신당은 유류세 20% 인하와 유통개선을 통한 5% 절감을 합해 총 25%의 유류세 인하 정책을 추진하겠다. 여기에서 발생하는 3조 8천억의 세수감소분은 파생금융상품에 거래세를 도입하여 충당하도록 하겠다.

 

[부동산] 중산층과 서민의 주택걱정을 덜어드리겠다.

 

신당은 국민들이 불편해 하고 왜곡되고 있는 부동산시장을 적극 개선해 나갈 생각이다. 지금처럼 대부분의 국토를 농지, 산림, 그린벨트 등으로 묶어둔 채 토공이나 주공이 독점적으로 택지를 개발하여 공급하는 방식으로는 토지와 주택을 싼값에 공급하기가 어렵다.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주택가격을 지금보다 훨씬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 무늬만 반값이 아닌 진짜 반값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 규제완화로 발생하는 불로소득은 사회적 합의에 따라 적절히 환수하여 재투자하면 임대주택, 노인복지주택과 같은 공공주택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다.

 

민간주택시장은 시장원리에 따라서 수요공급이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동시에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을 전체 주택의 20% 이상으로 확대해 나감으로써 시장원리와 복지원리가 균형 있게 작동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고 앞으로도 그 근간이 훼손돼서는 안 될 것이다. 다만 보완할 부분도 없지는 않다. 저소득 고령자에 대해 재산세와 종부세의 납부를 유예하거나 융자를 지원하는 제도를 검토하겠다. 일가구 일주택자가 주택을 팔고 다시 구입할 경우 양도세를 유예하거나 환급하는 제도도 검토하겠다. 거래세 추가인하도 적극 추진하겠다.

 

[교육] 교육문제를 해결하겠다.

 

교육 평준화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평준화가 획일화로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평준화 틀을 유지하면서도 교육의 다양성을 살려야 하고 학교간의 경쟁을 통해 수월성을 보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평준화의 틀 안에서 우수 공립고등학교 300개를 육성하려고 한다. 이 학교는 교장선생님을 공모하고 인사권과 교과과정 운영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하고 학교재정을 국비로 50%를 추가로 지원한다. 그렇게 해서 학교 선생님들이 교육현장의 중심에 서서 열심히 가르치는 환경을 만들겠다. 농산어촌에 ‘1시군 1학교’를 우수학교로 육성하고 대도시의 저소득층 밀집지역도 우선적으로 선정할 것이다. 그런 다음 사립학교로 점차 확대해 나가겠다.

한나라당은 자립형 사립고 100개 등 300개의 특수학교를 만들려고 한다. 그것은 고교 평준화를 포기하는 것이다. 선발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고교입시는 불가피하고 그렇게 되면 입시지옥과 사교육비는 엄청나게 늘어나게 될 것이다. 중산층과 서민들은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며 결국 특권층의 귀족학교가 될 것이다. 또한 일류학교와 삼류학교로 나뉘어 교육양극화, 학벌세습의 고착화를 초래할 것이 뻔하다. 교육의 기회균등을 빼앗아 가는 것이다.

 

누구나 과외 없이도 갈 수 있는 우수고교 300개와 특권층과 부자가 갈 수 있는 특수고 300개 가운데 어떤 것이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 주실 줄 믿는다. 신당이 집권하면 2008년을 ‘사회적 교육대협약의 해’로 선포할 것이다.

 

[복지] 더불어 함께 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겠다.

 

10년 전을 돌이켜 보자. 우리 주변에는 어려운 사람들의 가슴 아픈 일들이 너무 많았다. 가난한 이웃을 돌보는 기초생활보장제도, 전국민의 노후생활보장을 위한 국민연금제도, 돈이 없어도 병원에 갈 수 있는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제도, 산재와 실업의 고통을 완화하고 자활과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산재보험과 실업보험제도, 이 모든 것들이 지난 10년간 이루어낸 성과다.

 

국민의정부가 사회보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면 참여정부는 매년 20% 이상 복지예산을 증액하여 복지 안전망을 더욱 꼼꼼히 손질했다.

 

한나라당도 복지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재원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피하고 있다.  감세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지출을 늘리겠다면서 한편으로 감세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

 

이명박 후보가 과연 고달픈 서민들의 삶을 얼마나 알고 계신지 의문스럽다. 그 분이 살아온 길, 추구하는 철학과 언행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장애아는 낙태해도 된다는 비윤리적인 발언만 봐도 그렇다.

 

영국의 철학자 러셀은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의 인생은 지식에 대한 열정, 사랑에 대한 열정, 그리고 이웃에 대한 연민으로 채워졌는데, 이웃에 대한 연민이 있었기에 진정으로 행복하였노라고.

 

인간은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그러나 이웃에 대한 배려나 애정 없이 나 혼자 잘 사는 것은 ‘불행한 성공’이다. 어느 정당이, 어느 후보가 진정으로 이웃을 사랑하고 이 사회를 풍요롭고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지 국민여러분이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


#김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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